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탄핵은 재벌해체로 마무리!
뉴스로=노창현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세월은 살과 같이 흐른다더니 뉴욕에 거주한지 어느새 14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다보니 삼성 현대 LG와 같은 재벌기업들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산다고는 하나 ‘세계의 수도’라는 위명(威名)을 갖고 있는 뉴욕에서 코리안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달리다 현대차를 보면 공연히 아는체라도 하고 싶고 어쩌다 삼성 광고가 TV에서 나오면 고향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소수 아시안으로 유형무형(有形無形)의 차별을 받는 타향살이의 환경이 모국 상품들을 고향의 정이 담긴 것인양 받아들이게 된것이지요
뉴욕에 온지 4~5년이 지날 무렵, 그러니까 2007~2008년을 고비로 한국 브랜드들이 빠르게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미 프로스포츠 최고의 제전인 NFL 수퍼볼 광고에 데뷔했고 하루에 한 대도 보기 힘들었던 현대차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베스트바이 매장은 삼성과 LG의 전자제품 쇼룸이라는 기분좋은 농담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과 당당하게 맞서는 삼성의 갤럭시를 쓸때면 은근한 자부심도 없지 않았습니다. 미주동포들은 대부분 한국을 방문할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두 개의 국적기 외엔 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해외동포들의 모국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었으니까요. 이민온지 오래된 올드타이머중엔 수십년간 현대차만 고집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70년대 처음 포니차가 미국에 수출됐을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부딪치면 휴지조각처럼 구겨진다’는 악평(惡評)이 있거나말거나 “자동차왕국 미국에 국산차가 들어오다니..” 존재 자체가 감격이었습니다.
이렇든 조건없는 동포들의 애국심이지만 상처도 많이 받았습니다. 민의의 전당이라고 믿기 힘든 국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소동들- 날치기 입법, 고성과 육탄전, 소화기와 최루액까지 살포되는 난장판, 재벌기업 총수들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미국 미디어에 보도되면 공연히 얼굴이 붉어집니다.
국보1호 숭례문을 개방해 급기야 홀라당 태워먹고 한반도대운하, 4대강사업으로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남북관계를 파탄지경으로 이끈 이명박정권의 가장 큰 죄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박근혜정권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그들이 해낸 보수정권 재창출, 그것은 보수정권도 아니요, 괴물정권이었음이 오늘날 밝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jtbc의 태블릿PC 보도로 시작된 국정대농단은 아직 전모(全貌)가 다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세계 어느 현대국가에서도 볼 수 없는 ‘미친 정권’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지난 일요일 할머니 두분이 얘기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에요 저지시티에서 버스타고 오는데 미국 운전사가 나보고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묻는거야..사우스코리안이다 했더니 웃더라구..그래서 ‘프레지던트 노 굿(대통령이 안좋지)’ 했더니 ‘미친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아구 참 얼마나 챙피한지...그전엔 코리안이다 하면 좋아하고 칭찬하는 사람 많았어. 근데 요샌 코리안이라고 하면 한심하게 쳐다본다니까..그러게말이야..아니 어쩌다가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거야..”
