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타 우리여, 우리나라여!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김명곤
우리는 나환자(癩患者)다, 우리나라도 나환자다.
나환자가 뭐냐?
증상이 발현하면 신경계, 기도, 피부, 눈에 고름뭉치가 생기는 병이다.
통각(痛覺)능력을 상실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체 말단이 부상을 입거나,
감염이 반복되어 썩어 문드러져 떨어져 나가는 병이다.
그러니 체력도 약화되고 시력도 약화되어 앞도 못 보는 것이 나병이다.
이놈의 나병은 처음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잠복기를 거치게 되는데,
짧으면 5년, 길면 20년 계속된다는 거 아닌가.
근데, 이게 인간 접촉으로 감염되는 거라서 더 문제다.
‘오마니 일찍 억울하게 총맞아 돌아가시고,
아바이 여자 끼고 술먹다 총맞아 돌아가셨으니 한번만 도와줍쇼!’
그래서 적선한 외롭고 불쌍한 우리 '언니'가,
나병에 걸린 걸 알고도 우린 슬쩍 눈감아 왔었다!
통치권을 왠 아줌마에게 넘기는 무능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국정원보안사사이버사령부 결탁부정선거도 그냥 나온 게 아니다.
20년 계속 퍼지고 퍼진 나병 때문이다.
통각능력 상실했으니 세월호에서 304명이 죽어나가도,
북에서 수해로 수 백명이 쓸려 죽어도, 농민 백남기 물대포에 죽어나가도 무감각이다.
언놈은 너무 집어삼켜 배 터져 죽겠는데, 언놈은 빌딩숲 뒷켠에서 배곯아 죽는다.
그래도 언니 눈엔 아무것도 안 보인다.
누군가는 ‘내 어머니가 나병환자라 해도 나는 내 어머니를 사랑하겠다’고 했다는데,
그것 참 좋은 말이다.
‘사랑하는 마음’과는 별도로 나환자는 일단 격리시키고, 나병은 격퇴해야 한다.
나도, 너도, 다른 사람도 감염시키니까.
나도, 너도, 다른 사람도 무덤덤하게 악행을 저질러온 것이 그냥 나온 거겠나?
부자의 밥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에 얼씬걸씬 맛들려,
속살 썩는 줄 몰랐더니라.
가짜 국부 영감에게 감염되고,
숭일 다까키 마사오에게 감염되고,
머리 벗겨진 땡중 선사(禪師)에게 감염되어
왜곡된 역사를 그냥저냥 살아온지 오래다.
그러니, 해방이후 우리가 내세울 만한 국격이란 게 애당초 없었던 거지.
한 때 반짝 모양새 갖추려다 없어진 거지.
삼성, 현대, 걸그룹, 케이팝, 올림픽 금메달 몇개에 허울뿐인 오이시디 국,
이런 걸 국격으로 혼동한 거겠지.
불쌍타 우리여, 나환자 우리나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