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이 지난 8월 인하한 사상 최저의 1.5% 기준금리를 3개월째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시드니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에 있는 RBA 본부.
로우 총재, 투자자 열기에 ‘가격 인하 가능성’ 경고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8월 사상 최저인 1.5% 기준금리를 발표한 이래 3개월 연속 최저 금리를 이어갔다.
RBA의 11월 금리 동결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11월 RBA 월례회의(매월 첫 주 화요일)를 앞두고 60명의 경제 전문가 가운데 금리 동결을 예상한 이는 55명이었다.
지난 달 글렌 스티븐스(Glenn Stevens)의 뒤를 이어 RBA 총재로 선임된 필립 로우(Philip Lowe) 박사는 이날(1일) 금리 동결을 발표한 후 미디어와의 만남에서 “지난 12개월 이상 주택시장 매출과 임대 성장은 둔화 속도를 보였다”면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로우 박사는 “지난 수개월 사이 일부 분야의 시장은 활기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가격 성장 비율은 1년 전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RBA의 월례회의가 있는 날(1일) 아침, 부동산 분석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10월) 호주 부동산 가격 상승은 평균 0.5%였다. 지난 1년간의 가격 인상은 평균 7.5%였으며, 시드니와 멜번(Melbourne), 캔버라(Canberra)가 가장 강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로우 박사는 “호주 주택가격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지나친 부동산 구매 열기를 경고했다.
그는 “향후 수년간 상당 규모의 아파트가 공급될 것”이라며 특히 동부 주도(시드니를 지칭)의 공급 과잉을 언급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로우 박사는 “주택 임대시장 또한 지난 수년 사이 가장 느린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RBA의 이번 금리 동결에 대해 “현재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일궈내고 또한 RBA가 목표로 한 물가상승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방증권사인 ‘컴섹’(CommSec)의 크레이그 제임스(Craig James) 수석 경제학자는 “RBA의 이번 금리 동결은 현재 상태가 최선의 결정임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또한 현 시점에서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풀이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