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나 도덕관 상실한다면 진정한 성공과 거리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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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언젠가 저는 한 노인으로부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무보수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이 노인은 뉴욕주에 있는 대 기업의 연구원장으로 근 30년을 근무한 후에 은퇴를 하신 분이었습니다.

화학물리학 박사이신 그 분은 코넬대학교에서 이사를 지냈고 과학분야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교재나 부교재로 사용하는 화학물리학 책을 27권이나 저술했다는 이 노인은 아주 겸손했습니다. 식사와 취침하는 시간 이외에는 남을 위하여 봉사함으로서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사시는 분 같았습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성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하이럼 스미스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못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그가 창설한 회사에서 제작한 제품을 사용하시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프랭클린 데이 플레너가 바로 그가 생산하는 일과 계획서인데 현재 세계적으로 수백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직원수만 해도 4000명 이상이며 여러 면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섯 자녀의 아버지로서 한 사람의 남편으로서 그도 역시 겸손하게 살고 있습니다.

스미스 회장은 이상과 같은 가족과 더불어 하고자 하는 것을 다하면서도 2000년 즈음에 1년에 4만 달러정도의 수입으로 족하다고 말했습니다. 수입은 세금이나 필수적인 저축액수를 빼고도 10만 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머지 6만 달러는 자기보다 불행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한다고 그의 저서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분을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데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훌륭한 인물입니다.

한 번은 그가 콜로라도주의 덴버에 세미나를 해주기 위해서 갔었을 때 그를 초청해준 사람은 굉장한 부자였습니다. 8백만 달러 짜리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스미스씨는 왜 그런 부자가 150만 달러나 200만 달러 짜리 집에서 살고 나머지 600만 달러 정도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쓰지 못할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한편 우리의 주변이나 우리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일생동안 부만 축적하다가 남을 돕는 행복을 모르고 세상을 마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수입이 적을 때는 좋은 부모였고 좋은 배우자이던 사람이 돈을 많이 번다든가 권력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사람들의 지탄을 받을 만큼 이기적이고 권위적인 사람이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정에 충실했던 사람이었지만 소위 세상적인 성공을 하면 방탕해지고 옛친구나 스승도 모르는 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성공이 실패를 가져왔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세상적인 성공이 윤리나 도덕관을 상실시키는 예를 저는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한 분을 잘 알고 지냈습니다. 그도 한 때는 평범한 직원이었습니다. 같이 차안에서 여러 시간 동안 이야기하면서 장거리를 다니기도 했고 책상을 마주 대고 수 시간씩 토의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인맥을 통하여 정계에 들어갔습니다.

그가 권력층의 고위직에 있던 시절 저는 서울에 갔다가 우연히 그를 호텔 로비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의 주위에는 수행원들이 십여명 있었습니다. 저는 반가운 생각에 그에게 달려가서 악수를 청하면서 “xxx 장님, 오랜만입니다.” 라고 말했더니 그는 “저는 누구 신지 모르겠는데요.” 라고 하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초라하게 복장을 하지도 않았는데 저를 아는 척 하면 자기의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가 권력에 취하여 쓰레기 같은 인간이 되었다고 한탄을 했습니다. 수년 후에 그는 당시의 통치자에게 잘못 보여서 권력층에서 물러났습니다. 평민으로 살고 있었을 때 그를 또 다시 한국의 한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평민이 된 그는 저를 알아보고 반가이 달려와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한심스러웠던 것은 불과 2-3년 전에는 누군지 모르겠다던 저를 권력을 잃은 후에는 알아보게 되었다면 그에게는 권력이 눈을 멀게 하는 독소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정치게임을 잘 하여 다시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만 그런 사람이 한국의 정치권에서 대우를 받고 있는 사회라면 한국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열심히 노력을 하여 세상적으로도 더욱 큰 성공을 지향해야하겠지만 성공을 하면 할 수록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 하고 겸손해질 때에 그 성공이 참 성공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이 인생의 실패를 자초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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