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무능 정권 퇴진시키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좋은 기회
▲ 지난 12일 밤 전국에서 모여든 100만명의 시민들이 시청과 광화문 앞에 모여 ‘박근혜 하야’ 촛불행진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국민들의 제3차 촛불집회가 지난 12일 저녁, 지방 각 도시 말고도 서울에서만 10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박근혜퇴진”,“공범 새누리당해체” 등을 외치며 질서정연한 평화시위를 벌였다. 한자리에 우리 동포 백여만명이 참가한 사실은 ‘한민족 역사상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간 소수언론이 박-최 게이트를 폭로한 이후인 지난 7일, 전국에 30만 국민의 ‘박근혜 퇴진’ 함성이 울려 퍼지자 박 대통령이 국정을 보살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때가 왔다는 듯, 그간 청와대 시녀 노릇만 해 오던 보수언론은 물론, 법원, 검찰, 경찰 등이 자세를 바꾸어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음은, 일단은 우리 사회가 제 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아직은 더 두고 봐야겠지만, 90%의 보수언론이 국가민족의 장래는 안중에 없고 자사이익만을 위해 ‘박비어천가’만 부르다가 이제는 하이에나로 돌변, 박-최 게이트 관련 보도를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jtbc 뉴스룸 등 진보 언론 뺨치게 설쳐대고 있어 오랜만에 대다수 국민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또 청와대 눈치 보느라 지난 대선 때의 부정선거 사건 심의를 4년씩이나 끌어 오고 있는 대법원인데, 이번에 법원은 시민행진을 청와대 앞길까지 허용했고, 백남기 농민을 물대포로 정 조준해 쏘아 죽인 경찰은 이번 백만 국민의 평화시위에 물대포를 쓰지 못했다.
특히 비선실세 내용을 조금이라도 감추려 안간힘을 쓰던 우병우의 하수인들인 검찰은, 박-최 게이트 수사에서 보다 용감해져 ‘통일은 대박’ 소리가 최순실 작품일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보다 용감해져 몸통인 박 대통령을 제 대로 수사해서 국민으로부터 불신만 사 온 대표적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지 오랜 자신들의 위신을 이번 기회에 회복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백만 국민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어수선한 때를 이용해 박 대통령은 친일파 독재자 아버지의 피를 받았음을 입증이라도 하듯 이완용이나 할 수 있는 한일군사정보 보호협정에 가서명까지 마침으로써 일본군의 한국주둔이 가능하도록 길을 터준 민족 반역 행동을 감행했다. 바로 박 대통령에게 ‘외치’ 조차 맡겨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다.
‘죄고우면 문재인’은 정말 ‘문제’다
한편, 이번 제3차 촛불집회’에서 눈에 띤 것은, 그간 ‘혼란사태 발생’을 이유로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는 국민들과 같이 행동하지 않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대통령 하야 시위 참가를 강행 의지를 확고히 한 추미애 당 대표에 합류한 것이다. 이들이 국민의 거국적 봉기에 뒤늦게나마 자세를 바꿔 역사적인 현장에 나왔음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밖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중진들도 참석,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측은 이번 시위 하루 전날인 11월 11일 오전까지도 "집회 참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도 이와 같은 취지의 말을 했었다. 이제 문재인 전 대표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제2, 제3 야당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미리 당론을 확정, 제3차 촛불시위에 국민들과 함께 행동을 하겠다고 선언, 언론에 공개한바 있어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은 제2 제3 야당이 훨씬 뚜렷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전 대표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이렇게 좌고우면하고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지금 민주당도 마찬가지로 그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국민의 요구를 뭉개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시장의 주장은 천만번 지당한 지적이다.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문재인을 ‘문제인’으로 부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국민 지지 여론이 최근 새누리당을 앞서고 있는 이유는, 이명박근혜 정
부가 지속되는 동안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박-최 게이트에서 새누리당이 공
범이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비해 윤리적인 면에서 우위
에 선다고 할 수는 있지만, ‘가만히 않아서 일등’을 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탄핵 해법’은 박근혜의 꼼수
그런데도 뻔뻔하기 짝이 없는 새누리당이 보수정권 존속을 위해서 과감하게 탄핵안을 들고 나올 경우, 계속 미적거리기만 하는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157석) 내에서 박 대통령에 등을 돌리는 목소리의 탄핵 지지 의원들(약 40석)이 나오고 있는 터에 언제 새누리당이 선수를 치고, 자신들의 죄를 덮는 수단으로 야당(무소속 포함 총 171석)과 함께 탄핵소추안을 통과(200석 이상이면 가능)시켜 국민의 비위를 맞추는 날이 올지 모르는 정국이다.
