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서부 지역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의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 그는 NSW 주 정부와 함께 이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City Deal’을 발표했지만 어떻게 이를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10만개 일자리 만들어내겠다? 구체적 방법 제시는 없어
연방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과 NSW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이 시드니 서부 지역에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City Deal’을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정작 어떤 방법으로 그 많은 직업을 생성해 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주 금요일(2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턴불 수상과 베어드 주 수상이 이날 레드펀(Redfern) 인근 ‘Australian Technology Park’에서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에 서명, 일자리 창출 추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합의한 ‘Western Sydney City Deal’은 시드니 제2공항인 뱃저리스 크릭(Badgerys Creek) 주변에 보다 많은 직업과 교통, 서비스 센터를 만들어내는, 미래 준비의 한 모델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는 이 계획(city deal)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부족하고 또 어떤 방법으로 이 계획을 전개해 시드니 서부 지역을 변화시킨다는 내용도 없다는 지적이다.
대신 턴불 수상은 ‘City Deal’에 대해 “연방 및 주 정부의 관계 속에서 도시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는 매우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장황하게 설명했다.
턴불은 “오늘 우리가 (양해각서에) 서명한 것은 연방과 주, 지방정부가 서로 협력하는 역사적인 단계”라면서 “역사적으로 어느 정도의 협력은 있었지만 양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협력 없이 추진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베어드 주 수상 또한 같은 맥락으로 ‘City Deal’과 관련, 개별 인프라 작업에 연방 기금을 요구하는 이전의 방식을 대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하면서 “단지 얼마간의 기금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전보다 더욱 큰 광역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는 말로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설명했다.
이날 주 정부는 시드니 서부 지역의 인구성장과 경제적 가능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향후 20년간 100만 명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했다.
베어드 주 수상은 전력공급망 회사인 ‘Ausgrid’를 민간에 임대함으로써 발생하는 160억 달러에 주 정부 금고에서 6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며 “주 정부는 이 이상의 재정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방정부로부터 추가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약속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연방정부는 이미 벳저리스 크릭 공항 주변의 도로 업그레이드를 위해 3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오는 2026년 개설되는 신공항 철도 노선에 필요한 기금 지원은 거부한 바 있다.
주 정부는 2030년 초반까지 뱃저리스 크릭 공항 건설에 9천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공항이 들어선 이후 수십 년간 6만개의 추가 직업이 생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City Deal’의 컨셉은 영국의 사례를 본뜬 것으로, 영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주택을 공급하며 대중교통 인프라를 위한 방안으로 지방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이를 추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편 NSW 야당내각의 도시계획부 담당인 노동당 마이클 달리(Michael Daley) 의원은 ‘몬티 파이튼’(Monty Python. 영국의 코미디 그룹)의 묘사와 유사하게 닮았다면서 “베어드와 그의 시드니 동부 친구(턴불을 지칭)는 서부 지역 일자리와 관련한 발표를 하면서도 서부 지역에서조차 이를 시행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노동당 시각에서 연방 및 주 정부의 ‘City Deal’이라는 이름의 시드니 서부 지역 일자리 창출은 결코 믿을 수 없다는 우회적 표현인 셈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