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말콤 프레이저(Malcolm Fraser) 전 수상의 이민정책을 비난한 피터 더튼(Peter Dutton)의 발언이 파문을 낳고 있다. 그의 이 발언에는 특정 커뮤니티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피터 더튼 이민부 장관 ‘특정 커뮤니티 겨냥’ 발언
피터 더튼(Peter Dutton) 연방 이민부 장관이 말콤 프레이저(Malcolm Fraser) 전 수상의 과거 잘못된 난민정책으로 인해 현재 호주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주 목요일(17일) 더튼 장관은 스카이 뉴스(Sky News)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내전이 일어나고 있는 중동의 교전지역으로 입국하려는 호주인 전사는 1970년대와 1980년대 프레이저의 수상 시절 받아들였던 이민자들의 자손들이라며, 이들이 호주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 특정 커뮤니티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는 “말콤 프레이저가 펼친 79-80년대 난민정책의 오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과거를 교훈 삼아 관련 논의를 통해 앞으로의 새 이민정책에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이저 전 수상은 과거 다문화주의와 난민 재정착 정책을 표방하고 호주에 20만명에 이르는 아시아인 이민자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이와 함께 5만명의 베트남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1976년 레바논 내전 후 1만6천명이 넘는 레바논 이민자들이 호주에 정착했다.
피터 더튼 이민 장관의 비난을 받고 있는 말콤 프레이저(Malcolm Fraser) 전 수상.
이로 인해 호주 이민 당국은 새 이민자들의 자격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007년 내각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입국한 레바논 이민자들은 상당수 호주 정착에 필요한 중요 요소들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기술이 없거나, 문맹 또는 성격장애자도 포함됐다.
그러나 프레이저 전 수상은 2015년 타계 전까지도 자신의 난민수용 정책을 옹호했고, 난민 입국과 호주 내 인종차별 문제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더튼 장관은 최근 멜번에서 다수의 아프리카인과 남수단 청소년들로 구성된 에이펙스 갱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사태를 들어 “노동당 정부가 세운 빈약한(weak) 법과 정치의 산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연방 정부는 매년 프로그램을 평가해 문제가 있는 특정 집단 또는 국적자들을 파악하고 호주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사회 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구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호주 이민 희망자들 가운데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는 말도 덧붙였다.
더튼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난민정책 관련 의회 대정부 질의시간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그는 “연방 정부는 주 경찰과 협력해 성격장애를 가진 이민자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비자를 취소시킬 방침”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빌 쇼튼(Bill Shorten) 노동당 대표는 지난 금요일(18일) ABC 누스 프로그램인 ‘News 24’와의 인터뷰를 통해 “호주 국가발전은 이민자들 덕분이었다”고 맞섰다. 그는 “능력 있는 이민자들의 적절한 조화와 가족의 재결합을 골자로 하는 이민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