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앞에서 발가벗고 데모하고 싶다
뉴스로=이계선칼럼니스트
박근혜대통령이 ‘벌거벗은 임금님’이 됐다. 발가벗은 임금님은 안델센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허영심 많은 임금에게 사기꾼재단사가 옷을 바쳤다. 옷은 보이지 않고 시늉만 한다. 옷이 없으니까.
“폐하, 이 옷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입니다. 너무 아름답고 신비스러워 악인이나 사기꾼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임금님 보시기에 맘에 듭니까?”
없는 옷이라 보일리가 없지만 악한 임금소리를 들을 까봐 참 곱다 고 칭찬한다. 임금님은 그 옷(?)을 입고 시가행진을 한다. 홀라당 발가벗은 임금님이 늙은 오이를 매달고 똥배를 뒤뚱거리면서 걷는 모습이 가관(可觀)이다. 신하들과 백성들은 악인으로 찍힐까봐 웃지도 못한다. 과연 아름다운 패션! 이라고 아첨하는데 한 어린아이가 깔깔대며 소리쳤다.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선무당 최순실의 농단에 놀아난 박근혜대통령이 요즘 발가벗은 임금님이 되어 비틀거리고 있다. 숨겨졌던 비리와 의혹들이 최순실과 짜고 친 고스톱으로 들통 나버렸기 때문이다. 80%를 웃돌던 지지율이 5%로 떨어졌다. 이런 추세로 가다간 완전히 발가벗겨져 정수장학회도 뺏기게 생겼다. 아니다. 무덤에 누워있는 아버지 박정희까지 불러내어 부관참시(剖棺斬屍)를 당할지도 모른다.
박근혜는 울면서 두차례에 걸쳐 대국민사과를 했다. 울기만 하면 비명에 간 박정희 육영수를 생각하여 몰표를 몰아주던 인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심마저 돌아서 버렸다. 이제는 더 이상 악어의 눈물에 국민들이 속지 않는 것이다.
그러자 토사구팽(兎死狗烹) 오리발작전으로 나왔다. 꼬리만 잘라내면 몸통은 멀쩡하겠지?
“난 최순실에게 속았습니다. 그러나 사교(邪敎)에 빠진건 절대 아닙니다.”
사교는 최태민의 영생교를 말한다. 최순실은 잘라내되 최태민이 사이비교주가 아니라는 강변이다. 박근혜의 원죄는 최순실이 아니라 최태민이다. 박근혜를 발가 벗긴건 최순실이 아니라 최태민이다. 죽은 최태민이 산 박근혜를 발가벗긴 것이다.
1974년 8월 중순 천안성거산기도원에서 나사렛교단연합부흥회가 있었다. 8,15기념식장에서 영부인 육영수여사가 문세광의 총을 맞고 서거하여 뒤숭숭하던 그 주간이었다. 특별강사 이강산목사 주강사 김두환목사 새벽강사에 이계선목사였다. 이강산목사는 전설적인 한국부훙계의 거성. 김두환목사는 인기절정의 장로교부흥사. 32세 신출내기인 나는 부흥회를 인도해본 경험도 없이 그냥 끌려온 졸병이었다. 그런데 내가 설때마다 향기가 진동하고 쓰러지는 바람에 나는 하루아침에 정식부흥사(?)가 돼버렸다. 그때 이강산목사가 등단하자마자 청와대 춘추관발표 같은 얘길 했다.
“며칠전 꿈에 육영수여사가 하얀 한복을 입고 내앞에 나타나더니 절을 올린후 말 없이 나가는 거예요. 다음 날 육여사가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오더라구요. 목사한테 인사하고 갔으니 천당갔습니다.”
그때는 죽은 육영수여사를 만났다는 신령파 목사들이 많았다. 그들은 우국충정이 담긴 위문편지를 청와대로 보냈다. 답장을 받은 이는 최태민목사 뿐이었다.
최태민은 누군가? 초등학교를 나온 최태민은 순사(巡査) 일을 보다가 유랑자가 되어 절을 찾았다. 염불하는 요령을 터득하자 카톡릭으로 옮겼다. 신부가 되고 싶었으나 고시패스처럼 힘든걸 알고 목사되기가 쉬운 기독교로 갔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보니 영을 부릴줄 아는 신통력이 생겼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를 혼합하여 영생교를 만들었다. 직함도 칙사 미륵 교주 목사등 호화롭다. 6번이나 이혼했고 8번 결혼한걸 보면 대단한 카사노바다. 미남도 아니요 학력도 없는 허약한 가난뱅이인데 뛰어난 여자 사냥꾼이다. 63살의 노인 최태민이 청와대 구중궁궐에 있는 23살 처녀 박근혜를 어떻게 구워삶았기에 “영적인 부부”가 됐을까? 최태민이 죽었는데도 박근혜가 여지껏 시집을 안가고 독신인걸 보면 대단한 남자다.
박근혜를 사로잡은건 최태민의 영력이다. 성령이던 악령이던 영을 받으면 이성들이 환장하면서 따른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스캔들 메이커들은 성령충만한 부흥사들이다. 문선명은 섹스와 영을 탕감복귀설로 교리화시켜 통일교를 세웠다.
최태민은 사이비도사수준의 영력소유자다. 최태민이 새마음운동을 하면서 설교할 때 여성들은 떡실신을 하면서 기절할 정도였다. 처음만난 박근혜 앞에서 최태민은 육영수여사를 빙의(憑依)하여 여사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박근혜를 불렀다. 근혜가 너무 놀라 기절 입신을 했다. 그때부터 박근혜는 최태민교의 수제자가 된것이다. 사이비이단에 빠지면 부모형제를 버린다. 최태민에 빠진 박근혜는 40년넘게 동생인 근영 지만을 버리고 살고있다. 최태민이 죽자 딸 최순실 정윤회부부와 관계를 이어간다. 최순실은 아버지 최태민의 영을 물려받은 선무당이었다.
최태민은 청와대공주 박근혜를 등에 엎고 천억대의 부자가 된다. 그가 죽자 딸들이 뒤를 이어 수천억을 긁어모은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자 최순실은 청와대에 십상시 문고리 3인방 팔선녀로 국정을 농락한다.
대선공약으로 남북평화프로세스를 내세웠던 박근혜가 강경책으로 나갔다. 북한은 곧 망할 거라면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탈북을 독려했다. 난 탄복했다.
“우리나라 정보망이 미 CIA를 앞서는구나. 북한내부를 손금보듯 헤아리다니!”
그런데 그게 정보부장이나 통일부장관과 의논한게 아니었다. 2년안에 북한이 망할거라는 최순실의 예언기도를 믿고 한일이었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청와대의 제1실세는 최순실 제2실세는 정윤회 제3실세는 박근혜입니다.”
박관천경정이 폭로했지만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박근혜의 이미지가 워낙 강직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순실이 쓰레기통에 버린 컴퓨터칩이 우연히 발견되는 바람에 40년간 숨겨온 최태민박근혜의 사이비왕국이 와르르 무너져 버린 것이다. .
정국은 지금 박근혜의 퇴진데모로 야단이다. 원로부터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퇴진을 외치고 있다. 그런데도 박근혜는 물러날 줄 내려놓을 줄을 모른다. 답답하다. 나도 발가벗고 싶다. 청와대앞에서 벌거벗고 데모를 하고 싶다. 이런 플래카드를 쳐들고.
“박근혜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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