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로 선출된 뒤 자신의 입장을 발표하는 말콤 턴불 대표(사진). 자유당의 새 대표이자 집권당 수상으로 애보트의 임기를 이어가는 그의 입장에서 정치적 성공 여부는 자유당 의원의 통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정치면 편집장, 칼럼 통해 분석
자유당 우파 끌어안기 여부, 턴불의 정치적 성공 결정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은 결코 국가 통합을 위한 지도자라 할 수는 없다. 또 대표직에 재선출된 턴불의 성공 여부는 애보트를 지지하던 당내 우파 세력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집권 자유당 대표로 연방 수상인 애보트 수상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하락으로 당내에서도 대표 교체에 대한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상황에서 금주 월요일(14일) 밤, 전격적으로 단행된 대표 경선에서 턴불 전 대표에게 자리를 내준 애보트 수상에 대한 언론 평가는 냉정했다.
아울러 케빈 러드 집권 당시 자유당 대표직을 애보트에게 내주었던 턴불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당내 우파 끌어안기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주 화요일(15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관련 기사에서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측면에서 애보트 수상의 지도력은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문의 정치 및 국제면 편장집인 피터 하처(Peter Harcher) 기자는 칼럼을 통해 이 같이 언급하면서 새 대표이자 수상직을 맡게 된 턴불 대표에게는 이 부문이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하처 편집장은 애보트 수상에 대해 “스스로 표현했듯이 ‘당 대표에서 (집권을 통해) 국가 지도자로 전환하면서 성취해야 하는 것들’을 결코 일궈낼 수 있는 지도자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3년 연방 총선에서 노동당을 누르고 정권을 차지한 자유-국민 연립은 이후 18개월간 유권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지지 기반을 잃어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자유당 의원들은 다음 연방 선거 때까지 이 같은 결과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 새로운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해 왔다.
턴불 전 자유당 대표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 중 하나로 명성을 얻어 왔으며, 노동당 및 녹색당 지지자들로부터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의 정치 신념은 사회적으로는 진보를, 경제적으로는 보수를 지향한다는 것이었다.
턴불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그가 소속된 자유당의 통합 여부가 될 것이다. 그것이 수상으로서 턴불의 재임 기간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게 되며, 턴불의 계획에서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장관(사회서비스부)이 중심축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케빈 러드의 노동당 정부 당시 자유당 대표로 재임하던 턴불의 마지막 임기는 실패였는데, 이는 당시 노동당 대표이자 수상이었던 케빈 러드(Kevin Rudd)의 탄소배출거래 계획을 지원하는 그의 계획에 반기를 든 당내 우파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자유당의 극우파는 자유당 대표로 모리슨 장관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이번 애보트에 대한 대표 도전을 턴불의 배반으로 보고 있기에 턴불을 지지할는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모리슨 장관은 스스로가 당 대표로서의 준비가 안 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당내 새 대표로서 자신이 언급될 때마다 이를 거부해 왔다.
현재 모리슨 장관은 46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며, 스스로에 대해 인내심이 강하다고 말해 왔다.
이번 새 대표 투표에서 그는 애보트 전임 수상을 지지했지만 턴불 대표 재임 기간 동안에도 정부 내각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모리슨 장관이 애보트를 지지하던 자유당 우파와 턴불 지지 세력의 중간에서 이들을 중재할 수만 있다면, 턴불 정부는 당을 하나로 묶을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말콤 턴불이 다시금 자유당 대표직을 맡게 된 것은 단지 개인적인 기회가 아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 및 동성결혼 이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할 것이며, 일부 유권자 층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내년도 연방 총선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이것이 새 대표 체제 하에서 턴불 반대파를 징계하거나 아니면 극적인 통합을 일궈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될는지는 미지수이다.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전 노동당 대표(2009년 케빈 러드 수상 재임 당시 노동당 대표직에 도전, 러드 대표를 밀어내고 수상에 부임)가 당시 러드 수상의 당 대표직에 도전했을 당시 그녀는 이 같은 추론을 계산했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 노당당 의원들의 통합, 또는 징계는 보장되지 못했다.
이 같은 분석에 이어 하처 편집장은 “만약 통합이 턴불의 새로운 도전이 된다면 이는 곧 노동당 빌 쇼튼 대표에 대한 자유당의 정치적 공세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쇼튼 대표는 인기 있는 지도자로 부상한 적은 없지만 지금은 변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쇼튼 대표의 리더십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