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있는 사람들이여 행복하라!”
뉴스로=노창현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민중을 기만하고 고통스럽게 만든 이명박근혜 무리들을 하늘과 인간 땅이 그냥 두고보지 않을것이다.”
정의와 양심을 외치는 투사의 사자후(獅子吼)가 아닙니다. 불가에 귀의한지 40여 성상, 속가의 나이로는 환갑 진갑도 지난 60대의 노스님은 이 땅의 고통받는 중생들을 위해 기꺼이 당신의 한 몸을 불살랐습니다.
1월 7일 밤 10시 40분경, 촛불집회가 열리던 광화문 광장이었습니다. 몸에 불을 붙인 주인공은 정원스님(64)이었습니다. 서울대병원에 실려간 스님은 전신의 70%에 3도 화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입니다.
불가에서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이란 말이 있습니다. 소신공양은 '스스로의 몸을 태워 부처에게 바친다'는 뜻으로 세속적 의미의 분신자살과는 다릅니다. 소신공양은 불길속에서도 가부좌(跏趺坐)를 풀지 않고 비명도 지르지 않아야 하므로 수행으로 높은 경지에 도달해야만 가능합니다.
정원스님은 ‘정원비구’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였습니다. 성원스님의 페이스북을 뒤늦게 읽으면서 저는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당신의 한 몸을 불살라 민중의 고통을 끝내고 정의가 살아 숨쉬는 땅이 되기를 염원하는 스님의 지극한 마음이 읽혀졌기 때문입니다.
정원스님의 모습에서 1963년 6월 11일 월남의 틱광둑 스님(65)의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소신공양이 오버랩됐습니다. 당시 월남 고딘 지엠 정권의 불교탄압과 독재에 맞서 틱광둑 스님은 많은 스님들과 경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신공양을 했고 불길이 타오르는 동안에도 가부좌를 풀지 않은 스님의 모습은 세계에 큰 충격과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결국 고딘 지엠 정권의 패망을 가져왔습니다.
틱광둑 스님과 정원스님은 시간과 공간은 다를지라도 60대 중반의 나이에 소신공양을 결행함으로써 압제자들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고 뭇 중생을 감동케 한 공통점이 있다 할 것입니다.
이 칼럼의 모두(冒頭)에 소개한 “이명박근혜 무리들을 하늘과 인간 땅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는 예언같은 문장은 지난 1월 4일 정원스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입니다.
스님이 올린 사진중에는 매일 아침 특검 사무실이 있는 강남의 한 빌딩 앞에 나가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천을 장삼처럼 두르고 시위를 하는 ‘출근투쟁’도 있었습니다. 어느날은 거리에서 대자보를 펼쳐 놓고 좌선하는 모습도 있었고 광화문 한복판에 홀로 선 채 ‘목탁의 비애’라는 대자보를 들고 서있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늘 노란 리본을 모자나 가슴에 달고 있더군요.
스님이 올린 글과 사진들을 뒤늦게 하나하나 찾아보며 고통받는 민중에 대한 한없는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 졌습니다. ‘이명박근혜’로 이어지는 불의한 정권의 패악질에 분노할때면 서슬 퍼런 기개(氣槪)에 가슴이 끓어 올랐습니다.
서씨라는 속가 성의 스물네살 청년이 집을 떠난 것은 1977년이었습니다. 성철 큰스님이 주석하던 해인사에서 머리를 깎았고 1978년 사미계를, 1979년 비구계로 정식 스님이 되었습니다. 1980년 광주학살, 불교법란이 일어나자 법주사 강원에서 공부하던 스님은 서울에 올라와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스님은 “시위현장에서 삶의 독함을 습득. 최루가스. 87년 6월 항쟁에선 사과탄. 탄탄..맛봄”이라고 회상했습니다.
하수상한 시절은 스님에게 우울이라는 마음의 병을 안긴 듯 합니다. 또다시 산에 들어간 스님은 기도정진끝에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고, 고통받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보살행(菩薩行)의 결심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오래전부터 있었던 깊은 우울..수면속에 가라앉듯 내면속으로 기어들어가듯 산속으로 기어드감.. 우울증의 극치를 맛봄. 결국 끝으로 가려했고 마지막 선택으로 택한 기도삼매가 살렸다. 엄청난 에너지가 머리로 들어와서 어깨를 감싸고 온몸을 휘감았다. 기이한 경험이었다. 구름이 눈 앞에서 보이더니 사라짐. 내 몸 이입. 그 에너지로 병든 환자, 귀신들린 여자를 치료했는데, 더 기이한것은 개안을 해서 육안으로 볼수 없는 세계를 통해 이 세상의 전모를 파악한 것. 내안에 있는 것은 내가 어쩔수 없다. 넘쳐나는 힘, 그 힘으로 어떤것과 대적해도 두려움없이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 무엇보다도 나를 가장 움직인것은 이 땅의 사람들에게 덧씌워진 고통이었고 그에 대한 애정이었음.”
