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이야기] 성공의 열쇠는 자조정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한국에서 지난해 9월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병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다. 인간은 태어나 백일이면 백일잔치를 벌인다. 그 유래가 옛날에 한 인간이 태어나 백일이 지나면 살아 남을 확률이 죽을 확률보다 높았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법이라도 모든 국민이 자조 정신, 즉 제 힘으로 자신을 지켜 나가겠다는 정신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주 노동자로 산 나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을 평생 모르고 살았으니 김영란법 같은 법은 필요 없다. 그러나 부정 청탁 때문에 피해를 입고 이곳까지 와서 노동자로 살았던 몸이니 그래도 김영란법이 잘 시행되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다시는 최순실 게이트 같은 부정한 권력을 행사하는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난 10월에 김영란법이 시행된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자’는 칼럼을 올린 것을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미국땅에서 그것도 한 곳에서만 40년 넘게 살다 보니 같은 동포 중에 계파동을 낸 사람도 볼 수 있었다. 그는 계파동을 낸 후 명절때면 선물을 사들고 이곳 몇몇 유지들을 찾아가 큰절을 하며 어르신 대접을 깍듯이 했다.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일이다.
미국땅에서는 사회구조가 기본적으로 1+1=2이고 1-1=0이다. 이 공식을 변경시킬 방도는 없다.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어렵다는 로또에 당선되지 않는 한 수입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 노동자는 일찌기 꾸미지 않고 분수에 맞는 삶을 그리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았고, 그런대로 노년을 마음 편히 살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직장 다닐 때 명절때나 연말이면 약삭빠른 업무과장은 아침부터 어디로 피해 버렸다. 그래서 소방서, 파출소, 경찰서 그리고 사이비 신문기자, 잡지사 기자 등이 내 비좁은 사무실에 죽치고 앉아 떡값을 챙겨 줄 것을 강요하다시피 하였다.
아무리 춥고 배고픈 시절일지라도 나는 그런 짓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으니 어떻게 그들을 설득할 지를 잘 몰랐다. 한국사회에서 꽉 막힌 사람은 자연 살아가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이민으로 인생의 방향을 돌리게 됐다.
최근들어 100만명 내지 200만명의 군중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집회에 촛불을 켜들고 모여 대권 교체를 염원하고 있다. 그러나 두 번 다시 부정부패가 없기를 바라는 염원이 빠진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김영란법은 성공할 수 없다. 오로지 국민 각자의 자조정신만이 김영란법을 성공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