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경찰청 소속 일반인 직원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 현장. 이번 사건은 급진 성향의 15살 청소년 파하드 칼릴 모하마드 자바르(Farhad Khalil Mohammad Jabar)의 소행으로 경찰은 그 주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청 소속 회계부 IT 담당 직원, 머리에 총 맞고 사망
경찰, 총격 사건 직전 소년이 방문했던 이슬람 사원 등 조사
지난해 12월 시드니 도심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의 한 카페에서 총기 인질극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대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금요일(2일) 파라마타(Parramatta)소재 NSW 주 경찰청 앞에서 15세 청소년이 총기를 발사, 경찰청 소속 직원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 호주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급진 성향의 15살 청소년 파하드 칼릴 모함마드 자바르(Farhad Khalil Mohammad Jabar)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주 토요일(3일) NSW 주 경찰청 앤드루 스키피오네(Andrew Scipione) 청장은 “이번 사건은 정치적 동기에 의해 일어났고 이에 따라 테러리즘과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NSW 주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수상은 “15세 소년이 이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시드니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고 말했다.
자바르는 지난 주 금요일(2일) 오후 4시30분 파라마타 소재 NSW 주 경찰청을 나서던 회계부의 IT 담당 직원 커티스 쳉(Curtis Cheng)씨에게 총기를 발사, 살해했다. 경찰이 CCTV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자바르는 권총을 들고 피해자에게 다가간 뒤 머리 뒤쪽에 총알 한 발을 발사했다.
금주 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경찰 말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총기 테러가 일어나기 전, 자바르가 이슬람 사원에 들렀던 것을 확인하고 이슬람 사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상에는 자바르가 경찰청 직원에게 총을 쏜 뒤 경찰이 총소리를 듣고 달려 나와 대응사격을 가해 자바르를 사살하기 전, 자바르가 머리 위로 권총 들어 올려 흔들었던 것이 장면이 들어 있다.
경찰청 대테러 수사팀 및 살인사건수사대(Homicide Squad)는 자바르가 사용한 오래된 스타일의 무기를 포함, 총기 테러를 벌이기 전까지 자바르의 이전 3일간의 행적을 뒤쫓고 있다.
NSW 경찰청의 닉 칼다스(Nick Kaldas) 부청장은 금주 월요일(5일) 미디어 발표에서 “현 수사 단계에서 소년의 총이 어디서 왔는지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그는 이어 “자바르가 총을 겨눌 당시 이 소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불안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사원과 자바르가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이슬람 단체 중 하나인 ‘Hizb ut-Tahrir’는 “지난 주 금요일 이맘(Imam. 이슬람 예배를 인도하는 성직자) 중 한 명이 자바르가 테러 직전 방문한 이슬람 사원에서 연설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성명서를 통해 “Hizb ut-Tahrir가 자바르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은 대해 터무니없고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주 금요일 자바르가 총기 테러를 일으키기 전, 이슬람 사원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기도를 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날 자바르와 마주쳤던 사람의 증언에 의하면 자바르는 문제 있는 가정에서 외로움을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라마타 이슬람 협회 닐 엘-카도미(Neil El-Kadomi) 의장은 “예배당으로부터 하이스쿨 학생이 총을 공급 받을 수도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 고려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하며 “이슬람 사원의 모든 코너에는 4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데 어떻게 자바르가 총을 얻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자바르의 얼굴은 친숙하지만 그는 사원을 그림자처럼 조용히 오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엘-카도미 의장에게 자바르가 총격에서 사용한 권총을 담았던 검은색 배낭의 출처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자바르의 가방은 시드니 이슬람 서점과 관련된 브랜드인 것을 알려졌다.
경찰이 라켐바 이슬람 서점(Lakemba Islamic Book Store) 직원에게 자바르를 알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자 직원은 전화를 끊기 전 “정치 얘기는 하지 말라. 여기는 이슬람 서점이다”라고만 답했다. 다른 이슬람 서점에도 비슷한 질문을 했지만 특별한 답변은 없었다.
자바르의 총기 테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금주 화요일(6일) 현재 경찰은 지난 주 외국으로 출국한 자바르의 여자 형제 행적을 추적 중이며, 자바르의 다른 가족들은 이번 수사에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티 테러리즘’ 전문가 디킨대학교(Deakin Uni.) 그렉 바튼(Greg Barton) 교수는 “파라마타 이슬람 사원은 급진 성향인 사람들에게는 천국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