2005년부터 시민단체를 통해 사회참여 활동을 본격화한 스님은 한반도대운하, 4대강 사업으로 금수강산을 난도질한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2007년에 이명박에 계란 투척한 일로 폭행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체포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2011년엔 상암동 박정희 기념관을 파괴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는 등 벌금형도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 4월 16일. 스님은 이날을 ‘세월호 학살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모든 국민이 그러했듯 세월호 참사는 스님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기이한 종교체험 못지않은 충격. 보름간 식음전폐하다시피 하며 팽목항에서 기도. 그럼에도 생명하나 건져낼 수 없었다는 절망감. 종교에 대한 회의. 내가 세상 살면서 통음을 했던 2번째의 슬픔. 숨조차 쉬기 어려운 한국에서 탈출, 베트남에서 2년간 탁발(托鉢)로 지냄.”
스님은 2015년 12월 한일정부간 일방적인 위안부협정에 분노했고 이듬해 1월 6일 외무부 서울청사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화염병 투척. 3개월 서울구치소 밥먹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2년 앞으로 징역 한번은 더 살것 같음. 미친년놈들의 세상이 바뀌기전에는 어려울것 같음.”
아마도 다음 글은 스님이 세상의 고통받는 중생과 소통(疏通)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일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것은 그물처럼 서로 얽혀져있기에 홀로 독립된 자유는 없다. 결국,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나와 관계된 사람들, 인연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스님의 활동에 페북친구를 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스님의 페친 신청 원칙을 보면서 슬그머니 미소가 퍼졌습니다.
“페친신청 수락 순위는
1.세월호관련 무조건 승락
2.국정농단에 대한 거론과 바른비판
3.야당의 어떤 후보자를 지지하던 관련없음
4.종교구분 없음.
불교인이라 하더라도 국정농단의 실체와 상관없이 설법위주의 글로 도배되어있는 사람은 삭제함. 이저저도 아닌 개인 취미생활로 가득찬 사람의 페친신청은 거절함. 승려는 무조건으로 받아주어야 하는 주장 섭수 못하고 저는 자비롭지도 못합니다. _()_ 용서하십시오.”
December 29, 2016 at 2:35am ·
자야하는데...일찍 특검가서 출근투쟁하고 낮에는 탁발투쟁해야 하는데 잠이 안오네...허허
December 29, 2016 at 8:07am ·
7시 40분 도착. 헤메다 특검사무실 앞.춥고 길 미끄럽네요. 출근길 조심하세요.
January 1 at 7:50am ·
출근투쟁. 특검이 출근한다는데 쉴수야 없지요. 오늘은 채찍이 아니라 당근입니다.특검힘내라!
January 1 at 3:55pm ·
반기문에 대한 지지는 사대주의와 지역주의 결합
지지자들 중에 반기문을 제대로 알고 지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이 충청도 출신이기에 지지하는 지역주의 편승자를 포함한 지지자들은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글러벌한 이미지 때문에 지지하는 것은 아닐가?
해방 후.사람들은 미국을 선망대상으로 삼아왔고, 원조를 해준 미국을 시혜국으로 알아왔다.
반기문이 국내의 중요정책이 아닌 세계의 이미지인 유엔의 사무총장이었다는 것에 대리만족을 느껴 그것이 지지심리를 형성한다면 유명 연예인을 쫏아다니는 팬급 수준밖에 안되는 것이다..
이명박의 자수성가형 출세선망과 반기문에 대한 유명인 대리만족이 같은 유형이라면 지지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공적개념 조차 정립되지 못한 사람들은 이 나라를 다시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에 한국을 떠나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박근혜구속_적폐청산
January 1 at 9:37pm ·
촛불민심이 정의인것은 사심이 없기에 직관의 눈으로 보고 말하기에 하늘의 뜻입니다.
#박근혜는_민심따르지않으면_천벌받는다
January 1 at 7:47pm ·
박의 기자간담회는 국민기만으로 분노게이지 폭팔시키는 것이고, 박사모에게 보내는 신호이다. 촛불을 무시할 정도로 많이 모여서 탄핵기각을 외치라는 충동질.이쯤되면 칼부림내는 조폭우두머리의 명령이 아닐수 없다.
