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하원 경제 상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의 높은 주택가격 원인을 해외 구매자들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되며, 호주 주택공급 실태, 지방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세제 혜택의 효과 등 전반적인 시스템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외국인 구매자, 시드니-멜번 고급 주택 구입 없어
‘가격상승 요인... 일방적 비난 자제해야’ 의견 제기
올 들어 크게 치솟은 주택가격으로 첫 주택 구매자들은 주택가격 인상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한 달에 수백 달러를 저축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적정한 주택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외국인 투자자를 비난하는 것이 국가적 강박관념처럼 사로잡혀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의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첫 구매 주택으로 50만 달러 선에 달하는 주택의 경우 향후 12개월 동안 10%가량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성장률을 감안하면 시드니 지역 첫 주택 구입자가 부동산 시장의 주택가격 상승 속도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는 매주 200달러를 저축해야 하고, 멜번(Melbourne)의 경우에는 매주 120달러를 모아야 한다고 지난주 금요일(2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 ‘도메인’이 보도했다.
더불어 시드니와 멜번의 첫 주택 구입자들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임대료 상승률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각각 매주 25달러 및 10달러를 저축해야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현재 Y세대(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가 직면한 현실이다.
신문은 ‘적정 가격 주택’이 ‘블레임 게임’(blame game. 어떤 실패 상황이나 부적절한 결과에 대해 단독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서로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됐다면서 ‘적정 가격 주택’에 대한 논란을 해결하려면 문제의 원인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다수의 호주인들은 ‘적정 가격 주택’에 대한 문제를 외국인 구매자들로 부터 해결하길 원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분석 회사인 ‘코어로직 RP데이터 및 나인 리워드’(CoreLogic RP Data-Nine Reward)의 조사 결과, 호주인 전체 응답자 가운데 73%가 ‘주택가격을 더 비싸게 만든 해외 구매자를 비난한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시드니, NSW 주 지방,
멜번, 타스마니아(Tasmania) 및 주도인 호바트(Hobart) 거주 응답자 가운데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외국인 구매자를 비난'한이들의 비율은 79%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 조사 당시보다 2.1% 상승한 수치다.
현재 해외 부동산 소유자들은 조 하키(Joe Hockey) 재무장관이 약속한 강력한 외국인 투자자 관련법 뿐 아니라 호주 국세청(ATO. Australian Taxation Office)로부터 철저한 규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 구매자들을 규제함으로써 ‘적정 가격 주택’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호주의 법은 규제 감시를 할 뿐 ‘적정 가격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는 점에서이다.
중국 최대 국제 주택 포탈 사이트인 ‘Juwai.com’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시드니 소재 지역으로는 모스만(Mosman), 도버 하이츠(Dover Heights), 세인트 아이비스(St Ives), 파라마타(Parramatta)와 드럼모인(Drummoyne) 등으로, 새로운 브랜드 아파트가 많은 고급 교외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 부동산 구매자 대부분은 시드니 또는 멜번의 고급 부동산을 구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하원 경제 상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고급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명확히 명시돼 있다. 보고서는 ‘적정 가격 주택’ 문제의 원인으로 ‘토지 공급의 부족, 저개발, 주 계획 법령 및 규정, 지방 카운슬의 불필요한 요식, 주택 가격과 관련된 인지세 및 양도 소득세’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시드니의 높은 주택 가격에 대한 원인을 해외 구매자들에서만 찾아서는 안 되며 호주 주택 공급 실태, 지방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세제 혜택 효과 등 전반적인 시스템에서 비롯된 문제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5 주택산업협회(HIA)의 ‘더 나은 도시 건설’ 회의의 지난주 개막식은 첫 주택 구매자가 절벽에서 땅으로 떨어질 때까지 자신이 원하는 집이 눈앞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쓸쓸히 지켜보는 모습을 표현한 만화 화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됐다. 심지어 해당 만화는 현재 첫 주택 구입자들 대부분이 태어나기도 전인 30년 전에 출판된 것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정책 입안자들이 이미 몇 년 전, 시드니의 중간 주택가격이 100만 달러에 이를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에 호주인들은 화를 내야 한다”며 “주택가격 상승의 책임에 대한 분노를 해외 구매자가 아닌 올바른 방향으로 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에 대한 유리한 세금 혜택으로부터 야기된 낮은 이자율과 투자에 대한 욕구는 빠듯한 주택 공급과 수요의 문제를 악화시켰다.
정부는 ‘적정 가격 주택’과 관련된 보고서에서 ‘공급 제약 조건, 인지세, 양도 소득세를 수정해야 한다’는 권고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주택은 주거지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