왜 아니겠습니까. 조국에 계신 국민들도 참 화도 나고 민망하시겠지만 여기 있는 저희들 너무 부끄럽습니다. 같은 아파트 사는 미국 노인분을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니네 대통령 때문에 골치 아프지”하시길래 “끔찍합니다. 말씀마세요”하고 화제를 돌리려 했는데 “한국도 미국도 대통령이 걱정이야” 이렇게 위로아닌 위로를 하시더라구요. ㅠㅠ
지금 우리 국민들은 쓰레기차(이명박)에 치였다가 연이어 똥차(박근혜)에 밟혀 거의 혼수상태 (昏睡狀態)에 이른 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정대농단을 처벌해야 할 순서를 든다면 응당 박근혜와 최순실 순으로 나가야 하고 정윤회 김기춘 우병우 문고리3인방 조윤선 등 청와대와 새누리 문체부 부역세력과 이화여대 승마협회등등 수백명에 이르겠지만 저는 박근혜와 동급으로 엄중히 죄를 물어야 할 세력으로 이재용을 비롯한 부패와 부조리의 온상(溫床), 한국 재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들의 피같은 돈 국민연금 수천억을 손실시켰습니다. 박근혜의 강요 때문에 할수 없이 했다구요? 허튼 소립니다. 울고싶은데 뺨 때린 격도, 가려운데 저절로 긁어준 것도 아닙니다. 이재용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연금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오히려 정유라를 돕는 것을 빌미로 노골적인 부탁을 한게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듭니다. 고작 정유라만 수백억 도와주면 대통령이 알아서 총대매고 천문학적 가치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데 열일 제쳐두고 왜 돕지 않겠습니까. 최악의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되면 전두환때처럼 대통령이 압력을 넣는데 어떻게 거부하냐고 검찰앞에서 징징 울어대면 그만이니까요.
그러나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와 정유라 돕기를 절대 분리할 수 없습니다. 작금의 이해득실 결과만 따지면 최순실 정유라가 이재용과 삼성을 이용한게 아니라 이재용과 삼성이 최순실 모녀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겁니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자웅동주(雌雄同株)처럼 한몸이요, 두 개의 몸으로 나뉜 하나의 영혼이라면 한국 재벌은 박정희 이래 비정상적인 괴물로 커버렸습니다.
그간 삼성의 총수일가가 자행한 엄청난 비리와 부조리가 한둘이 아니지만 이번 국민연금 농단사건은 건국이래 최대의 악행이 될 것입니다.
이재용이 구속되면 삼성의 경영에 문제가 생기고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소리를 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말에 속지 마십시오. 도리어 삼성의 경영은 정상화 되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고 대외신인도가 올라갈 것입니다. 이미 외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수십년간 손대지 못한 한국 재벌의 개혁으로 이어져 한국의 경제시스템을 쇄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재용이 삼성 총수로서 뭘 했습니까? 그가 창업주 이병철입니까. 그아들 이건흽니까. 그냥 혈연이라는 이유로 후계자로 지목돼 경영수업이랍시고 받고서 갓 총수 자리에 오른 이재용이 대체 무슨 경영능력을 보였길래 구속되면 삼성과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겁니까.
삼성은 진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絶好)의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지분도 얼마 안되며 제왕적 권리를 누리는 재벌총수 일인의 결정이 아니라 이재용보다 머리가 10배는 좋고 경험 많고 양심적인 엘리트들 가운데 최고의 리더가 배출돼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현대에서는 기업도 국가도 시스템입니다. 인재 인프라와 정교한 시스템을 갖춘 삼성은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타계한 뒤에 애플이 망가졌나요? 더 잘나가고 있습니다. 이재용이 경영 승계를 한 후에 삼성은 갤럭시노트7 폭발사건 등 더 많은 악재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재용이 헛된 경영권 승계의 욕심을 내지않고 제대로 된 전문경영인을 내세웠다면 악마의 거래도 없었을 것이고 삼성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법원(조의연 부장판사)은 19일 특검의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훗날 역사는 사법부의 결정을 어떻게 판단할까요.
지금부터 저는 이재용을 비롯한 삼성 일가가 그룹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뗄 때까지 아픈 마음으로 삼성 제품 불매 선언을 합니다. 자랑하고 싶은 삼성을 위하여,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여러분들도 동참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사법부의 구속영장 기각과 상관없이 이재용은 엄중한 사법처리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국민들의 고혈(膏血)을 짜내 이용한 청와대와 삼성의 검은 거래는 원천적 무효가 되야 합니다.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는 불법이며 국민연금 또한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아야 합니다. 나아가 다른 재벌 그룹들도 대대적인 개혁과 쇄신을 하고 궁극적으로 해체하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한국 재벌의 뿌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십니까. ‘적산 불하(敵産拂下)’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적산(敵産)은 맞설 적(敵) 낳다 산(産), 즉 ‘적의 재산’을 말합니다. 해방후 미군정에 귀속된, 국·공유재산과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축적된 재산으로 토지나 가옥 등부동산과 각종 기업체, 그차량 외 기계류 등이 있습니다.
