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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동포들의 문학동인 모임인 ‘호주문학협회’가 동인지 9집을 발간했다. 21명 회원들의 산문 및 소설 40여편은 17년째 이어지는 이 단체 회원들이 문학적 역량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호주문학협회 아홉 번째 동인지... 탄탄한 역량 돋보여

 

어느 사회이든 그 공동체 구성의 바탕에는 문화적 형식이 발생되게 마련이고, 바로 그 토대에서 다양한 분야의 예술이 싹트게 된다. 문학이라는 장르 또한 마찬가지이다.

특히 그 예술 형태가 기본적으로 우리네 삶의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네 정서와는 다른 이질적 배경, 즉 새로운 터전에서의 또 다른 삶의 한 양식을 체험한 이민국가 동포들은 기본적으로 풍부한 소재를 품고 있을 듯하다.

물론 문학적 소양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과 넉넉한 소재가 있다 하여 그것이 곧 문학이라는 양식으로 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그 풍부한 배경과 색다른 소재들이 우리네 삶의 한 양식으로 녹아들고 오랜 시간 쌓이면서 자연스런 표현 양식으로 나오기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문학작품을 생산하거나 빼어난 문학적 결실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단 한 줄의 문장이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놓거나 때론, 잘 쓰여진 짧은 산문 한 편이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하고 그것을 실현토록 하는 것, 이것이 문학이 가진 또 하나의 힘이기도 하다.

문학은 오랜 인류 역사에 녹아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다양한 삶의 양식을 담아 왔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기록했으며,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해 왔다. 그러기에 문학이라는 예술 장르는 역사, 종교, 철학, 윤리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

시드니 한인 동포 커뮤니티에 이를 지향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00년 동포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이효정 선생을 중심으로 출범, 지금까지 이어지는 호주문학협회(전 시드니 수필문학회) 회원들이다. 글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좋아 모이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일궈가는 사람들이다. 문학이라는 분야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순수한 본연의 목표를 향해 느린 걸음을 멈추지 않는 이들이다.

최근 한국사회 모든 이들의 이목을 받고 있는 수사기관이 “검찰은 공소장으로 말한다”고 말해 국정농단 조사 과정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렇다. 검찰은 공소장으로 말하고 기자는 기사로, 문학을 한다는 사람은 작품으로 말하는 법이다. 그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호주문학협회의 그 회원들이 아홉 번째 동인지(<시드니 문학>)를 발간했다. 지난 17년 사이 9권의 동인지, 매 2년에 한 번씩 출간한 셈이다. 이 단체의 출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활동을 지켜본 기자의 입장에서 이들의 9집 발간은 상당한 성과를 보여준다는 판단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느린 황소걸음으로 본래의 목표를 향해 걸어온 이들의 역량이 이번 동인지를 통해 확연하게 드러난 데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소재의 발굴과 가공, 멋진 가공을 가능케 하는 빼어난 단어 선택, 철저하게 계산하여 만들어냈음을 알게 해 주는 문장력과 그 표현 방식, 상황을 이끌어 가는 능력, 의도한 주제를 파고드는 집중력 등 문학적 소양 측면에서 이들이 걸어온 길을 짐작케 하는 21명 회원들의 산문 40여, 단편 및 짧은 소설 5편이 담겨 있다.

호주문학협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매월 1회 각 회원들의 작품 합평과 기존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토론 등으로 약 2시간의 모임을 갖고 있다. 그는 “단체 이름을 앞세운 대외활동보다는 문학이라는 본연의 목적, 그야말로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순수 동인회”라고 소개하면서 “회원들의 이런 열정이 언젠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감동으로 눈물 흘리게 하고, 삶을 변하게 하고, 마침내는 스스로를 놀라게 하는 성과를 거두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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