January 2 at 3:02pm · Seoul, South Korea ·
겨울나기 하려고 남양주 봉인사에 전화하니 미국 갔다네요.25일이나 온다고 ㅠㅠ
외국 가시는 페친중에 집 지켜줄 사람없어 고민중인분.집은 확실히 튼튼히 지켜드릴테니 메세지 바랍니다.
#박근혜구속_적폐청산
January 3 at 9:09am ·
7시 50분 출근.9시 5분퇴근
박영수.윤석렬검사 출근.멀리서 뒷모습만 보았다.
정원비구 at 서울시내어딘가.
January 3 at 10:07pm ·
깜깜한 밤이다
tv는 국정원이 장악하였기에
모든 불을 소등하고
페이스 북에서 비치는 불빛을 나침판 삼아
심야의 길을 더듬어가고 있다
January 3 at 10:13pm ·
망망한 바다위에서 편지를 쓴다
수취인 없는 편지를 허공에 날려보내고
약속없는 세상을 향해
의문부호를 지운다
기억조차 지운다
점하나
허공에 떠있다
January 3 at 10:54pm ·
사람은 사람의 길로 가야한다
짐승은 사람의 길로 가지못한다
박근혜 무리는 짐승의 도를 넘으려 한다
그것은 역천이다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응징이 있으리
사람의 손을 벗어났다
그 옛날 소년은 어딜가고
배역바뀐 중늙은이
서리내린 눈섶이나 목청은 여전하여
늑골을 찌른다
네 이놈들!
패역의 무리들아!
지난 4일엔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언급하는 등 앞날을 예견하는듯한 여러 가지 문장을 잇따라 올렸습니다.
“문수스님 이남종열사 분신열사는 죽음이 아니라 가장 강한 저항이었다.”
“민중이 승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됩니다.”
“나의 의지대로 살아왔고 살아간다면 후회할 것도 아쉬울 것 하나도 없다고 봅니다.”
“텅 빈 공간에서 깜박이는 불빛하나
별도 달도 없는 검은 그곳에서
조난신호 같은
그 빛은 누구의 손짓인가.”
“오늘 아침 특검출근 시위, 예기치 않은 일로 늦게 올립니다. 타임라인 글 중에 책으로 낼만한 것이 있다면 출판해서 그 이익금은 양심수 영치금과 복지에 쓰였으면 합니다.”
문스스님(47)은 2010년 5월 31일 오후 3시경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사직리의 한 낙동강 강둑에서 이명박 정권의 사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분입니다. 스님은 유서에서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하라.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일갈(一喝)했습니다.
정권 차원에서 쉬쉬하고 제도권 언론도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하루 한끼만 공양하며 참선정진에 몰두하던 청빈한 스님의 소신공양은 자칫 무기력해질뻔한 오늘의 한국 불가에 큰 울림을 준 사변이었습니다.
2010년에 문수스님이 있었다면 2017년엔 정원스님이 있습니다.
스님은 소신공양 하루 전 사진 한 장을 올리며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끝으로 스님의 1월 6일 글을 소개하며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 날까지 세세생생 끝없는 보살도를 발원한 스님의 지극한 마음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이보시오 촛불님네
내간다고 서러마라
지구중생 돌고돌아
언젠가는 다시만나
그대곁에 다가와서
미소짓는 저사람이
넘어질때 손잡는이
나인것을 알고사소
그런사람 부처이고
보살인줄 알고사세
생명줄을 잡았으면
놓을줄도 알아야지
잡는다고 잡혀지나
놓는다고 놓아지나
이세상에 동류인생
모두모두 나의가족
나의친족 나의친구
한국땅에 태여날때
이런줄을 몰랐다네
매국역적 득세하여
칠십여년 침탈하고
껍데기만 한국이요
알맹이는 일본미국
나라이니 원통하고
분통하다 국민들은
더이상은 이대로는
못살겠다 갈아엎자
국정농단 무리들을
처단하자 소리높네
생명이란 한꾸러미
그런줄을 모르고서
제배때기 채울줄만
아는것은 짐승보다
못한부류 하류인생
국정농단 천지기만
동물야수 모두나와
착한인간 괴롭히니
죄란죄는 모두모두
저지르니 그악행이
지구우주 덮었어라
이제나는 그들악행
징치하러 떠나노니
잡지마오 슬퍼마오
악인들을 모두모두
처벌한뒤 그이름들
지옥세계 명부판에
영원토록 새기려니
대대자손 과보받고
부끄러워 하늘태양
쳐다보지 못하리니
선량선민 가슴맺힌
철천지한 씻기우세
할말이란 너무많아
기록하기 어려우니
이만하세 이만하오
- 정원비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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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노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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