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IMF사태 오나… ‘성장절벽’ '제조업 바닥'에 '소비절벽’까지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원광대 교수) = 지난 12월 3일 새벽 4시 10분, 야3당 원내대표들의 발의로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오는 12월 9일 표결될 예정이다. 그리고 12월 4일 미적거리던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지난 12월 4일 극적으로 오는 9일 탄핵 표결에 참여하기로 했다.
따라서 오는 9일 탄핵소추안의 운명이 표결로 결정된다. 특히 탄핵안이 부결되는 경우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고 촛불민심은 여의도로 이동하여 국회해산을 명령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정치적 혼란과 격동 속에서 ‘성장절벽’에 직면한 한국 경제는 시간이 갈수록 더 처절한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 필자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 |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이제 한국 경제는 망할 일만 남았다.” 온 국민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삶의 터전 앞에서 공포와 분노에 싸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렇다. 지난 몇 년 전부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던 한국 경제가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하여 완전 초토화 과정을 밟고 있다. 곧 제2의 IMF 사태가 오거나, 2008년 글로벌 위기보다 더 심각한 침체가 올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과 다음 주 칼럼은 2회에 걸쳐 주요 경제지표와 현안 문제를 통하여 한국인의 삶이 과연 어느 정도 멍들었는지를 짚어보고, ‘박근혜 탄핵소추안’의 표결결과에 따른 경제 전망을 예측해 보려 한다. 특히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정권 창출과 경제 구조 개혁이란 대과제가 어떻게 국민의 삶의 질과 방향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성장 모델로 삼는 현 정권의 진퇴 여부에 따라 성장보다 분배 그리고 소득 불평등 해소를 우선시하는 새로운 정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정책이 출현할 가능성도 있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고 본다.
우선 한국 경제의 부끄러운 민낯을 살펴보자.
성장절벽: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한국 경제가 ‘성장절벽’에 부닥쳐 유럽과 일본과 같은 선진국형의 ‘저성장 늪’에 빠져들고 있는 현상이다. 통계를 보면, 올해 3분기(7월~9월) GDP 성장률은 0.6%에 그쳐 2분기의 0.8%보다 0.3%포인트나 낮다. 그리고 2016년 3분기 전체 산업생산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의 마이너스(-) 2.5%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저인 마이너스(-) 0.9%를 기록했다.
GDP 연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6.7%, 2013년 3.8%, 2015년 3.2%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2.2%를, 그리고 2017년에는 더 낮은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중장기 경제 전망도 매우 비관적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중장기 성장을 예측하는 ‘잠재성장률’이 지난 2000년 초기에도 3.5%~4.0%였는데 그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여 2025년에는 최악의 경우 1.5% 선이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제조업: 2016년 10월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IMF 사태 직후인 1998년의 69.8% 이후 18년 만에 가장 낮은 70.3%로 떨어졌다. 그리고 2016년 3분기 전체 산업생산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의 마이너스(-) 2.5%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저인 마이너스(-) 0.9%를 기록했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경제의 튼튼한 허리 역할을 하던 제조업이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소비절벽: 한국 경제가 최근 ‘소비절벽’에 부닥치고 있다. 소비 증가가 한 나라 경제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마다 다르다. ‘소비 사회’를 대변하는 미국의 경우, GDP 지출의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고정자본 투자나 정부 지출, 수출 증대 등 다른 성장요인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 물론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국내소비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국에 비해 크게 낮다. 하지만 국내 소비의 안정적인 증가 없이는 한국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올해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 9월 101.8, 10월에 102.4였다. 그리고 경기전망지수(CSI)는 더 나빠져 9월의 83에서 10월에는 80으로 떨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평균소비성향(세금 낸 후 가처분 소득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퍼센트)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이다. 이 지수는 2011년 76.5%에서 2016년에는 70.1%로 하락했다. 즉 국민의 소비 능력이 줄어드는 데 그 이유가 바로 소득 증가가 벽에 부닫쳤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폭발 직전에까지 이르렀다.
(다음 주 칼럼에서 가계부채 폭등, 소득 불평등, 복지 지수, 삶의 질, 정경유착 등을 짚어볼 것입니다.)
(필자 소개 : 박영철 전 원광대학교 교수는 벨기에 루뱅 대학교 경제학과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경제 분석가로 15년(1974~1988년)간 근무했다. 이후 원광대학교 경제학부 국제경제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0년 은퇴 후 미국 페어팩스(Farefax)에 거주하며 개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