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목사가 그리운 시절
김명곤
어느 원로 목사님이 머슴출신 목사님을 그리워 하는,
글을 쓰셨네요. 아래를 일구는 사람이 위의 일을
말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 반전도 반전이려니와,
어찌보면 가장 낮은 자리에 오신 예수님을 닮기에는
머슴 처럼 좋은 직업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시냐, 전국 방방곡곡 경찰서를 돌며
성고문 기술까지 전수하여 주신 이근안 순사 아저씨도,
한 주먹 하는 용팔이 아저씨도 목사가 된 마당인데요.
머슴이야말로 목사가 되기에 성분상 가장 좋은 직업 아니겠나요.
머슴은 아니지만, 머슴아들 목사를
그리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목사가 성문 밖에서 슬피 우는 민중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머슴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절이었습니다.
언젠가, "정치부 기자들이 목사님을 '민중대통령 후보'
1순위로 꼽았다네요, 나설 생각 있으세요?" 머슴아들 목사에게 제가 물었더니,
차창밖 먼 하늘을 쳐다보며 그랬죠.
"우리 나라가 상하 양원제 내각제 나라가 되면 말이여~
상원 의장쯤은 한 번 하고 싶다고."
아하 개헌 얘기 나오는 요즘, 이분 귀가 번쩍 뜨이지 않았으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청계천에서, 난지도에서 머슴처럼 살던 이 분, 대형교회 목사되어
예고없이 설명도 없이 고백도 없이 느닷없는 우턴을 하더니
대학 이사장도 되고 뉴라이트 수장도 되어
수 십 억 마음대로 쓰는 성공적인 목사 기업가가 되었답니다.
이제 이분, 세상 부귀영화 다 버리고 교회에 들어와서 출세한 분으로,
목사들의 로망이 된 지 오래랍니다.
머슴아들 목사, 이분의 이름은 '김'자 '진'자 '홍'자입니다.
아 이런, 또 있네요. 이 분은 진짜 불세출의 목사이시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계시는 분이죠.
일찌기 이북에서 보통학교를 졸업하시고
일제시절 순사, 해방조국에서도 순사,
신문사 부사장에 비누회사 이사장,
불교 청년회 간부 지내고 (공민)중핵교 교장되더니
박 소장 쿠테타 후에 민주공화당 중앙위원 되었겠다.
구국선교회(새마음 봉사단) 총재를 지내시고,
자신의 여식을 보국무당으로 키워내사
'오마니 일찌기 총맞아 돌아시고, 아바이도 총맞아 돌아가신'
불쌍한 우리 대통령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게 하여
국제정치경제문화예술스포츠 등 모든 분야를 일일이 지도하게 하시사
웃을 일 없는 내외국민을 배꼽잡고 눈물나게 즐겁게 하시는 분이죠.
웃으면 건강에도 둏고 오래산다니,
이 얼매나 대대손손 국가에 봉사하는 목사가 아니겠능교.
그이는 생전에 은밀히 대한민국 최고 존엄에 오르사
하늘에서도 오늘날 대한민국을 지키시는 분이랍니다.
지금도 그이는 만인의 꿈에 현몽하여 이르기를,
"근혜를 돕는 자는 천천만만의 수양을 얻는 축복을,
그렇지 아니하는 자는 사자굴에 들어가는 저주를,
받을 지어다, 아멘?" 축도하시는 분이랍니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국민을 머슴으로 여기는,
그이의 이름은 '최'자 '태'자 '민'자입니다.
머슴목사가 참 그리룬 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