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아주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한 재불작가에게 희망과 온정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이틀간의 헌정 전시회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원장 박재범)은 10월 21일(금)~22(토) 양일간 문화원에서 조형사진 작가 정재규 작품 44점을 전시한다.
정재규 작가는 ‘올짜기’와 ‘절단기법’이라는 자신의 독특한 두 기법을 이용하여 조형사진 장르의 작품세계를 만들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전시하는 44점 대부분이 올짜기 기법을 이용하여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어낸 작품들과 절단 기법을 이용, 모든 작품들이 수직으로 잘린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이미지의 해체를 통해 사진의 정보성과 재현성을 줄이고, 사진의 상징성, 그리고 이미지안의 본질적인 것을 찾고자 하는 그만의 독특한 시도다.
하지만 정 작가는 현재 병마로 인해 작품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또한 평생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가난한 예술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병마와 함께 생활고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번 전시는 주불 한국 문화원과 함께 주불 한국 대사관 그리고 소나무회 및 파리의 한인사회가 정재규 작가에게 작은 희망과 온정의 손길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작가는 1974년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1978년부터 프랑스에서 활동해온 프랑스 한인작가 2세대라고 할 수 있다. 김창열, 한묵, 이성자, 이응노, 김환기, 방혜자 등 1세대에 이어, 2세대라 할 수 있는 권순철, 이영배, 곽수영 등과 함께 재불 한인 중견 작가협회인 소나무회를 1991년 구성하여 활동해 오고 있다.
같은 해 정재규 작가를 포함한 소나무회원 25명과 미국, 프랑스, 중국 등 외국 작가 21명이 협력하여 파리 근교 이씨-레-물리노 시의 낡은 탱크공장을 아틀리에로 사용하는 계약을 프랑스 국방부와 맺는다.정재규 작가는 그 공간이 헐리게 되는 2002년까지 그 곳에서 작업을 했으며, 이후 이씨-레-물리노 도시 교각아래 전보다 훨씬 협소한 아뜰리에로 이사와 오늘날까지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소설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장-루이 쁘와뜨방은 “정재규 작가는 사진자르기를 통해 가시적인 것을 파괴하고 이미지의 뒷면을 드러낸 후 다시 재구성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이미지의 위장 마술에 벗어나 총체적으로 지각할 수 있게 한다”고 평가한다.
그간 정재규 작가는 소나무회전, 1997년 결성된 다국적 조형사진 작가 6인 그룹의 노방브르전 등 정기적인 그룹전과 함께 다양한 개인전을 파리, 한국, 뉴욕, 베이징, 대만, 일본 등에서 개최했다.
최근 활동으로는 아치협회 16인전인 “흑과 백”전(2014년)을, 그리고 정재규+올리비에 페로 2인전(2015년)을 파리에서 개최 한 바 있으며, 2016년에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제7회 광주국제아트페어, 그리고 한불상호교류의 해 행사로 서울에서 “공상공화국”전, 파리에서 “하늘의 마법사”전 등을 개최한 바 있다.
가을날, 한 재불 중견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네 삶을 반추해 보고, 따뜻한 사랑과 희망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전시회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기간 : 2016년 10월 21일 ~ 2016년 10월 22일 09h30 ~ 18h00
개막행사 : 10월 21일(금) 18시
장소 : 주불 한국문화원 Centre Culturel
주소 : 2, avenue d’Iéna 75116 Paris
【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