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안내 책자, 호주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호주인들의 생활 스타일이 묻어난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호주인들의 삶은 실제와 상당히 다른 부분도 많다.
“호주 국민 드라마 ‘홈 앤 어웨이’ ‘네이버’의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호주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면 호주인은 뭔가 위험한 환경 속에서 시끌벅적하고 꽤 느긋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호주에서의 생활은 이 나라의 대표적 TV 드라마라 할 수 있는 ‘홈 앤 어웨이’ 또는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같지는 않다.
지난 주 금요일(2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세계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주인의 삶 11가지 스테레오 타입을 언급, 눈길을 끌었다. 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호주의 모든 사람들이 해변가에 산다
80%의 호주인들이 해안가 50km 이내에 산다고 말할 수는 있다(호주라는 대륙의 인구 분포가 그러하다). 해안가 주택 가격은 사실 어마어마하여 누구나 쉽게 살 수는 없다. 관광객들이 생각하는 만큼 모든 호주인들이 햇볕에 그을린 구리빛 피부에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서핑보드를 끼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호주 해안에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몰려 거주하는 것은, 호주 내륙이 사막 또는 준사막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2. 호주는 햇볕이 뜨겁다
호주도 때때로 눈이 내리는 지역이 있다. 그러나 덥고 뜨거운 나라임은 확실하다.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40도가 넘으면 하교해도 좋다는 규정이 있다고 선생님들에게 졸라대지만, 그것이 성공(?)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 가끔 사람들은 햇볕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시험하기 위해 자기의 몸에 안전벨트 자국을 만들거나 시멘트 바닥에 달걀을 깨뜨려 그것이 익는지 시도하기도 한다.
호주의 햇살이 뜨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처럼 끈적한 더위는 덜한 편이다.
3. 호주인은 난폭하고 시끄럽다
호주인이 외국에서 체포되는 일이 생길 때마다 호주인에 대한 국제적 평판은 떨어진다. 지난해에만 외국에서 체포된 호주인 수는 23%가 늘었고 병원에 입원한 호주인의 수는 15% 증가했다. 외국에서 호주인의 파티가 소란스러운 이유는, 첫째로 호주 내에서의 밤 유흥 생활에는 돈이 많이 들고, 음주자가 NSW 주나 퀸즐랜드 주에서 자유롭게 놀기에는 여러 가지 엄격한 제한이 뒤따른다. 그래서 호주인들이 외국에 나가면 갑자기 돌변해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 호주인들은 스스로를 ‘파티 광’이라 생각하면서 와인을 은색 플라스틱 백(goon sack)에 담아 판다(편집자주; 와인을 특수 플라스틱 백 용기에 담아 종이 박스로 포장한 것이 시중에서 유통된다. 일명 박스 와인이나 캐스크 와인(Cask wine)이라 불리며 병 와인보다 양이 많고 가격이 저렴하다).
말레이시아에서 국기 모독으로 체포된 9명의 호주 젊은이들. 이들은 호주 선수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하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속옷만 걸친 채 호주 응원 구호 등을 외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4. 모든 호주인은 캥거루를 애완동물처럼 키운다
호주인은 캥거루를 타고 학교에 간다?(상상만 해도 재미있고 귀엽다). 또한 딩고(호주 특산 개)를 집안 지키는 개처럼 키운다? 코알라는 그렇게 못하지만 웜뱃(새끼 곰처럼 투실투실하게 생긴 호주 고유의 동물)은 마치 애완동물처럼 집에서 키우며 살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은 이렇게 호주 고유의 동물들을 호주인들이 집에 두고 산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생긴 것은 귀엽지만 애완동물로 키우기엔 너무나도 사납다.
호주의 야생 개인 딩고(dingo). 사람을 공격할 만큼 사나운 동물이다.
