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더’ 외치는 청중속 ‘한국촛불’ 떠올라

 

시카고=뉴스로 윌리엄 문 특파원 moonwilliam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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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 고별연설이 시작된 지 2-3분이 지났을 때 관중석에서 ‘약간의 소란’이 벌어졌다. 금발 백인 미인 여자가 의자에 벌떡 올라서서 배너를 머리위로 쳐든 것이다. 480mm 렌즈로 본 글씨는 “우리 모두를 용서하소서(Pardon us all now)” 그녀는 그렇게 3분여간 들고 있었다.

 

많은 젊은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 불참함으로서 오바마의 적극적인 힐러리 클린턴 유세지원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3백만 표를 이기고도 ‘러스트 벨트’ 주들에 대한 공략에 실패하여 고배(苦杯)를 마셨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들은 후임 대통령에 의하여 폐기, 수정 그리고 중단에 이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른 정치적, 외교적 그리고 사회적 파장이 어떻게 진행 될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예견하기는 힘들다. 정치는 민심을 먹고 사는 생물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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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뉴스로를 포함, 1천여 취재진과 2만여 청중들이 운집한 시카고 멕커믹 플레이스는 한마디로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였고 수퍼볼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 그들의 마음 한편에 ‘pardon us all now’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4년 더! (대통령 해주세요)”라고 외쳤다. 임기를 열흘 남겨둔 대통령에게 장내가 떠나갈 듯한 최고 예우(禮遇)의 함성을 들으면서 이 엄동설한에 법치 안에서 탄핵 촛불을 들고 있는 한국국민들이 떠올랐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미셀을 3번 언급했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부인의 대한 헌사(獻詞)를 고백하면서 바지 오른쪽 주머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어 흐르는 눈물을 닦는 장면이었다. 인간적 대통령의 모습은 세계와 여성들을 감동시켰다. 대통령의 눈물 속에 그의 어린 시절 그의 부모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도 담겨 있었으리라. 그래서 그는 “ 미셀 지난 25년 동안 당신은 나의 부인과 애들 엄마뿐만 아니라 당신은 나의 최고의 친구였소” “당신은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었고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만들었소”라고 말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손수건을 꺼내려고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 순간까지 촬영하고 있었다. 다른 제스추어가 없어서 순간 카메라를 내렸는데 하얀 색의 무언가를 꺼내어 오른쪽 눈언저리를 닦는게 아닌가. 남자가, 미국 대통령이 칠칠맞게 울줄이야.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이날의 눈물이 연설의 클라이맥스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순간이었는데, 잠시 긴장을 늦췄다가 그만 촬영을 놓치고 말았다.

 

50분의 연설동안 1천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했지만 정작 용의 눈을 그리는데 실패한 허탈감이 아직도 남아 있다. 오래전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규제에 관한 연설중 희생자들을 생각하면서 줄줄 흘린 눈물은 행운처럼 잡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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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이 두딸에게 보낸 따뜻한 부성애(父性愛)도 감동이었다. “말리아와 사샤, 가장 낮설은 환경속에서 너희들은 놀라운 젊은 여성들이 되었구나. 너희들은 똑똑하고 아름답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친절하며 사려 깊고 열정이 넘친다는거란다. 너희들은 (대중의) 관심속에 수년간의 짐(부담)을 지었지. 내 인생에서 한 모든 일중에서 너희들 아빠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

 

동물로 비유하면 소상인 바이든과 쥐상인 오바마는 궁합(宮合)도 좋았다. 쥐상인 오바마가 소상인 바이든 등에 올라타서 미국과 세계의 정치 세계를 8년간 이끌어 왔지만 아쉽게도 남북평화에는 공헌을 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고 쓰리다. 논리적이고 인간적인 면모의 인성을 가진 미국 대통령이 있을 때 한국은 남북문제의 해결책을 들고 나와 어떡하든 북미교류를 시켰어야 했다.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의 친구가 아니라 미국과 자유세계의 친구로 만드는 전략적 혜안이 필요하다. 그것이 남북평화 경제 공동체의 길이며, 통일의 길이다. 일본이 구상하는 동아시아와 한미일 전략과 전술에 말려들어서는 국익손실뿐만 아니라 국가 존망의 기로(岐路)에 서게 됨을 한일위안부 합의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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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큰 형같은 부통령에게 “스크랜턴에서 토론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델라웨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들이 되었다. 내가 (부통령으로) 지명했을 때 당신은 첫 번째 결정을 했고 이것은 최고였다. 위대한 부통령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협상에서 형제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과 (세컨 레이디) 질을 가족처럼 사랑한다, 그리고 당신의 우정은 우리 삶들의 즐거움중 하나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청중들의 기립박수속에 떠오르는 생각들.. 한국은 대통령제 헌법하에서 지금까지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한 국무총리나 장관은 전무할 뿐만 아니라 퇴임을 앞두고 감동적 고별연설을 한 대통령도 없을 것이다.

 

2만여 청중들은 고별 연설 말미에 약 5분이상 서서 기립박수와 환호 함성을 보냈다. 대통령과 퍼스트 레이디, 딸 말리아, 그리고 부통령 부부의 포옹장면과 청중들에게 답례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앞줄에서 사다리 계단 3단에 발을 놓고 마치 사격하듯 연사(連寫) 촬영을 했다. 초당 6장이 찍히지만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플래쉬들 때문에 순간마다 셔터가 작동되지 않는다. “Four More Years (4년 더)” 열광적인 청중들의 연호속에 시작된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연설도 끝이 왔고 그가 강조한 참여 민주주의 중요성을 새삼 가슴깊이 새겨 넣는다.

 

투표권자들 중에서도 깨어있는 행동하는 사람들이 사회의 다수가 되고 주류로 부상(浮上)할 때 민주주의는 튼튼해지고 사회의 정의와 법과 제도가 공평해진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미국과 백악관의 주인은 미시민권자들이며 한국과 청와대 주인도 한국국민들이다. 높은 선거율, 젊은 세대가 그들의 미래를 위해 적극 투표를 해야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세계는 평화와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다. 시카고에는 고별연설 전날 눈이 내리다 멈췄고 연설일에는 비를 뿌리며 저녁부터 추위가 몰려왔다. 이튿날 시카고 몬트로즈 비치에서 비 속을 걸으며 세상을 잊었다. 녹색 파도만 안개속에 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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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윌리엄 문의 워싱턴세상’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willa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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