호주인들의 음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HW가 지난 10년 간의 과정을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술 소비자 가격 인상, 영업시간 제한 등 경제적, 물리적 조치가 알코올 소비를 감소시키는 데 있어 가장 큰 효과를 나타냈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펍(Pub).
호주 보건복지연구원 조사... 주류 소비자 가격 상승도 한 요인
술 소비자 가격 상승, 폐업을 결정한 펍(Pub) 증가, 클럽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호주인들의 음주 습관이 상당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인의 과다 음주량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AIHW)이 호주 전역을 대상으로 지난 1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어온 장기 조가에 따르면 지나친 음주로 이를 치료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나이든 성인, 알코올 소비가 위험 수준에 있는 젊은 성인 등에서 세대 차이가 명확하게 갈라지고 있다.
AIHW 조가 결과 전반적으로 호주인 음주량은 줄어들었다. 지난 2008-09년 1인당 음주량은 10.8리터에 달했으나 5년 후인 2013-14년에는 9.7리터로 감소했다.
특히 AIHW 조사에서 지난 2010년 10대들 가운데 음주를 하는 않는 청소년은 64%에 달했으나 2013년에는 약 75%로 늘어났다.
심야, 유흥지구에서의 폭력사건이 빈발하면서, 각 주 및 지방정부는 이 같은 반사회적 행동 및 과다 음주를 방지하고자 유흥지구 주류제공 업소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등 강화된 규제를 통해 음주사고를 방지하고자 노력해 왔다.
AIHW는 정부 차원의 이 같은 노력이 음주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류 가격 인상, 영업시간 제한 등이 알코올 소비를 감소시킴은 물론 음주와 관련된 손실을 줄이는 데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진단하면서 “알코올 소비와 음주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각 전략의 영향을 검토한 결과 주류 세금, 소비자 가격 인상 등과 같은 뚜렷한 경제적 제재 및 주류 판매일수 및 업소 영업시간 제한과 같은 물리적 조치 등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AIHW는 이처럼 음주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음주에 대한 소비자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효과였다고 진단했다.
지난 10년 사이 음주 비율도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AIHW는 과도한 음주가 호주에서 가장 큰 약물남용 문제로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3년 AIHW는 보고서를 통해 호주인 300만 명 이상이 연중 최소 한 차례 이상 (음주로 인한), 기준을 지나쳐 ‘매우 위험’할 정도로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과도한 음주는 젊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18-24세 청년들의 경우 한 차례의 술자리에서 ‘위험 상태’에 이를 만큼 마시는 비율은 47%에 달했으며, 매년 ‘매우 위험’한 수준으로 폭음을 하는 비율은 33%, 특히 매월 이런 수준(매우 위험)으로 술을 마시는 비율도 18%나 됐다.
AIHW가 보고서에서 언급한 음주로 인한 ‘위험’에는 반사회적 행동, 폭력 노출, 가정 및 가족 폭력, 사고와 상해 등을 포함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음주로 인한 위험은 심장혈관계 질환, 암, 알코올 중독 등 만성적 건상상태 악화로 이어진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보다 많은 호주인들이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술을 입에 대지 않은 이들의 비율은 9.3%였으나 2013년에는 14%로 늘어났다. 또한 최소 지난 1년간 술을 자제했다는 ‘ex-drinkers’의 비율도 7.1%에서 8%로, 술을 끊었다는 이들은 17%에서 22%로 증가했다.
알코올 남용에 대해 치료법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 10년 전에 비해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도움을 구한 이들도 30%나 늘어났으며,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40-49세 연령층이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