5. 호주인은 위험한 동물들에 둘러 싸여 산다
뭐, 인정한다. 가끔 독거미들이 집 안에 들어오기도 한다. 어디 그것뿐인가? 호주 육해공에는 상어, 독이 있는 가오리, 악어, 뱀, 말벌, 무서운 새 등이 호시탐탐 먹이를 노리고 있다.
퀸즐랜드, 북부 호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Saltwater Crocodile. 교묘하게 사냥을 하는 포식자로, 인명 피해도 종종 발생한다.
6. 호주인은 항상 브런치를 먹는다
버나드 솔트(Bernard Salt)라는 호주의 유명 컬럼니스트는 언젠가 ‘호주인들이 으깬 아보카도(Smashed Avo)를 브런치로 먹느라 첫 주택 구입을 못한다’고 칼럼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는 다른 이유로 호주인들의 첫 주택 마련의 꿈이 요원해진 것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보카도에게 핑계를 대지 말 것.
호주인들이 브런치(brunch)를 즐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점심식사를 조금 앞당겨 하는 것이기도 하다.
7. 호주인은 고기를 요리할 땐 항상 집 밖에서 한다
호주인은 육류를 요리할 때 종종 바비큐를 한다. 물론 호주인들이 바비큐를 즐기기는 하지만 “put a shrimp on the barbie”라고 말하진 않는다. (편집자주: 호주 대표적인 영화 ‘크로커다일 던디’에 출연했던 폴 호건이, 호주관광협회가 ‘1980년대 제작한 광고에서 외친 유명한 광고 슬로건이다. ‘여러분도 어서 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집시다’란 뜻으로 “당신을 위해 새우를 바비큐 위에 올려놓겠소”라고 말했다.)
호주인들이 BBQ를 좋아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8. 호주인은 자주 셔츠를 입지 않거나 신발을 신지 않는다
쇼핑센터나 공항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신발을 신지 않고 돌아다니는 호주인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예의를 지켜야 하는 행사에도 호주인은 정식으로 옷을 갖춰 입지 않는 일도 종종 있다.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한 호주 사람들의 의상은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9. 호주인은 집에서 난방을 하지 않는다
집뿐만 아니고 건물도 마찬가지다. 호주인은 세 겹 정도 옷을 더 껴입는 것을 선호하고 난방기를 틀기 보다는 춥다고 투덜거린다. 크고 에너지 비효율적인 호주 주택들의 건축 디자인을 보면, 연중 약 3개월 정도 추운 날씨가 있다는 것을 잠시 잊은 듯 보온에 대해 고려한 흔적이 없다.
북부와 달리 시드니, 멜번, 애들레이드 등의 겨울은 상당히 춥고 고산지대 외에도 가끔 눈이 내리기도 한다.
10. 호주인은 줄임말을 많이 쓴다
Arvo(Afternoon), brekkie(breakfast), avo(Avocado), maccas(Mcdonald), barbie(barbecue), sanga(Sandwich), bickie(biscuit), chuck a sickie(Stay home from work claiming to be sick when not sick) 등등. 그러나 이 단어들은 호주 이외의 나라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호주 영어에는 속어가 유난히 많다. 같은 영어권 국가인 영국, 미국인들이 모르는 단어도 종종 등장한다.
11. 호주는 연방 총리를 꾸준히 바꿔왔다
사실이다. 호주는 선거로 뽑지 않은 연방총리도 정치 역사에 등장하곤 한다. 연방총리의 잦은 교체는 국민들에게 혼동과 짜증을 야기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환자가 정신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매우 상식적인 질문을 환자에게 던지는데 “지금 연방 총리가 누군지 아세요?”란 질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방 총리가 자주 바뀌는 통에 건강한 사람도 사실은 그 이름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현 호주 연방 총리인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자유당). 내각제 하에서 집권당 대표가 총리에 오르다 보니 당 대표직에 도전, 승리함으로써 기존 총리가 임기 도중 바뀌기도 한다.
홍은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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