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주당 16달러, 시간당 0.42달러 인상됐다.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air Work Commission)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호주 소매업협회와 상공회의소 등은 회의적인 반응을, 소매노조는 낮은 인상폭에 각각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은 한 대형 도매업체의 물류 창고.
7월1일부터... 주급 $640.90→$656.90, 시간당 $16.87→$17.29
호주 저임금 근로자들은 새 회계연도부터 2.5% 상승한 임금을 받게 됐다.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air Work Commission)는 금주 화요일(2일), 전년보다 약간 인상된 최저임금을 발표했다.
공정근로위의 결정에 따라 180만 명 이상에 달하는 호주 근로자들의 최저 주급은 656.90달러(기존 640.90달러)로 인상된다. 시간당 최저 임금 또한 17.29달러(기존 16.87달러)로 오르게 된다.
공정근로위의 이안 로스(Iain Ross) 위원장은 여러 요인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된 임금 성장 척도는 지난 1년 이상 계속된 인상 절제를 반영한 것”이라며 “올 3월 분기까지 지난 12개월간 임금물가지수와 통상 근무시간의 평균 수입은 각각 2.3%와 2.8%가 증가한 것으로, 이는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로스 위원장은 “낮은 인플레이션과 통합 임금 성장은 보다 완만한 인상을 결정하게 한 요소였다”면서 “특히 낮은 소비자 물가 상승 및 지난 1년간의 통합 임금성장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스 위원장은 “실업률은 비광산 부문 투자에 대한 연방 정부의 예상보다 늦은 수준의 오름세를 보였다”고 덧붙이면서 “반면 고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제안에 대한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로스 위원장은 “지난 회계연도(2013-14) 비즈니스 파산율이 2008-09년 이래 눈에 띄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해(2013-14) 산업 전 부문에서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비율 또한 13.7%로 비즈니스 종료 비율 12.7%를 앞질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수준 또한 높아졌다”고 진단,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120만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호주소매협회(Australian Retailers Association)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서 주당 5.70달러의 낮은 인상을 요청했었다.
협회의 러셀 짐머만(Russell Zimmerman) 회장은 공정근로위의 결정에 대해 “실업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치보다 3배나 많은 임금 증가”라면서 “수많은 중소 규모의 소매업 비즈니스들이 최저 임금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또한 낮은 소비자 신뢰와 저성장이 이어지는 이 시점에서 나온 최저임금 인상 발표는 아쉽게도 향후 많은 비즈니스의 도산과 실업자를 만들어내는 슬픈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짐머만 회장은 이어 “소비자 지출이 아주 취약한 현 상황에서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은 그나마 간신히 버티며 현상유지를 하고자 발버둥치는 소매업체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주 상공회의소(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ACCI) 또한 “이미 실업률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소매업체들이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상공회의소의 고용 및 교육훈련 담당인 제니 램버트(Jenny Lambert) 이사는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이미 적자운영 상태”라고 전제한 뒤 “대부분 스몰 비즈니스의 경우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며 이를 소비자에게 넘길 수도 없는 실정이라는 점에서 비즈니스 운영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직원 감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앞서 ACCI 또한 호주소매협회와 마찬가지로 인상폭은 주당 5.90달러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호주소매노동조합(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 ACTU)은 주 최저임금을 27달러 인상된 667.90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ACTU의 데이브 올리버(Dave Oliver) 사무총장은 공정근로위의 이번 인상 결정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16달러의 인상은 저소득 가정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는 수준으로, 헬스케어 비용 최대 4%, 교육비 5%, 차일드케어는 7%가 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올리버 사무총장은 이어 “이런 격차는 해가 갈수록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호주의 가난한 노동자들은 더욱 확고한 저소득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