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의 국제 경제 읽기] '트위터의 헤밍웨이' 트럼프가 무서운 이유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원광대학교 교수) =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트위터는 종종 지진과 같은 파괴력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혼합한다. (트위터 광인 대통령 당선인이 받는 가장 큰 피해는 진실성 여부 (논란)이다)"
지난 1월 8일 <워싱턴 포스트> 1면 머리기사의 파격적인 제목과 부제이다. 기사의 핵심은 미국 국민과 언론, 정치인과 기업인, 심지어 연예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트럼프의 트위터에 올라오는 140자의 짧은 메시지에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언급한 사실이 정확하지 않거나 확인이 쉽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하면 1890만 명의 추종자를 자랑하는 트럼프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의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새벽 이른 시간대에 날리는 트윗 정치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낸 기
사다.
▲ 필자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 |
최근의 예를 살펴보자.
첫째 예가 바로 한국 국민과 정부에게 가장 민감한 북핵 문제에 관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의 즉각적인 트위터 응답이다. 지난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은 오는 20일 취임하게 될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륙간탄도탄 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준비 사업이 완료 단계에 와 있어 곧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
"우리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여 핵미사일 동결을 목표로 한 협상을 하자."
몇 시간 후, 트럼프는 북한의 ICBM 개발이 완료 단계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주장과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일부 정치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추측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It won't happen!)이라고 트위터에 반박했다.
겉으로 보기엔 별일 없었던 것 같지만, <워싱턴 포스트>의 논설 부실장 잭슨 디엘에 의하면 트럼프가 33살 난 독재자에게 '놀아난 꼴'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북한이 ICBM 개발을 완료하려면 앞으로 4, 5년이 더 필요하고 김정은의 진짜 속셈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개적으로 자신을 인정하고 직접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그 술수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디엘 기자는 트럼프에게 이런 어리석고 즉흥적인 트윗 외교를 즉각 중지하고 정식 정보 라인의 의견을 반영하는 공식 외교 채널을 이용하라고 주문한다.
둘째 예를 보자. 지난 1월 3일 새벽 7시 30분 트럼프는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다.
"제너럴 모터스(GM)는 멕시코에서 제조한 쉐비 크루즈(Chevy Cruze) 자동차를 국경세를 내지 않고 미국 자동차 딜러에게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 만들든지 아니면 무거운 국경세를 지불하라."
같은 날 오전 8시 15분 미 증권가에서 GM 주가가 24센트 소폭 하락했다. 오전 9시 구글에서 GM 검색이 200% 증가했다. 오전 9시 10분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부에서 다음과 같은 정정 트윗을 올렸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셰보레 크루즈(Chevrolet Cruze) 세단은 모두 오하이오 주의 제너럴 모터스 조립공장에서 만든다. 해치백 크루즈 모델은 멕시코에서 조립하지만, 주로 '국제 시장'에 판매하고 미국에 들여오는 자동차 수는 겨우 4500대로 전체의 2% 정도이다."
미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GM에 대한 간단한 사실 확인(Fact-checking)도 하지 않고 회사에 치명적인 이미지 훼손을 가져올 허위 사실을 트윗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미국 국민은 환호와 우려, 그리고 냉소가 범벅된 반응을 보인다.
셋째 예를 짚어보자. 위에 언급한대로 GM에 대해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한 이틀 뒤인 1월 5일 오후 1시 14분, 트럼프가 이번에는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를 트윗으로 공격했다.
"도요타가 미국에 수출할 코로라 모델을 제조하려고 멕시코의 바하(Baja) 지역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하는데, 절대안 된다! 미국에 공장을 짓든지 높은 국경세를 내라.
약 2시간 후 도요타 회사가 트럼프의 지적에 다음과 같은 정정된 사실을 발표했다.
"멕시코 바하(Baja)에 있는 공장은 14년 전에 세운 것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샌 안토니오(San Antonio)에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의 생산을 돕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토요타는 미국 경제에 크게 기여한다고 자랑하며 중요한 수치를 트윗에 띄웠다.
"지난 3년간 토요타는 미국 제조업에 7억 달러를 투자하여 113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즉각 정정 보도를 냈지만, 토요타 주가는 그다음 날 119.84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보호 무역주의'를 주창하면서 위와 같이 선의의 동지에게 부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바보스러운 트윗 정치를 멈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넷째 예는 미국 국내 정치에 관한 것이다. 지난 화요일 오전 10시 3분과 7분 트럼프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에 다음과 같은 트윗 두 개를 올렸다.
"하원이 할 일도 많을 텐데, 하필 독립기관인 윤리 감시원의 약화 문제를 우선 순위 법안으로 선택했다니, 공평하지 못하다고 본다. 조세 개혁과 헬스케어, 그리고 다른 훨씬 더 중요한 일에 전념하기 바란다 #DTS
#DTS는 트럼프가 대선 기간 내내 주창한 워싱턴 정가의 무능과 부패를 청산하겠다는 'Drain the Swamp(배수구를 청소하다)'의 약자이다.
이 트윗이 올라온지 약 1시간이 지난 11시에 트럼프의 트윗이 구글에서 2100만 번 리트윗되고, 12시쯤에는 하원 의장 폴 라이언이 공화당 의원들을 긴급 소집하여 이 법안 계획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공화당 출신인 대통령 당선인과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의 첫 공조가 이처럼 트윗으로 성취되어 그 여운이 매우 씁쓸하다고 한다.
이제 더 본질적인 질문으로 가자. 왜 전 세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트윗 정치에 관해 우려해야 하는가?
심각한 세 가지 이유가 있다.
1) 무엇보다 트럼프 인격에 관한 신뢰의 결여와 그의 돌발적인 성질 때문이다. 이곳 미국의 극좌들이 말하는 트럼프가 KKK나 히틀러와 같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백인 우월주의'나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는 대통령으로서 품격 점수는 높아야 C+이다. 그리고 자아 망상의 화신이며 오만한 기업가이지 정치 지도자가 아니다. 그래서 실수나 패배를 인정할 줄 모르는 소인이다. 협상력의 꽃인 상생(Win win)보다는 완승을 추구한다.
2) "트윗의 헤밍웨이"라고 자랑하는 트럼프의 트윗 내용과 스타일이 너무 "예측 불가능하고 충동적이고 자아 망상적"이라 두렵다. 참모진에 의하면 트윗 통치를 백악관에 들어가서도 계속한다고 호언장담하는데, 자칫 예상치 못한 돌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국제 외교 면에서 트럼프는 방향 예측이 불가능한 완전한 럭비공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미국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질 위험도 있다. 진지한 국제적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3) 미국 정치제도의 힘인 삼권 분립과 부처 간의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 제도가 이번 트럼프 정권에서는 작동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정치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 정권은 운 좋게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백악관, 상 하원, 대법원(임기 4년 동안에 4~5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행운을 가진다고 한다), 그리고 절대적인 언론 장악, 즉 한국의 조중동 보다고 더 무서운 언론 조작의 달인인 <팍스 뉴스(Fox News)>의 절대적인 지지를 확보하여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 평범한 진리에다가 위에 언급한 트럼프의 충동적인 성질과 정치 경험 결여를 추가하면 트럼프가 전쟁을 일으킬까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