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팍시장 한인정치인 태도 무책임
뉴스로=민병옥기자 newsroh@gmail.com
“미국사람한테는 그냥 돌에 불과하다구?”
미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의 위안부 기림비 훼손(毁損)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인사회는 지난 8일 팰팍시가 공영주차장 공사를 하면서 기림비를 통째로 뽑아 아무렇게나 방치한 사실에 대해 큰 충격과 함께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팰팍 시의 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한인정치인 이종철 부시장 등은 원론적인 답변만 할 뿐 일체의 사과 표명도 없어 더 큰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건이 언론에 의해 보도된 후 뉴저지한인회가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관련 단체들은 강한 비판과 함께 책임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한 주역인 시민참여센터(대표 김동찬)도 후세들을 위한 산교육의 상징인 기림비가 아무렇게나 방치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타운 측의 성의 있는 대책을 바란다는 입장의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팰팍유권자협의회와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치시민모임)도 각각 항의서한 및 유감성명을 발표하고 관계자 사과, 기림비 보호 조치, 성의있는 재설치 공사를 조속히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팰팍의 제임스 로툰도 시장은 10일 이메일 답변을 통해 한인들의 위안부 기림비에 대한 존중(尊重)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과거 일본 정부에 의해 자행된 기림비 제거 음모에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며 주민들의 오랜 요구인 공영 주차장 건설을 위해 기림비가 일시적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주민들에게 알려 왔다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이해한다면서 주차장 개발이 완료되면 기림비는 더 좋은 위치에 설치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한인단체와 주민들은 로툰도 시장이 최소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이 성의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사에 앞서 기림비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시정부가 인부들이 멋대로 파헤쳐 아무렇게나 방치한 것은 결코 묵인(默認)할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현재 기림비는 동판이 부착된 하단이 깨져 있는 등 일부 파손(破損)된 흔적이 발견됐다. 그간 기림비 조경을 무료 제공하며 관리한 백영현 일전퇴모 공동대표가 흰 천으로 감싸 놓아 추가적인 훼손을 막고 있다.
<사진 뉴욕한국일보 제공>
환경인권단체인 1492그린클럽 회장직도 맡고 있는 백영현 대표는 “위안부기림비가 뽑혀졌다는 소식을 듣고 와 보니 마치 위안부 할머니들의 시신이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것처럼 방치돼 있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타운정부가 어떻게 만들어놓았다니 정말 슬프고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경이다”라고 말했다.
10일 뉴욕한국일보에 따르면 이종철 부시장은 기림비 옆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영주차장 공사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도 몰랐다. 공사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 한인사회는 기림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미국인들이 생각하기에는 그저 돌일 뿐이다”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해 한인들을 아연(啞然)케 했다.
한 한인은 “팰팍처럼 작은 타운이 유명해진 것은 세계 최초의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된 덕분이다. 기림비 건립할때 아무 관심이 없다가 주류 정치인들과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때 덩달아 혜택을 누렸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혀를 찼다.
이종철 부시장은 앞으로 완공까지 6개월 정도가 걸릴 공영 주차장 공사 기간 동안 기림비를 안전하게 옮겨 추가 파손을 방지하고 기림비 주변 환경을 이전보다 더욱 개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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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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