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필드(Ashfield)에서 70년을 살아온 린치(Lynch)씨 가족들(왼쪽)과 린치씨의 주택을 낙찰받은 데이빗 앤더슨(David Anderson)씨 가족(오른쪽). 린치씨의 4형제자매들은 70년 전 부모가 1천 파운드에 구매한 이 주택에서 자랐다며 이날 정든 집이 매각된 데 대해 씁쓸함을 내비쳤다.
정든 집과의 가슴 아픈 이별, 170만 달러의 낙찰가는 ‘위안’
애쉬필드에 거주해온 린치(Lynch)씨의 가족들은 지난 주 토요일(16일) 시드니 주말 경매에서 낙찰이 결정된 망치 소리가 들리자 약간의 눈물을 보였다.
린치씨 가족들의 이 주택은 70년 전, 부모인 스탠(Stan)씨와 위니프레드 린치(Winifred Lynch) 부부가 1천 파운드에 구매한 뒤 무려 70년을 살아온 주택이기 때문이었다. 부부의 네 자녀들이 매물로 내놓은 이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잠정가보다 15만7천 달러가 오른 170만7천 달러에 최종 낙찰됐다.
렉토리 애비뉴(Rectory Avenue) 상에 자리한 505스퀘어미터의 크지 않은 이 방갈로 주택은 문화유산에 등록된 주택(heritage-listed home)으로 이날(16일) 경매가 진행된 637채의 부동산 중 하나였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그룹’(Domain Group) 집계에 따르면 이날 거래가 성사된 주택은 498채로 경매 낙찰률은 80%였다.
이 회사의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봄 시즌의 부동산 경기가 승승장구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탠과 위니프레드 린치씨의 장남인 그레이엄 린치(Graham Lynch. 79)씨는 지난 7월 어머니가 104세로 사망하기 전인 6월, 이 집에서 마지막 생일파티를 했다며 정든 집과의 이별로 인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 주택에서 동생들인 앤(Ann), 파멜라(Pamela), 스티븐(Stephen)과 함께 자라며 놀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성장 배경이 되었던 애쉬필드 주택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 데 대해 “이제 한 시대가 끝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주택을 마련했던 부모(스탠과 위니프레드 부부)에 대해 “음악을 좋아했던 분들이며, 신앙심도 깊었다”고 회상했다. 그레이엄씨의 어머니인 위니프레드씨는 사망하기 전까지 세인트 빈센트 가톨릭 교회(St Vincent Catholic Church)를 다녔다.
그는 또한 어머니의 장례식 모습도 떠올렸다. 장례식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켜보았으며, 각자 사진을 가져와 함께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렸다고 회상했다.
이날 경매에는 5명이 입찰했으며, 마크(Mark)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낙찰자로 결정됐다. 경매에서는 마크의 아버지이자 크로이돈(Croydon)에 거주하는 빌더 데이빗 앤더슨(David Anderson)씨가 아들을 대신해 경매에 참여했다.
경매 입찰자는 5명이었지만 이 주택을 구매하려는 입찰자들의 가격 경쟁은 낙찰가를 빠르게 상승시켰다. 가격이 160만 달러를 넘어서자 다른 입찰자들이 포기한 가앤더슨씨와 한 젊은 커플이 마지막까지 가격을 올려 제시했고 최종 순간 5천 달러를 추가해 170만7천 달러를 부른 앤더슨씨가 낙찰자로 결정됐다.
앤더슨씨는 “아들 입장에서 이 주택은 적당한 크기이며 또한 위치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주택 매매를 진행한 ‘Belle Property Drummoyne’ 사의 안토니오 아리올라(Antonio Ariola) 판매 에이전트는 “매물로 등록된 이후 84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으며 20명이 입찰하겠다는 구두약속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리올라 에이전트는 이어 “애시필드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매물로 나오는 주택이 줄어들었다”면서 “이곳의 주택매매에서 우리는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들어 왔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예비 구매자들에게 애시필드가 인기 있는 지역이라는 얘기다.
‘도메인 그룹’ 자료에 따르면 애쉬필드 주택가격 상승은 지난 12개월 사이 4.8%를 기록했으며, 현재 이 지역 중간가격은 147만8천 달러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