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총궐기 현장에서
뉴스로=노창현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예상했던 대로다. 박근혜는 자진해서 물러날 생각이 추호(秋毫)도 없다. 검찰에 성실한 수사를 받겠다는 말, 촛불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말 역시나 소가 풀뜯어먹을 소리였다. 도리어 역공을 취한다. 사람이 얼마나 망가지면 이럴 수 있을까. 얼마나 뻔뻔해지면 이럴 수 있을까. 박정희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고 박정희철권통치시대에 만년 2인자 노릇을 한 김종필, 박근혜의 사촌형부인 그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5천만 국민이 시위를 해도 박근혜는 절대 안물러난다”고 단언했다. 김종필은 누구보다 박근혜실체를 아는 사람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당황했는지, 전략적인지 고소하겠다고 난리치는걸 보니 천기누설(天機漏泄)을 하긴 한 모양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새로울게 없으나 그간 많은 국민들에게 자애로운 한국형 영부인의 이미지로 남아있는 육영수를 박정희보다 더 못됐다고 비방했으니 충격파가 적지 않다. 작금의 박근혜게이트에 대해선 ‘최태민은 미친놈’이라고 원색적인 욕을 하고 ‘박근혜도 최태민에 미쳐 있다.’ ‘박근혜는 박정희 육영수의 나쁜 것만 닮았다’고 에피소드 소개하며 목소리를 높였으니 가히 ‘올해의 인터뷰’가 아닌가 생각된다.
새누리 성향 사람들은 ‘박근혜가 이런 정도인줄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박근혜가 이런줄 알았다면 지지를 안했을 것’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박근혜에게 ‘몰빵’한 변명이 돼서는 안된다. 기본적인 상식만 갖더라도 박근혜가 보통사람과는 다른 비정상적인 환경에 놓였고 그 로인해 정신건강을 바르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도 아닌 평시에 대통령 부모를 총탄으로 잃는 기막힌 운명이 또 어디에 있을까. 더구나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청와대 권력이 막강한 60년대와 70년대에 공주처럼 살았다. 박정희가 부하 김재규에 의해 암살된후 자식들은 영원히 자신의 집과도 같았던 청와대를 떠나면서 심대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박정희 생전엔 그토록 아부(阿附)를 떨던 사람들이 언제 봤냐는듯 외면할 때는 극도의 분노감을 느꼈을 것이다. 수십년가 쌓인 한이 장난이 아닐진대 극과 극의 부침을 겪은 사람이라면 장기간에 걸쳐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두환이 청와대 금고에 있던 6억원, 오늘날 가치로 치면 강남 아파트 300채의 가치라하니 한 채에 10억이라 치면 무려 3천억원의 천문학적인 돈을 제멋대로 주었다. 이 정도면 아무 일 안하고 사돈의 팔촌까지 3대가 먹고 살아도 되는데 알고보니 동생 박근영이하고 박지만이 한테 한 채씩 주고 나머지 298채는 어디로갔는지 모르겠다고 박근영 남편 신동욱이가 한 인터뷰에서 그랬다. 결국 그 돈은 박근혜의 영적 지배자 최태민일가에 넘어가 30년 넘게 최순실 최순득 정유라 장시호 등 일가친척들이 호화롭게 사는 원천(源泉)이 되었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후엔 나라 전체가 최순실일가와 부역(賦役)하는 자들의 곳간이 되버렸다.
박근혜 가족의 비극사가 인간적으로 안됐다고 국회의원 만들어주고 대통령까지 찍어버린 사람들을 원망하고 싶지 않다. 제 구실을 못한 야당도, 입에 알아서 재갈을 물은 언론의 책임도 중하니까. 박근혜는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했는데 박근혜 지지자들이야말로 “내가 이러려고 박근혜를 찍었나 자괴감이 든다”고 반성을 하고 있으니까.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박근혜의 5차원세계같은 버티기는 비선실세 최순실의 구속에 따른 멘붕때문이려니 한다.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일원반푼 어치도 없는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하는데 야당은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 추미애는 12일 120만개의 촛불을 스스로 만든 것인양 “박근혜와 영수회담을 하겠다”고 공언했다가 망신만 당했다. 박근혜가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의 조정을 받은 것처럼 추미애도 또다른 비선실세의 조정을 받는다고 비아냥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우상호는 대다수 국민들이 특별검사를 채동욱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하는데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떨어진 새누리의 2중대라는 정체성을 탈출못했는지 새누리 원내대표 정진석한테 “채동욱은 절대 안시킨다”고 약속했다..지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데 야당이 정신을 못차리고 그따위 소리 함부로 지껄이나..채동욱이 검찰출신이기 때문에 친정을 제대로 손볼지 그게 우려가 된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민주당 추미애도, 우상호도 깜도 안되는 새누리 정진석과 지지고볶고 무능력함이 드러났다. 이런 야당 지도자로는 안된다..가만히나 있으면 중간을 갈 것을 거꾸로 가고 있으니 새누리가 역공을 취하는거다. 새누리는 해체가 아니라 자폭을 해야 한다. 민주당 등 야당은 각성해야 한다, 박근혜게이트의 공동정범(共同正犯) 소리를 들어도 할말이 없다. 최순실이 박근혜와 영적 시스터로 40년을 살아왔는데 야당 정치인들이 일반 국민과 똑같이 최순실을 모른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오늘날의 기막힌 국정농단 대통령을 탄생시킨것은 야당이 제 구실을 못했기 때문이다. 거대야당의 프리미엄을 먹고 새누리가 나눠먹는 재미로 방임을 했다 책임져야 될 사람들 무능력을 드러낸 사람들 지금이라도 빠져라..재야에서도 할 사람 너무나 많다..
