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대학생 대상의 에세이 과제를 대행해주는 ‘MyMaster’ 부정 스캔들이 폭로된 이후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온 대학들이 속속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울릉공-뉴카슬 대학교, 학위 취소 및 정학-퇴학 등 조치
지난해 11월 NSW 주 소재 대학의 학생들이 에세이 과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던 ‘MyMaster’ 사이트를 활용, 부정을 저질러온 것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온 각 대학들이 조사 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금주 화요일(2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울릉공대학교(University of Wollongong)에서도 대학 과제물인 에세이를 구입해 제출한 한 학생의 학위를 취소하고 현재 재학 중인 5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해당 과목을 낙제 처리했다.
‘MyMaster’ 부정 스캔들은 대학생들이 에세이나 기타 과제물을 대신해 주는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 드러난 사건으로, ‘MyMaster Group P/L’라는 온라인 기반의 이 회사는 ‘MyMaster’라는 사이트를 개설, 대학생 에세이 과제 대행 사실을 알리며 에세이를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작성된 과제물을 제공해 왔다. 이 과제대행 비용은 난이도에 따라 최대 1천 달러에 달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취재, 보도한 바에 따르면 ‘MyMaster’는 지난 2012년부터 수천 명의 학생들에게 과제대행이라는 부정행위를 통해 수십 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사이트 운영자는 중국계 잉잉 도우(Yingying Dou)씨로 드러났으며, 그녀는 호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100여 명의 에세이 작가들을 보유하고 대학생들로부터 에세이 과제 서비스 요청에 응해 왔다. 중국어로 개설되어 있던 이 사이트는 신문을 통해 부정 스캔들이 드러난 날 곧바로 폐쇄됐다(본지 1119호 보도).
또한 지난해 11월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MyMaster’ 부정 스캔들이 폭로된 이후 각 대학은 신문사로부터 이 사이트 이용자에 대한 자료를 제공받아 자체적으로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본지 1136호 보도).
이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 소재 각 대학은 물론 NSW 주 전역의 대학생들이 이 사이트를 이용했으며, 신문사의 취재를 통해 드러난 수도 각 대학마다 수십 명에서 100명 이상에 달하고 있다.
울릉공대학교의 경우 ‘MyMaster’ 사이트 이용자로 확보된 명단은 26명이었으며 대학 측은 이중 8명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여 왔다.
금주 울릉공대학교는 성명을 통해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표절 스캔들에 연루된 8명의 학생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 7명은 대학 학생운영위원회에 넘겨졌다”고 발표했다.
대학 측은 “이들 중 6명은 대학의 ‘학문 윤리 및 표절금지 정책’(Academic Integrity and Plagiarism Policy) 위반으로 드러나 6명 모두 해당 과목 낙제 및 12개월간의 정학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울릉공대학교 대변인은 이어 “이 6명의 학생 가운데 한 명은 이미 대학을 졸업한 상태여서 대학 측은 이 학생의 학위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학에서도 과제물 부정에 연루된 학생들에 대한 최종 조사를 벌이거나 일부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120명 이상의 학생이 에세이 과제대행 부정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뉴카슬대학교(University of Newcastle)의 경우, 대학 측은 이미 2명의 학생을 퇴학시켰고 추가로 8명의 학생에 대해 정학처분을 내렸다.
뉴카슬대학교 앤드류 프라핏(Andrew Parfitt) 부총장은 “총 31명의 학생이 대학의 학문 정책을 위반했다”면서 “이들 모두 뉴카슬대학교 시드니 캠퍼스에 재학 중인 해외 유학생이었다”고 밝혔다. 이들 중 24명은 해당 과목을 낙제시켰고 그 외 정학 또는 퇴학 처분이 내려졌다.
파핏 부총장은 “대학 측은 계속해 대학 측의 조사에 응하지 않은 다수의 졸업 학생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카슬대학교의 경우 지난해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학위 취소 위험에 있는 학생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팩스 미디어를 통해 과제물 부정 스캔들이 드러난 이후 가장 많은 학생들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난 매콰리대학교(Macquarie University), UTS(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 UNSW(University of NSW) 등은 지난 3월, 대학 자체적으로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으며, 다만 조사대상 학생 수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UNSW를 제외한 모든 대학들은 ‘MyMaster’ 부정 스캔들에 연루돼 대학의 학문 정책을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최대 처벌로 퇴학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UNSW의 경우 대학 측이 취할 수 있는 최대 처벌은 18개월간의 정학이다.
현재까지 페어팩스 미디어가 접촉한 모든 대학은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조사가 마무리되기까지 학생들에 대한 처벌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가장 많은 학생이 부정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매콰리대학교는 현재까지 2명의 학생에 대해 학위를 취소시켰으며 추가로 10명의 학생은 졸업을 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