미군정은 적산을 미군정 소유로 귀속시켰는데, 이렇게 접수된 재산의 총액은 당시 남한에 있는 공장 중 85%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미군정은 적산 기업들의 관리인을 뽑아 운영했지만 제대로 된 관리가 될 수 없었고 결국 1947년 적산 기업의 불하에 들어갔습니다. 적산 기업의 불하는 광복 이후의 인플레이션에 비하면 상당히 헐값에 이루어졌고 특히 불하 대상자로 해당 기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뽑혔기때문에 불하 대상자와 정치인, 관료와의 사이에 상당한 결탁(結託) 이 있었습니다.
미군정은 전체 적산 기업 중 15% 정도만을 불하하고 나머지는 1948년 이승만 정부가 수립되면서 인계했습니다. 이승만 정부도 미군정처럼 적산 기업을 불하했는데 우선 해당 기업과 관계 있는 사람에게 불하하며, 매각 대금 중 1/5 이상을 일시납부하고 나머지를 10년간 연리 7%로 납부하도록 하는 조건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정경유착(政經癒着)이 이뤄졌습니다.
미군정기와 이승만 정부 시기를 통틀어 불하된 적산 기업은 2700여개에 달했는데 이 중에 2013년 현재까지 존속하는 기업은 50여개 이내이며, 대부분 대기업들입니다. 어떤 기업들이 있을까요.
- 소화기린맥주는 당시 관리인이었던 박두병에게 불하 되어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OB 맥주가 되었다.
- 삿포로 맥주는 명성황후의 인척인 민덕기에게 불하되어 조선맥주가 되었다.
- 조선유지 인천공장(조선화약공판)은 직원이었다가 관리인이 된 김종희에게 불하되어 한화그룹의 모태가 되었다.
- 선경직물은 직원이던 최종건에게 불하되어 SK그룹의 모태가 되었다.
- 나가오카 제과(영강제과, 永岡製菓)는 직원이던 박병규 등에게 불하되어 해태제과 합명회사가 되었다.
- 오노다 시멘트(ja) 삼척공장은 이양구에게 불하되어 동양시멘트가 되었다.
- 한국저축은행은 정수장학회의 설립 멤버이기도 한 삼호방직의 정재호에게 불하되었다.
-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점은 이병철에게 불하되어 신세계 백화점이 되었다.
- 조지야(丁子屋) 백화점은 무역협회에 불하되고 미도파라는 회사명으로 개명하였으나, 대한- 농산그룹, 롯데쇼핑의 지분에 따라 먹여살다가 롯데쇼핑의 합병에 의하여 해체하였다.
많은 재벌기업들이 이처럼 일제시대 일본인이 소유한 적산기업인데 모종의 결탁으로 헐값에 불하받는 특혜로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박정희정권 들어서는 본격적인 대기업 체인으로 클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재벌 양성 프로젝트’입니다. 박정희는 17년간 말 잘 듣는 재벌들의 뒤를 봐주며 독재 권력을 누릴 수 있도록 통치자금과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蓄積)한 것입니다.
지금 삼성 이재용이 보유한 8조 원의 재산 중 최소한 4조 원은 세금으로 나라 국고에 들어왔어야 하는 돈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재벌 일가들이 부정하게 챙긴 수십, 수백 조의 재산은 본래 국민들 것입니다. 재벌총수들을 척결(剔抉)해야 국가경제가 융성하고 대한민국이 살아납니다. 모국을 일방적으로 짝사랑해온 해외 동포들이 다시금 자랑스러워 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야말로 ‘박근혜 게이트’로 촉발된 대한민국의 위기를 다시금 기회로 반전(反轉)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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