작금의 박근혜게이트는 건국이래 최대의 국정농단, 아니 세계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최악의 국정파탄이다. 그런데 이 모든 사태의 주범인 박근혜를 소환하지 못하고 주변인만 불러댄다. 몸통은 놓아두고 가지만 치는 것이다. 12일 민중총궐기로 국민의 뜻은 이미 확실하게 전달됐다. 뉴욕에서도 워싱턴에서도 LA에서도 미주는 물론, 세계 곳곳 무려 56개 도시에서 민중총궐기 연대 집회가 열렸다. 서울의 총궐기 현장에 나 또한 있었다. 개인적으로 1987년 6.29때 광화문 나와보고 30년만이다. 언론에선 이날 광화문 일대에 100여만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150만명도 넘었다..시청에 도착한게 오후 4시경인데 지하철 입구 빠져나오는데 30분이 걸렸다..‘입추(立錐)의 여지(餘地)’란 말이 실감났다. 아무리 용을 써도 전진할 수가 없었다. 옴짝달싹 못하다가 젖먹던 힘까지 다해 간신히 프레스센터쪽으로 돌아나올 수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처음 봤다.
광화문부터 남대문에 이르는 곳까지 1km 넘는 대로는 사람들로 꽉 차있었는데 이곳에 있는 사람만 합쳐도 100만명이 넘고, 주변 도로까지 차량들이 통제된 가운데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150만,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200만명은 족히 나왔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한결같이 외친게 “박근혜 하야하라”다. 청와대에서 빨리 나가라는거다.
하지만 박근혜와 청와대, 새누리 환관패거리들은 도리어 큰 소리 치고 있다. 검찰 수사 협조도 않고 대통령 노릇을 계속 하겠다는거다. 150만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물러가라고 했는데 귓구멍에 들어오지도 않고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초대대통령으로 사사오입파동까지 저지르면서 장기독재하던 이승만도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니까 하야의 길을 선택했다. 80넘은 노욕(老慾)에 물든 독재자도 물러날 줄을 아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석고대죄(席藁待罪)하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해도 봐줄수 없는데 대통령 노릇을 하겠다고 고개를 뻔뻔스럽게 쳐들고 있다..얼마나 국민들이 개돼지로 보이면 이따위 짓을 할까..이것도 야당이 병신이라서 생긴 일이라고 본다..대체 무슨 꿍꿍이로 단독 영수회담 갖자고 제안해서 울고 싶은 청와대 뺨을 때려주냐는거다..난데없이 무슨 또다른 민심을 전달한다는게냐? 밥상 다 차려진거 같으니 숟가락 얹으려구? 150만 촛불도 두려워않는 박근혜가 추미애 얼굴보면 갑자기 개과천선(改過遷善)하나? 무슨 약점이 잡혔다고 하야하겠다고 말해주겠나? 이런 야당이 있으니까 청와대가 역공을 펴는거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통일 경제 포럼'을 주최한 원광대 이재봉교수님은 김밥 100만원어치와
생수를 준비해 청년들에게 나눠주며 자유발언의 장을 마련해주었다
박근혜게이트는 모든걸 민중의 눈높이에서 민중의 뜻에서 해결하면 간단한 일이다. 탄핵절차에 하루속히 들어가야 하야의 압박을 받게 된다. 닉슨이 왜 하야했나? 탄핵이 진행됐기 때문에 더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선택한거다. 사실상 95%의 민중이 박근혜 하야에 찬성하고 있다. 박근혜하야는 국민의 명령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절차에 들어가면 박근혜는 절대 버틸 수 없다. 버틸수록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하야하면 두달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준비가 안된다고? 그동안 시간이 충분해서 사대강에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수조원 말아먹은 MB가 대통령이 되고 귀태의 후예가 대통령이 됐나?
