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앞에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남지말고 내려오라"
뉴스로=정현숙기자 newsroh@gmail.com
조계종 스님 2684인이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退陣)을 촉구하고 조계종단이 총무원장 명의로 긴급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한국 불교계가 적극적인 퇴진운동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를 위한 조계종 승려 2684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지난 1일 조계사에서 열렸다.
조계종 스님 2684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지켜보던 스님들이 현 시국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또 조계종단은 6일 총무원장 자승스님 명의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종단이 공식적으로 시국사태와 관련한 종단 차원의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과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시공스님 등 조계종 스님 20여 명은 1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시국선언문에서 “제방에서 수행(修行)에 전념해야하는 수행자들이 이 자리에 나선 이유는 민주주의와 헌법질서가 훼손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시대의 양심과 가치관을 이끌어가는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최근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의 헌정질서 파괴 및 국정농단 사태를 참담한 심정으로 목도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국민이 위임한 소중한 주권이 비선실세에 의해 농락당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수백만의 국민을 거리고 이끌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명문은 “우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모든 삿된 일의 진위가 명백하게 밝혀지고 법과 원칙에 의해 바로잡혀지길 바란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고 즉각 퇴진하라는 국민의 뜻을 준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과 헌법질서 파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 ▲ 현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검찰 및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 ▲ 국회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대통령 퇴진과 탄핵 추진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수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스님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수행자의 양심에 근거해 호소한다”며 “부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의 요구에 귀기울여 역사 앞에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남지 않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국선언문에는 조계종 비구 1447명, 비구니 804명, 사미 253명, 사미니 180명의 스님들이 이름을 올렸다. 참가 스님의 면면은 교구본사, 중앙종무기관 소임자부터 수좌 스님과 학인 스님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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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대웅전 www.ko.wikipedia.org
<꼬리뉴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 국가위한 유일무이한 길” 조계종 긴급 호소문
총무원장 자승스님 발표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들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외침은 혼란과 위기의 국가를 새롭게 일으켜 세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중한 빛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국가적 혼란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입장을 밝힙니다.
‘歸根得旨 隨照失宗 귀근득지 수조실종’
근본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뜻을 얻고 보이는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잃는다 하였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충분하게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국민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나라 안의 사정이 매우 시급하고, 나라 밖의 정세가 매우 위태롭습니다. 따라서 한시라도 나라를 정비해서 안팎의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을 아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여야 정치인들 또한 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민심을 바로 본다 하되 바로 보지 못했고 국가를 위한다 하되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발로참회해야 합니다. 여야정치인들에 거는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대통령의 탄핵에 있는 만큼 눈앞의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지 말고 민심을 올곧이 받들어야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적인 대규모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자랑스러운 해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우리 안에 드리워진 불신과 두려움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촛불에 담긴 국민들의 염원을 모아 새로운 미래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국가적 위기와 혼란이 조속히 종식되고 우리 사회가 금번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한걸음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불기2560(2016)년 12월 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호계원장 성타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대한불교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월정사 주지 정념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육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