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년 지어진 아난데일(Annandal) 소재 빅토리아풍의 주택 ‘Oybin’. 지난 주말 경매에서 이 주택은 312만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1880년대 빅토리아 풍 주택, 25년 전 10만 달러 거래
도심 인근 지역의 경매 낙찰가가 기록적인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22일) 경매에서 아난데일(Annandale)에 있는 빅토리아시대 풍의 오랜 주택이 대부분의 예상과는 달리 잠정가격보다 8만 달러 적은 금액에 낙찰이 결정됐다.
존스톤 스트리트(Johnston Street) 상의, 문화유산에 등록된 역사적 주택 ‘Oybin’은 지난 주말 시드니 경매에 나온 628채의 주택 중 하나였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이날 경매에서는 482채의 거래가 이루어져 낙찰률은 84.4%를 기록했다.
이 회사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지난해 가을 시즌의 주택시장 붐 이래 다시금 최고 낙찰률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난데일의 오랜 주택은 라이카트에 거주한다는 한 커플에게 낙찰됐다. 이날 경매에 입찰한 나타샤(Natasha)씨와 그녀의 남편 해리(Harry)씨는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주택이 경매 매물로 나온 것을 알았다면서 이 주택의 잠정가격에 대해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조금 더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나타샤씨는 페이스북의 광고만 보고는 이 주택을 구매하고자 마음먹었다. 올드 스타일의 주택에 매력을 갖고 있는 그녀는 특히 블랙와틀 베이(Blackwattle Bay)와 안작 브릿지(Anzac Bridge) 전망도 좋았다고 말했다.
“광고를 보는 순간, 바로 우리가 살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나타샤씨는 “특히 문화유산에 등록된 주택이라는 사실이 좋았다”면서 “누구도 이 주택을 허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런 주택을 300만 달러에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3개의 침실, 2개 욕실에 2대 주차공간을 가진 ‘Oybin’은 아난데일이 주거지로 개발되던 1880년, 시드니 유명 건축가인 칼 하인리히 에드문드 블랙만(Carl Heinrich Edmund Blackmann)이 건축한 주택이었다.
‘Oybin’은 지난 1970년대 재개발 바람이 일 당시 허물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당시 아난데일 거주민들은 이 역사적인 주택이 허물러지는 것에 반대했고, 한 개발업자가 매입해 그대로 유지함으로서 오늘까지 이어졌다. 이 주택은 1995년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완료했고, 지난 2007년 210만 달러에 거래됐다.
이 주택 매매를 진행한 ‘BresicWhitney’ 사의 매튜 카발로(Matthew Carvalho) 판매 에이전트는 6명이 입찰했으며 낙찰은 305만 달러 선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입찰자들이 희망 가격으로 300만 달러에서 310만 달러를 제시했다”고 설명한 그는 “유산으로 등재된 주택이기에 확장 또는 개조하는 데 제한이 있어 젊은 구매자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L자 모양으로 지어진 건물, 바로 옆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있다는 것, 현재 주택 뒤쪽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이런 점이 아니라면 이 주택은 300만 달러를 훌쩍 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매는 280만 달러에서 시작됐으며 입찰자들은 307만 달러가 넘어가면서 더 이상의 가격 제시를 망설이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나타사-해리씨 부부가 1만 달러를 불렀고 뒤이어 스탠모어(Stanmore)에서 온 커플이 310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그대로 낙찰되는가 싶었지만 나타샤 커플이 다시 가격을 올리면서 312만 달러를 제시한 이들 커플에게 돌아갔다.
25년 전 이 주택을 매입한 바 있던 폴 몰(Paul Maule)씨는 이날 경매를 지켜본 뒤 “그때 나는 이 주택을 10만 달러에 구매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 주택은 거의 허물어져가던 수준이었고, 구매 후 오랜 시간을 들여 주택을 단장했다고 회상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