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라큐스대, 12일 맨해튼에서 연주회와 토론
뉴스로=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린덴바움 예술감독이 뉴욕에서 남북 하모니를 주제로 연주와 토론에 참여한다.
원형준 감독은 오는 8일 뉴욕주 시라큐스 대학에서 갖고 12일엔 맨해튼 리디머 교회에서 연주와 패널 토론회를 갖는다.
바이올린을 켜는 예술가가 한반도 문제의 토론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그는 음악을 통해 사회에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통일운동가이기도 하다. 2009년 그가 창단한 린덴바움(독일어로 보리수)은 ‘나무와 생태계가 조화(調和)를 이루는 평화’를 뜻한다.
뉴욕을 찾게 된 것은 남북청년 오케스트라 구성을 위해서다. 2009년부터 린덴바움 뮤직페스티벌을 열어온 그는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난해 8월 15일 판문점에서 남북 오케스트라 합동 연주를 깜짝 성사시켰으나 남북관계 경색(梗塞)으로 좌절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서울 태생인 그는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해 줄리어드 예비학교와 음대에서 바이얼린을 전공했다. 현재 린덴바움 뮤직을 비롯, 국내의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객원 악장으로 연주활동을 펼쳤다. 그는 턱시도에 넥타이를 매고 고상한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보다 원폭의 폐허 위에서, 억울하게 숨진 이들의 위령비 앞에서 공연하는 것에 더 매달린다.
그는 “지난 8년간 남북 오케스트라 구성을 추진하면서 매번 정치적인 이유와 북한의 핵실험 등의 영향을 받아 음악회가 무산됐다”면서 “지난해 판문점에서 경계선을 두고 북측 합창단과 남측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하는 계획이 무산(霧散)되면서 앞으로는 무언가 다르게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이 저물어가는 12월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은 남북이 음악을 통해 대화해야 하는 이유를 ‘감성적으로’ 전달하고 국제 지원을 얻기 위해서다.
첫 일정인 시라큐스 대학 맥스웰스쿨 에거스 홀에서 1부행사로 바하 무반주 파르티타 2번 ‘샤콘느’와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을 연주하고 2부에선 한반도 주제의 토론에 참여한다. 토론엔 바이든 부통령과 케리 국무장관에게 미국과 동아시아 자문을 해온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 맨즈필드 재단 총재, 프레드 캐리어(Fred Carrier), 시라큐스 대학 LiNK 회장 서지연씨도 함께 한다.
자누지 총재는 전 미국상원외교위원회 디렉터를 역임했고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부회장 캐리어 교수는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과 다양한 학술교류를 해오면서 2008년 뉴욕 필하모닉 평양 공연을 성사시킨 한반도 정책 전문가이다.
두 번째 일정인 맨해튼 리디머 교회에선 피아니스트 준 조(Jun Cho 줄리어드 음대, 현 라이스 대학 박사)씨와 함께 프랑크, 드비시, 프로코피에프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2부에는 인권네트워크 창업자 엘리아스 포파(Elias Popa), ‘북한의 잠재된 혁명’ 저자인 백지은 전 하버드대 벨퍼 센터 연구원, 현 옥스퍼드대 박사, 로버트 비어맨(Robert Bierman) 뉴스 디플리 CRO와 함께 페널로 출연한다.
원형준 감독은 증조할머니 산소를 개성에 둔 이산가족이다. 1999년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소년들을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구성해서 세계투어 연주를 하는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자처럼 그도 음악을 통해 남북의 만남을 원하고 있다.
하버드와 프린스턴, 조지타운 등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 대학에서 바이올린 연주와 남북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던 그는 “외국학생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을 보고 박수도 하며 격려해주었다”고 전했다.
비록 한반도를 둘러싼 오늘의 상황은 얽혀진 매듭을 풀기가 쉽지 않지만 그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원형준 감독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정책이 서로의 소리만 내고 듣지는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며 “각각의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의 가치(價値)를 정치인들이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라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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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12월 12일 행사 티켓 문의: http://bit.ly/2fPhxrH
*뉴욕문화원 홍보 사이트: http://www.koreanculture.org/?document_srl=608311
*The Human Network 사이트: http://www.thehumanrightsnetwork.org/
<사진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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