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구입에 따른 인지세가 주택구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호주 부동산위원회는 인지세를 폐지하고 이에 의존하던 정부 세수를 GST 인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PCA, 연방정부에 폐지 건의... GST 인상으로 세수 대체 가능
갈수록 치솟는 주택가격으로 첫 주택구입자들이 오를 대로 오른 주택가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호주 부동산위원회(Property Council of Australia. PCA)가 부동산 구입 인지세 폐지 요청을 재개하고 나섰다.
금주 화요일(16일) ABC 방송은 “부동산위원회가 이 같은 요청을 재개한 것은 각 주 및 테러토리 정부가 도입한 부동산 구입 관련 높은 세금이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 부동산위원회 켄 모리슨(Ken Morrison) 위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주택구입에 따른 인지세는 무려 800% 가까이 인상됐다”면서 “이는 소비자 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에 빗대어 볼 때 정상 상태를 크게 벗어난 것이거나 아니면 그만큼 주택가격 상승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위원회는 확정적 권리를 가진 주요 로비그룹으로 부동산 소유자, 대형 투자자를 대표하며, 그런 입장에서 현재의 인지세는 부동산을 취득한 이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든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인지세는 비록 시대에 뒤진 것이긴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도 폭넓게 동의한 정부 세수 확보의 한 방법이다. 실제로 부동산 붐이 일고 있는 NSW나 빅토리아(Victoria) 주의 경우 인지세는 정부 세금 수익에 20%를 기여하는 노다지이다.
부동산위원회는 연방 정부에 제출한 세금 관련 제안서에서 “인지세는 비효율적인 것이며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리슨 위원장은 “인지세를 폐지함으로써 정부 입장에서는 상당 부분의 세수 확보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인지세 수익 부분을 GST(Goods and Services Tax)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ABC 방송 ‘AM’ 프로그램에서 모리슨 위원장은 “이는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며 특히 첫 주택구입자들의 어깨를 가볍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무부의 자체 모델은 인지세라는 추가 비용 상승이 호주 경제에 73%의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는 걷잡을 수 없이 오를 수 있는 세금이며 감당키 어려운 세금이자 경제에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 세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GST의 경우 가장 타당한 세금으로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인지세보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아주 적다”고 덧붙였다.
모리슨 위원장은 “GST는 또한 정부 입장에서 불안정한 인지세보다는 연간 예산을 책정하는 데 있어 훨씬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세수 확보의 원천”이라며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라 정부의 인지세 수익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악화나 부진한 판매량에 따라 정부의 인지세 수입은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ACT(Australian Capital Territory)는 단계적으로 인지세를 폐지하고 그에 따른 세수는 토지세를 지속함으로써 유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도 인지세 세율을 인하하거나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또는 자본이득세 폐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