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우체국(Australia Post)의 아메드 파아워(Ahmed Fahour) 대표. 그는 지난 수년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호주 우체국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결국 2천여 직원을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편물 급감에 따른 적자 누적... 향후 3년간 2천여 명
우편배달 물량 급감으로 수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호주 우체국(Australia Post)이 향후 3년간 2천여 명의 직원 감축을 결정했다고 지난 주 금요일(2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우체국은 이 같은 인력감축 계획을 밝히면서 올 회계연도(2014-15년) 우편배달 사업 적자만 5억 달러에 달하며 지난 5년간 누적 적자는 16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우체국의 아메드 파아워(Ahmed Fahour) 대표는 “우리는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며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라고 말했다.
우체국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우편배달원 1,900명에 대한 감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강제 퇴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아워 대표는 “우체국은 인력을 재배치하고 직원들을 재교육하기 위한 기금을 설립했다”며 “이 기금은 희망퇴직자 지원을 포함, 1억9천만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체국의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는 연방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로써 우리는 우편배달 사업의 적자를 관리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소포배달 사업처럼 우체국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동력 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우체국 발표에 따르면 우체국 사업 전체의 올 회계년도 상반기 이익은 약 9천800만 달러로 이는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56% 감소했으며 30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체국 전체 사업 중 상반기 우편배달 사업 손실액이 1억5천100만 달러로 증가함에 따라 전체 우체국 이익의 급격한 감소를 이끌었다. 뿐 아니라 지난 6개월 동안 우편 물량도 8.2% 감소됐다. 이는 2008년 우편 물량이 첫 감소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큰 하락세다. 또한 우편배달 사업의 손실액은 우체국의 성장동력 분야인 소포배달 영업 이익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간 우편배달 사업의 누적 손실액은 121억 달러에 이르며 우체국 전체 사업 손실액 발생은 66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파아워 대표는 “우리는 더 이상 우편배달 물량의 감소를 관리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편배달 사업에 즉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체국은 주 5일 우편배달 서비스는 유지하지만 새로운 우편배달 서비스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아워 대표는 “긴급 우편이 아닐 경우 배송을 이틀 정도 늦게 하거나 기존 배달 서비스를 고집하는 고객에게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라며 “이에 대한 애보트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우편배달 운영비용을 반영, 우체국이 우표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호주 우표 요금을 국제 요금과 비교했을 때, 호주 우표 가격은 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편배달 사업이 재정난을 겪는 요인 중 하나는 도심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인구가 밀집도가 낮기 때문이다. 호주는 평방킬로미터 당 3.2명으로 전 세계에서 밀집도가 가장 낮은 10개 국가 중 하나이다. 이로 인해 호주의 우표 가격은 운송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66년 실링과 페니 통화를 십진제로 개혁할 당시, 호주 우표는 4센트로 책정됐다. 같은 해 앤디 워홀 스크린 인쇄 시리즈처럼 여왕 우표 시리즈가 등장했다.
이후 우표 가격은 물가 상승률과 속도를 맞춰왔다. 1970년대 초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표 가격은 상대적으로 급등했다. 노동당과 자유당 정부를 걸쳐 10년 동안 우표 가격은 45센트로 유지됐고 1992년까지 우표 사업은 이익을 남겼다.
우표 가격은 2010년 60센트로 소폭 인상됐고 지난해 70센트로 인상됐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