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통해 평화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호주 예술가 조지 지토스(George Gittoes)씨가 2015년 시드니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토스씨가 안클리프(Arncliff) 소재 작업실에서 자신의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
말과 행동으로 ‘전쟁 반대’ 실천, 사회운동에도 적극 나서
‘전쟁에 맞선 평화의 전사’로 불리는 예술가 조지 지토스(George Gittoes. 65)씨가 2015년 시드니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드니 평화상 심사위원회는 그의 선정 이유에 대해 “지난 45년간 예술가이자 인권운동가로, 영화제작자로 세계 각 전쟁지역의 폭력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대면하면서 그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주었으며, 관용과 존중, 사회정의와 평화 실현에 앞장서고자 창조적 정신을 도모하고 호전성을 제어하는 다수의 작품을 만들어낸 업적을 치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드니 남서부 록데일(Rockdale)에서 태어난 그는 아프가니스탄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생애의 절반가량을 분쟁의 중심지이자 탈레반(Taliban)의 위협이 끊이지 않는 잘랄라바드(Jalalabad)의 예술가 스튜지오인 ‘옐로우 하우스 잘랄라바드’(Yellow House Jalalabad)에서 보냈다.
지토스씨는 “지난 50년 가까이 나는 전쟁에 맞서 예술을 통한 개인전 전쟁을 전개해 왔다”면서 “갈등의 이면을 보여줌으로서 보상을 받기도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이들과 함께 분쟁지역 현장에서 건설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이 지금껏 해 왔던 일 가운데 가장 보람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의 ‘잘랄라바드 옐로우 하우스’는 빈센트 반 고흐가 폴 고갱과 함께 잠시 머물렀던 프랑스 남동부 소재의 도시 아를(Arles)에 있는 스튜디어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지토스씨가 마틴 샤프(Martin Sharp), 브레트 와이틀리(Brett Whiteley) 등과 함게 지난 1970년 시드니 ‘포트 포인트(Potts Point) 옐로우 하우스’도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월남전 시기였던 당시(1970년) 그는 징집 영장을 받았으나 알르르기로 인해 입대는 하지 못했다.
그는 “그 당시 나는 나와 함께 했던 모든 이들과 함께 베트남 전쟁에 반대했었다”며 “하지만 아버지와 삼촌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었으며 조부는 경(輕)기병대(Light Horse)에서 근무했었기에 나 역시 베트남 전장에 나가야 했다”고 회상했다.
지토스씨는 이를 계기로 화가, 영화 제작자, 보도사진가로 활동하면서 반전 평화운동을 전개했다. 아울러 니카라과, 소말리아. 캄보디아, 서부 사하라, 북 아일랜드, 보스니아, 동 티모르, 남아공, 팔레스타인, 이라크, 파키스탄의 분쟁 상황을 기록했다.
1995년 지토스씨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보호 하에 있는 난민수용소에서 수천 명의 르완다 난민들이 무참하게 학생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은 그는 ‘The Preacher’라는 작품을 그렸고, 그해 그는 종교예술 작품에 수여하는 ‘Blake Prize’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겼다.
시드니대학교의 ‘시드니 평화재단’(Sydney Peace Foundation)은 1998년 설립 이래 평화 구축과 사회정의 실현, 인권 존중, 비폭력 의사 전달 및 실천에 공헌한 이들을 선정, 평화상을 수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상을 수상한 이들은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대주교를 비롯해 인도의 여성 작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비판적 지식인 노암 촘스키(Noam Chomsky), 팔레스타인 하난 애쉬라위(Hanan Ashrawi) 의원, 동티모르 사나나 구스마오(Xanana Gusmao) 대통령, 호주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존 필거(John Pilger) 등이 있다.
시드니 평화재단의 데이빗 허쉬(David Hirsch) 이사장은 “예술가로 이 상을 수상하는 이는 지토스씨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지 지토스씨는 대담하고 요란스러우며 때론 불경스런 작품으로 호주인들의 공감을 얻었다”면서 “관대하고 열린 마음을 가진 예술가로 근래 많은 작품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그의 자질을 충분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허시 이사장은 “심사위원회는 평화와 사회정의를 위한 그의 독특한 접근이 인정받고 또한 갈채를 받을 만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조지 지토스씨에 대한 시드니 평화상 수여는 오는 11월 열린다.
이유경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