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격 시도 혐의로 뱅스타운(Bankstown)에서 경찰에 체포된 10대 청소년이 현장에서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 이들은 뱅스타운 총포점(Bankstown Gun Shop)에서 구입한 대검과 IS에 대한 충성 맹세 글이 담긴 노트를 소지하고 있었다. 사진 : 채널 7 뉴스 방송화면 캡쳐.
대검-IS 충성메모 담은 노트 소지... 2014년 이후 11번째 적발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0대 청소년들의 테러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주 수요일(12일) 대테러 전담반이 사냥용 칼과 IS(Islamic State)에 대한 충성 맹세가 담긴 노트를 소지한 2명의 테러 시도 청소년을 체포한 가운데, 경찰은 이들이 이슬람에 대한 마지막 기도를 한 뒤 테러 공격을 가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난 주 금요일(1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16살의 두 청소년은 얼마 전까지 이스트힐 보이스 하이스쿨(East Hills Boys High)에 재학 중이었으며 학교를 중퇴한 뒤 뱅스타운(Bankstown) 길거리를 떠돌다가 이날 대테러 전담 경찰에 극적으로 체포됐다.
이들 2명의 청소년에 대해 대테러 당국은 최소한 2년간 주시해 왔다. 그러던 중 이날, 뱅스타운 총포점(Bankstown Gun Shop)에서 총검용 ‘M9’ 대검 두 자루를 각 105달러에 구입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대검을 구입한 2명의 청소년이 버스를 타고 약 3킬로미터 떨어진 뱅스타운 중심가로 이동, 정오 무렵 이 지역 무슬림들의 공공 기도장소인 ‘Bankstown Musallah’로 들어가는 것을 뒤따라가 이들을 체포했다.
대테러 전담반의 한 관계자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에 “이들이 테러 공격을 감행하기 전 이슬람 사원에서 마지막 기도를 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손으로 쓴 노트에는 아랍어로 휘갈겨 쓴 두 줄의 문장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는 “무슬림이 다스리는 왕국(caliphate)에 대한 지원만이 유일한 선택”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NSW 경찰청의 캐서린 번(Catherine Burn) 부청장은 “대테러 전담반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빠르게 대응, 테러 공격 시도를 차단했다”고 말했다.
번 부청장은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며, 두 청소년의 나이를 감안할 때 믿을 수 없을 만큼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체포된 다음 날인 목요일(13일), 파라마타 아동법원(Parramatta Children's Court)에 넘겨진 경찰 조서에는 체포된 청소년 중 하나인 A가 ‘파라마타 경찰청 회계부 직원인 커티스 쳉(Curtis Cheng)씨를 살해한 테러를 능가하는 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맹세’한 것으로 되어 있어 이날(13일) 대테러 전담반에 체포되지 않았을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미 2년여 전부터 이들을 감시해 온 경찰은 지난해 10월 하이스쿨 학생이었던 15세의 파하드 자바르(Farhad Jabar)가 커티스 쳉씨에게 테러를 가한 다음 날, A가 어머니에게 연결한 전화통화를 도청했다.
A는 전화를 통해 “그들(테러행위자들)이 한 번도 실행하지 못한 일을 저지를 것이다. 이것(쳉씨에 대한 테러)보다 더 큰 일을 실행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A의 계부는 이미 테러리스트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으로 알려졌다. 특히 A는 12살이던 지난 2012년 무슬림들이 도심 하이드 파크(Hyde Park)에서 벌인 폭동에 참가해 “예언자를 모욕하는 이들을 참수하자”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음이 확인됐다.
A는 이스트힐 하이스쿨 재학시 호주 국가(national anthem)를 거부하고 ‘오직 이슬람 신만을 옹호한다’고 말한 사건으로 학교를 중퇴했다.
이에 앞서 대테러 당국은 IS 테러조직 가담을 목적으로 시리아로 들어가려던 16세의 청소년을 출국 전 차단한 바 있다.
한편 페어팩스 미디어는 최근 몇 주, 사이 뱅스타운 길거리 및 무슬림 기도장소에서 IS로 분장한 A의 모습이 담긴 몇 건의 동영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동영상은 A가 반서방 메시지와 함께 ‘오직 이슬람 신을 위해 헌신’할 것임을 맹세하고자 A가 만든 디지털 미디어 ‘digital tawheed’에 게시되어 있다. 또 다른 동영상에는 담배를 길거리에 던지는 등 거드름을 피며 “알라를 무서워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들어 있다.
또한 A는 지난 2014년 자기 집에 경찰의 감시를 받고 그의 어머니가 니캅(niqab. 눈만 제외한 채 얼굴 전체를 덮는 가리개)도 못한 채 경찰에 구금된 일이 있은 후 경찰을 극도로 혐오하고 있음을 페어팩스 미디어에 노골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뱅스타운에서의 두 청소년 체포는 지난 2014년 대테러 전담반이 구성된 이후 경찰이 테러공격을 차단한 11번째 사례이다.
연방경찰청의 마이클 펠란(Michael Phelan) 부청장은 “테러 위협은 실제상황이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펠란 부청장은 이어 “지난 2년간 경찰은 발 빠르게 대응, 테러 공격 시도를 차단해 왔다”며 “이들 청소년은 이틀 내지 3일만에도 과격 이슬람에 물들 수 있고, 이런 경향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명의 10대가 ‘Bankstown Gun Shop’에서 구입한 대검.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