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극심한 상태의 환자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연방 정부가 금주 일요일(30일) 의료 목적의 대마초 재배를 공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승인 하에 개인 경작 가능, 각 주별 관련 법안 진행
근래 수년 사이 논란이 됐던 의료용 대마초(marijuana) 재배 및 대마초 약물 제조가 법적으로 허용됐다.
지난 일요일(30일) 연방 보건부 수잔 레이(Sussan Ley)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환자와 의료진이 정식 승인된 공급원으로부터 의료용 대마초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발표, 호주 정부가 ‘Narcotic Drugs Amendment Act 2016’ 하에서 의료용 대마초 재배를 공식 허용했음을 알렸다.
연방 정부는 지난해 10월,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를 위해 의료용 대마초 재배를 합법화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연방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이제 각 개개인이 승인을 받아 대마초 경작지를 만들고 이를 재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금주 월요일(31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호주 의약품 제조 규제 당국인 ‘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이 곧 내놓을 치료용 대마초 재배 허용은 이제 호주에서 가장 위험한 약물 중 하나로 분류됐던 대마초가 더 이상 엄격한 관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대신 대마초 재배는 질병으로 심각한 통증이 있는 환자를 위한 목적으로 해야 하며 승인된 장소에서만 허용된다는 규정이 따르게 된다. 따라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개인적 취향을 위해 마라화나를 사용하거나 이를 재배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현재 대마초 사용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떤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지, 누구에게 재배를 승인할 것인지, 대마초를 이용한 의약품 제조, 사용 정량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각 주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
각 주 정부는 ‘Single Convention on Narcotic Drugs 1961’로 알려진, 강력 마약 규제 관련 국제법을 고려하면서 의료용 대마초 사용 법안 도입 및 치료용 제조 관련 규정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이를 어디까지 허용할런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다.
‘Single Convention on Narcotic Drugs 1961’는 유엔이 정한 규정으로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어떻게 허용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대마초가 오랜 기간 아예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보니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의약품처럼 엄격한 시험과정을 통과하지 않았음을 뜻하며, 의료용으로써의 제조, 사용 용량, 부작용, 의료용 대마초가 가져오는 효과 등에 대해 알려진 바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퀸즐랜드 주의 경우 2017년 3월부터 전문의를 통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간질, 암 및 HIV/AIDS 환자들에게 의료용 대마초 처방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용 대마초를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의 연령에 제한은 없다. 다만 이 대마초 사용이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NSW 주는 불치의 말기 환자에게 의료용 대마초를 허용한다는 입장이며, 이 또한 성인에 한한다.
빅토리아 주는 2017년 초부터 심한 간질을 앓는 어린이에게도 이의 사용을 승인한다는 방침이며, ACT는 현재 관련 법안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타스마니아의 경우 환자가 등록되지 않은 대마초 소지를 허용하는 ‘Controlled Access Scheme’을 마련 중에 있으며, 이는 내년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의료용 대마초 사용에 가장 적극적인 주는 서부 호주(WA)로, 주 정부는 금주 화요일(1일)부터 의사가 엄격한 조건 하에서 의료용 대마초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의사가 처방한 의료용 대마초는 반드시 약사가 제조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현재 호주에서 법적으로 허용된 의료용 대마초는 아직 없다.
이외 남부 호주(SA)와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는 이에 대한 방안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