문제는 국회에서 오랜 시간 끝에 탄핵소추안을 가결한다 해도 다음 단계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날 때까지의 시간이 또 최소 2개월 내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그 긴 세월을 과연 분노한 국민들이 인내하고 기다리겠는가?
혹시 백여만명 국민이 부르짖는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라는 함성을 듣고도, 이명박 정권이 임명한 헌재 재판관들이 국회의 탄핵 결정을 부결시킨다면 이는 곧 박 대통령을 재신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박-최 게이트는 어물쩍 묻혀버리고 닥치는 대선에서 또 부정선거 등으로 새누리당이 장난을 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기에 야당은 탄핵을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지난 대선 때 부정선거 원흉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관련 인사 거의 대부분이 표창, 승진, 영전 등으로 박근혜 정부로부터 값비싼 보상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을 야당이 알고는 있는가? 부정선거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가장 신속한 해법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 또는 즉각 퇴진이다. 그 후에 국회에서의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협의는 야당과 무소속끼리만이 참여하되, 국정농단 공범인 새누리당을 포함시켜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역사의 죄인과 더불어 범법자들을 조사하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또 야당 인사들은 박 대통령이 ‘특검에도 응하겠다’는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 밑에서 올라온 두 명의 후보들 가운데 하나를 대통령이 선택해 임명하도록 되어 있는 게 현행 특검법인데 자기를 임명해 준 특검이 임명자를 조사한다면 소도 웃을 일이다. 특검도 대통령 2선 후퇴 또는 퇴진 후에 임명된 특검이라야 한다.
전체 야당의 일치단결로 우선 박 대통령을 즉각 퇴진시키거나 2선으로 후퇴시키고 조속한 시일 안에 국회에서 새누리당을 제외한 각 당 대표들 모임에서 거국내각을 구성, 신임총리에게 대선 때까지 ‘내외치‘ 등 전권을 관장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박근혜에게 ‘외치’를 맡기겠다고?
‘내치’와 ‘외치’ 중 ‘외치’는 그냥 박 대통령에게 맡기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여야 사전 협의 없이 박 대통령은 독재자나 된 듯 개성공단 폐쇄, 한일 성노예(위안부) 합의, 사드 배치 등 중요한 외교·안보 사안들을 단독 결정한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또 가장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가서명을 한 망동은 어떤가. 이러한 결정들 뒤에는 최순실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무뇌아”(<뉴욕타임스> 만평 제목 중 일부) 대통령을 아직도 믿고 중차대한 외교, 안보를 맡길 수 있겠는가?
때마침 오바마 정부의 현행 정책을 거의 재검토하게 될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유념한다면 더더욱 ‘박근혜 외치’는 안 될 말이다. 앞으로 북미 대화의 결과(주한미군주둔비용 100% 부담, 평화협정, 주한미군철수 등)에 따른 한국정부의 대책, 한미 FTA 재협상문제, 미-중 외교의 변화에 따른 북-중 문제 관련 대책, 새로 설정되어야 할 남북한 문제 등의 산적한 난제들을 무능한 박근혜가 어떻게 풀 수 있다는 말인가. 하루속히 한국에 유능한 대통령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민주당은 뒤늦게, 지난 14일 저녁 무렵,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퇴진’을 당론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이다. 반가운 소식인데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는, 이번 국난 타개를 위해 최선봉에 서야 할 제1 야당의 굼뜬 행동이 거슬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제 더 우왕좌왕 하지 말고 든든한 국민들을 믿고 제1 야당답게 자신만만한 당찬 수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95%의 국민들은 이제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등 전체 야당이 한 덩어리로 똘똘 뭉쳐, 박-최 게이트 주범과 공범들을 철저히 색출하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99%의 국민을 위한 나라, 정의 평화 균등 경제사회를 향해 전진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