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지금이 '정상 국가'로 발돋움할 절호의 기회
▲4.19 정신으로 최순실 등에 의한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헌정 파괴를 우려하는 서울대교수 728명이 7일 오전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대통령과 집권당은 헌정 파괴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 후 서울대교수들이 서울대 교내 4.19혁명 희생자 추모비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처음 언론에 폭로된 것은 < TV조선 >이 지난 7월26일, "청와대 안종범 수석, 문화재단 미르 500억 모금 지원"이라는 제목의 보도였다. 다음으로 9월20일 <한겨레>가 "권력의 냄새 스멀...실세는 정윤회가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면서 본격적인 언론매체들의 보도경쟁이 시작됐다.
이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국민이 날로 증가, 전국에서 30만명(11월 5일 현재)이 동참했고, 워싱턴과 뉴욕, 토론토, 런던, 베를린 등 해외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제2의 4.19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은 별도특검,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지명 철회, 대통령 2선 후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리 미국에 고분고분할 친미인사를 차기 대통령 감으로 물색해 왔던 사실로 보아 이번에도 박-최게이트 이후의 차기 한국 대통령을 이미 점찍어 놓았다고 보아 틀림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하야' 요구가 수습할 방법이 없는 규모로 확대 될 때 전에 그래왔듯이 미국은 박 대통령에게 하야를 권고할 것이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 35개 친미추종국 국가수반들의 전화통화를 24시간 도청하고 있다(CNN, 2013년 10월26일 보도). 청와대 내의 대화까지 미국은 훤히 알고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최순실 관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더네이션(The Nation)0> 팀 셔록(한.일 문제 및 미 안보 전문) 기자는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해제를 통해 광주 민주항쟁의 배후에 미국이 있었음을 밝혀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내가 확인한 미국정부의 해제된 기밀문서에 따르면 잔인무도한 한국군의 광주민주항쟁 진압 등 광복 후 모든 한국의 정치관련 큰 사건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던 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폭로한 사실도 지금 우리에게는 귀담아 들어야 할 정보다.
북한의 핵능력이 미국마저 두려워하는 '핵무기완성단계'에 까지 이르자 오바마는 특사로 미 정보기관 총수인 클래퍼를 지난 5월4일 극비리에 청와대로 보내 박 대통령에게 "북한과 평화협정을 논의하게 되면 한국은 어느 선까지 양보할 있는가?"는 기절 초풍할 물음을 던졌다. 공개되는 않았지만 이에 놀란 박 대통령은 분명히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미국도 박근혜를 버렸다
박-최게이트가 언론에 터진 시일이 7월26일이면 미국이 그 전에 몰랐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한국 언론에 보도된 후 3개월이 흘러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는데도 미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무슨 꿍꿍이 일까? 답은 간단하다. 이제 미국 정부도 박 대통령을 더 보호하거나 정권 유지를 도와줄 의향이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미국이 국익을 위해 아직 박 대통령이 쓸모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박-최게이트에 대한 국내 언론의 두번째 보도부터는 얼마든지 막았을 수 있다.
미국 강경파들은 계속 북한을 선제타격하자고 목청을 높이고 있지만 뒤늦게나마 오바마는 북한의 핵능력을 인정, 북한이 바라는 평화협정 논의를 중요 정책으로 받아들여 한국 정부의 의사를 타진했는데 북한의 군사력에 무능.무지한 박 대통령의 꽁꽁 얼어붙은 대답에 오바마는 등을 돌렸다고 봐야 한다.
또 주변 국가들과는 달리 박 대통령이 작년 9월 시진핑의 초청으로 중국인민해방군 사열식에 참석, 사열대의 시진핑 바로 옆에 자리하는 등 특대를 받았을 때도 이미 미국의 분노는 폭증했었다.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이 미국의 눈 밖에 난 사건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와중에 박근혜 정부는 지금이 바로 적기라는 듯, 한일군사정보협정을 하루 속히 해치우려는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그 뒤에는 미국의 그림자가 서성거리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이명박근혜의 한국 정부가 미국의 압력을 이겨 본 적이 없지 않은가.
