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NL 비난..방송국 눈치?
뉴욕=임지환기자 newsroh@gmail.com
열 살 꼬마에 대한 농담은 심했지만..
미국 NBC방송의 인기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작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 아들 배런(10)을 조롱하는 트윗을 했다가 무기한 정직(停職)의 중징계를 받았다.
SNL 작가 케이티 리치는 트럼프 취임식이 열린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배런은 이 나라의 퍼스트 홈스쿨 슈터(homeschool shooter)가 될 것”이라고 올렸다. 대통령의 가족에 ‘퍼스트’를 붙이는 관행에 ‘홈스쿨출신의 총질하는 사람’이라고 한 것.
트럼프 집안의 교육환경이 좋지않아 총기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식의 조크로 보기엔 너무 심한 뉘앙스로 해석됐다. 현재 배런은 뉴욕의 사립초등학교에 재학중이며 홈스쿨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후 네티즌들사이에 열 살 아이에게 너무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힐러리 클린턴의 딸 첼시도 21일 페이스북에 “배런 트럼프는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아이답게 대접받을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옹호(擁護)했다. 어린 시절 백악관에 들어가 과도한 주목을 받은 자신의 경험 때문에 동병상린이 된 것이다.
케이티는 논란이 되자 즉시 트윗을 삭제하고 자신의 계정을 닫았다. 이튿날 케이티는 계정을 활성화시킨후 “나의 무신경한 트윗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나의 행동과 공격적인 발언을 깊이 후회한다. 변명할 도리가 없으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NBC 방송관계자에 따르면 리치는 조롱하는 트윗을 올린 직후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21일 SNL 프로 자막에서도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NBC가 트럼프에 미운털이 박혀서 과도한 징계를 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케이티의 잘못은 분명하지만 개인 계정에 올린 글이고 삭제후 정중하게 사과했는데도 방송국이 신속하게 중징계(重懲戒)를 내렸기때문이다.
SNL은 지난해 대선이후 트럼프를 소재로 많이 다뤄왔다. 평소 NBC에 대해 감정이 안좋은 트럼프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NBC 뉴스는 형편없다. 그중에서도 SNL은 최악이다. 재미없고 출연진도 끔찍하다. 정말 나쁜 방송!”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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