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업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강제 성 노예 등 범법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은 시드니 지역의 한 성매매 업소.
NSW 경찰, 의회 국정조사서 언급...규제 강화 제안
국제 인신매매 조직에 속아 호주로 입국한 뒤 성매매 업소에서 매춘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NSW 주 소재 성매매 업소 여성들이 성 노예 생활은 물론 마약을 강제 복용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금주 화요일(1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NSW 경찰청의 닉 칼다스(Nick Kaldas) 부청장은 시드니 지역 매춘업소 규제와 관련된 의회 국정조사에서 이 같은 증거를 제시하면서 “느슨한 규제가 매춘산업에서 범죄 행위를 허용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칼다스 부청장은 “이 분야에서 적법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음에 따라 관련 종사자들은 끔찍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그는 “매춘업소의 성 노예 관련 보고서에서 아시안계 학생을 성 산업에 종사시키는 대규모 조직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인신매매 범죄를 수사하는 NSW 경찰은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 여성들을 관광비자로 호주에 입국시킨 뒤 학생비자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칼다스 부청장은 “성 매매 업소 종사자의 상당 부분은 아시안계 여성으로 영어 소통이 잘 안 되고 또한 사법 시스템에 대한 상식도 없으며, 성 노예 생활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할 뿐 아니라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잘 모르는 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당사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성분의 불법 마약을 강제로 복용시킨 뒤 일을 하도록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NSW 주에 340여 성매매 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130개여 업소가 시드니 도심에, 80여 업소가 시드니 남서부 지역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성매매 업소 가운데 40여 업소는 불법 바이키 갱 조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칼다스 부청장은 현재 성매매 업소에 대한 규제는 “애매한 상태”라면서 이를 지방의회가 규제해야 하며 또한 성매매 업소의 수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성매매 업소를 하나의 사업체로 정식 등록하도록 하며 운영자의 백그라운드를 체크, 관리하고 성 매매 종사자들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칼다스 부청장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들 성매매 업소 종사자들의 피해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매매 관련 국정조사 위원장인 자유당의 알리스터 헨켄스(Alister Henskens) 의원은 “칼다스 부청장의 증거에서 매춘업소의 범법 행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국정조사 관련 최종 보고서는 오는 11월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