즉, 미국의 새 정부 출발과 맞물려 한미일 삼각동맹을 더욱 다져야 할 한국의 정권으로는 박-최게이트로 국민의 지지를 잃은 박근혜 카드 보다는 적극적으로 미국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게 미국의 판단일 수 있다.
지금, 박근혜의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면서 차기 정권 창출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모든 기득권 세력들을 국민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주시하며 적극 대처하지 않는 한 모처럼 주어진 정권교체 기회는 물 건너 갈 것이 뻔하다. 미국이 친미 인사를 마음대로 내세우고 싶어도 온 국민이 들고 일어서는 한, 미국의 뜻대로 만사를 강행시킬 수는 없음을 알아야 한다.
두 번째 박 대통령의 사과 내용 또한 국민의 동정심을 이끌어 내려는 발언으로 자신이 임명할 특검 수용,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등 국민들이 외치는 "하야"와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사과 직후 오히려 경찰 당국은 하야를 외치는 시민들의 시위행진을 금지한다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마저 억압하는 명령을 내렸다가 법원이 "경찰의 촛불집회 행진 금지는 잘못"이라고 판결하여 금지통보를 철회하는 수모를 겪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말과 행동이 다른 거짓말을 하면서 반성의 빛은 조금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박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독재자의 광화문 동상 건립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11월28일에는 '뉴라이트 사관' 논란을 일으킨 국정교과서 검토본과 집필진 공개, 내년 3월에 학생들에게 배포한다는 입장에도 변함이 없는 것은 아직도 국민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더 민주 등 야당은 선봉에 서라!
이대로 가다가는 대통령이 주범일 수 밖에 없는 박-최게이트 관련 주변인물 몇 명에게만 책임을 물을 뿐 다른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제 박근혜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중 최하위인 5%를 기록, 국민 95%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실정이다.
한국 경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배치 결정 후 눈에 안 보이는 중국의 압박 등으로 더욱 악화돼 IMF 사태 직전처럼 파탄에 이르고 있다. 또 5년 전부터 열려 온 한국과 중국 간 고위급 국방대화마저, 한국 측의 요구에도 중국의 무대응으로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국제정세에 무지하고 경솔한 박 대통령의 조급한 사드배치 결정으로 그토록 가까웠던 중국을 완전히 북한 편으로 만든 것이다. 박근혜야 말로 대표적인 '종북'이 아닌가?
야당과 국민들은 대통령이 단군 이래 처음 있는 국정농단 사태에도 책임을 안 지고 스스로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탄핵의 수순을 밟을 것이다. 지금까지 모든 언론을 통해 이미 드러난 내용들만으로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사임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엄중한 사태를 맞아 한국의 제1야당은 아직도 국민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질 못하고 있다.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걸핏하면 계엄령을 선포해서 국민의 자유를 철저히 짓밟고 독재자의 뜻대로 3권을 한 손에 거머쥐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분탕질한 사실을 기억하고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자세를 이해는 하면서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모처럼 찾아온 정권 교체의 기회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려면, 죽을힘을 다해 박근혜의 퇴진을 성공시키고, 이번 사태에 책임져야 할 반민주 부패 기득권 세력을 제외한 순수한 국민들의 대표들로 구성된 거국내각을 출범시켜 우리 모두의 나라를 세워나가는데 최선봉에 서서 국민들을 선도해야 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지금까지 들어온 '새누리 2중대'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겠는가.
오는 12일에 있을 제3차 전국민 촛불집회 때는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전체 야당, 특히 문재인, 추미애, 안철수, 박지원 등 거물급 지도자들(박원순, 이재명은 이미 실천)이 한 덩어리가 되어 국민들의 선봉에 서서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목소리가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