야권에서 그나마 민중의 뜻에 따라 말을 하는 두사람이 있다 성남시장 이재명과 서울시장 박원순이다. 두사람은 대선출마가 유력시되는 사람들이다. 박근혜가 하야해서 두달내 대선을 한다면 공직자 출마법에 따라 후보로 나설 수도 없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면 하야를 외치면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당장 하야하라”고 외친다. 민중의 뜻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것이 진정한 정치인의 자세다. 이것저것 따지고 이해득실 계산하는 다른 후보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재명 시장은 지금 지지율이 안철수도 넘어 3위라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몇 개월전만 해도 도토리 키재기하던 그가 당당한 대권주자로 오른 것이다. 그가 약삭빠른 계산을 햇다면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제가 지난 12일 민중총궐기에 동참했을때 무교동 대로에 수백명이 어떤 한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걸 목격했다. 궁금해서 다가갔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보이지 않아서 카메라를 하늘로 번쩍 들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박원순시장이었다. 시민들이 박원순을 연호하며 한류스타라도 나온 것처럼 열광했다. 박원순 시장도 민중의 눈높이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니까 시민들이 마음을 주고 있는게 아닌가.
박근혜가 하야를 거부하고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나오는 것은 한마디로 민중에 대한 개무시다. 12일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에서 주요 도시에서 또 해외 56개 도시에서 2백만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박근혜는 좋은 말 할 때 내려와라 한 것은 그녀를 위한 마지막 충고였다. 그러나 박근혜는 거부했다. 배째라다.
현 사태에 대해선 야당이 엄중하게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전 세계 200만 촛불은 야당을 위해 켜준게 아니다. 이 나라를 반드시 정상적인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는 민중의 강고한 의지다,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모국으로 남게 해야 한다는 동포들의 절절한 사랑이다. 그러나 한심한 야당 지도자들은 촛불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을 한심무지렁이로 만드는 것은 자격없는 지도부의 책임이다. 박근혜 하야와 함께 자격없는 야당 지도자들도 물러나라. 박근혜와, 국정농단의 장본인들, 조력자들, 부역자들 모두 심판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땅에 짓뭉개진 지금 경찰과 검찰은 더 이상 청와대의 견찰이 되지말고 민중을 위한 경찰, 민중을 위한 검찰이 될 것을 충고한다.
엊그제 워싱턴포스트가 박근혜게이트는 “기밀정보 유출, 재단 운영, 대학 입학 비리까지 불법 행위 범위가 6가지에 달한다”며 워터게이트보다 더 큰 스캔들이라고 했는데 그건 너무 당연한 말이다. 고작 상대당 선거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도청장치하다가 걸린걸로 닉슨은 탄핵되고 결국 자진하야했다. 도청을 닉슨이 직접 지시한것도 아니다. 백악관이 연루된걸 처음에 부인했다는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어 사임한거다..닉슨과 비교하면 박근혜는 골백번도 더 하야해야 한다. 이미 세월호 7시간이 문제가 됐을때부터 하야했어야 한다. 지금 거론되는 각종 스캔들중 몇 개만 입증된다면 구속돼 중형을 살아야 한다.
박근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 들어난 모든 국정 농단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과 국민의 주권을 부정한 것이며,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내팽개친 국기문란, 헌정문란의 노골적인 범죄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박근혜의 선택지는 두 개중 하나라고. 하나는 이승만의 말로(末路)요, 하나는 그녀 아버지 박정희의 말로라고. 진심으로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시련을 겪었으니까. 19일 광화문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거대한 단두대 모형을 들고 청와대를 향할 것이다. 하야를 거부할수록 촛불은 더욱 불타오르고 분노의 함성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덮어버릴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박근혜의 퇴로는 사라질 것이다.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의 하수인들도, 부역자들도 모조리 응징(膺懲)될 것이다.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국민분열을 부추기며 4대강으로 국토를 결딴낸 이명박 패거리도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사이비 보수정권의 재창출은 헛수고로 돌아갈 것이다.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털어내고 민중의 총궐기로 정화(淨化)되고 바로 세워질 것이다.
* 팟캐스트 방송 ‘노창현의 뉴스로NY’
http://www.podbbang.com/ch/7674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노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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