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이 집중되면서 임대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자들의 부동산 진입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신축이 늘어나고 여기에 인구 성장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주택임대 시장도 이전보다 취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투자자 및 아파트 신축 확대로 ‘임대’ 부동산 증가
지난 20년간의 주택임대료를 비교할 때 세입자 입장에서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즉 지난 1995년 이래 주택임대료 인상이 가장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시드니 지역 임대료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거나 주택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호주 주요 도시의 임대료가 오르고 있다는 등의 뉴스에 놀랄 수도 있지만 실제 상황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 관련 기관의 진단이다.
지난 주 금요일(10일) 공개된 부동산 조사기관 ‘코어로직 RP 데이터’(CoreLogic RP Data)의 6월30일자 월간 보고서는 부동산 임대시장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세입자들에게는 반가운 통계인 반면 주택소유자, 특히 상당 부분 담보대출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 많은 우려를 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6월) 호주 전역 대도시의 주택 임대료는 평균 0.2%가 하락했다. 특히 주택시장 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시드니 지역의 임대료 또한 내려갔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 주요도시 임대료는 1.1%가 인상됐으며, 이는 RP 데이터의 관련 조사 상 1995년 12월의 조사 기록과 같은,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최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s of Statitics. ABS)이 임금 통계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호주 노동자 주급은 평균 2.3%가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전체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3%였다. 이는 실질적으로는 임대료가 내려간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지난 3월 분기 통계청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연간 임대료 상승은 2.1%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수치는 연간 1.1%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 1995년 3월 분기에 집계된 1.1%의 연간 상승률과 같은 수치이다.
주거용 임대시장 성장이 낮아진 가장 큰 요인은 시드니, 멜번(Melbourne), 브리즈번(Brisbane) 등 주요 도시에 새로운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3개 도시의 경우 임대시장은 유닛이나 아파트보다 일반주택에서 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코어로직 RP 데이터는 “현 부동산 구매자 가운데 투자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임대시장도 취약해지고 있다”면서 “대도시 전역의 지난 10년간 주택임대 성장은 지난 한 해 성장률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임대시장이 한풀 꺾인 데는 투자자 증가에 따른 새로운 아파트 신축 증대, 그리고 더딘 인구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코어로직은 “향후 세입자들은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으며 주택소유자들은 조금 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임대 시장 성장률이 둔화됐지만 현재 임대료가 결코 저렴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현재 호주 전역의 평균 주택 임대료는 매주 $492로, 이는 풀타임 직장인 수입의 32%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또 아파트나 유닛의 경우 중간 임대료는 $461로 일반주택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이 또한 평균 임금의 30%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주택경제 학자들에 따르면 주 수입의 30%가 주거를 위한 임대료로 지출될 경우 ‘하우스 스트레스’에 처하게 된다. 주거비용이 각 가정의 예산에 심각한 압박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