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흙으로 빚어 높은 온도에서 구워낸 제품, 도자기를 뜻한다. 이렇듯 한 문장으로 정의될 수 있지만 정작 하나의 도자기를 구워내기 위해서는 수 많은 노력과 공정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30년의 도자기 길을 걸었고 이곳 밴쿠버로 지난 2001년 이민 온 후 도자기 명인의 길을 걸어온 도암 김정홍, 김상순 부부가 첫 도자기 부부 전시회를 개최한다. 전시회는 오는 11월 1일부터 22일까지 한카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 열린다. 작품 준비에 바쁜 부부를 만나기 위해 지난 28일(화), 공방을 방문했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지난 2005년 도암 김정홍 개인 전시회를 개최한 이후 부부 전시회로는 첫 번째다. 김정홍 선생은 그동안 매주 목-금-토에 열리는 수업을 통해 제자들을 양성해 왔다. 일년에 수많은 제자들이 배출되었고, 그 중에 도자기 매력에 빠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제자도 3 명이 있다. 이번 전시회에 김정홍 선생은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주력 품목인 청자를 만들어 전시할 예정이다. 은은한 색을 품으면서도 자신 만의 깊은 맛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청자다. 이곳 밴쿠버로 이민 온 후 아쉬운 것이 있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이 청자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는 대량 생산품처럼 생각할 때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청자의 깊은 맛을 그들도 알 날 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반면 아내인 김상순 씨의 작품은 다르다. ‘내면’이 주제다. 전시회에 나올 그릇을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곳 뿐 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지점까지 아름다운 문양이 들어간다. ‘도자기 역사에서 첫 발자국을 내 딛는 작품’이라는 도암 선생의 말이 뒤따라온다. 그만큼 더 힘이 들다. 일반 도자기를 만들 때 보다 두 배에서 세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김상순씨는 묵묵하게 문양을 새기고 있다.
도암 선생은 그동안 많은 대학과 단체 등에서 도자기 전시를 하고 후학들을 키워 왔다. 한국의 고유한 문화인 청자를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원주민 단체에서 요청이 와 차로 10 여 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곳에서 도자기 수업을 하기도 했다.
도자기 제조에 필요한 흙은 모두 한국에서 가져온다. 이곳에서 마땅한 흙을 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암 선생의 집 앞에는 한국에서 도착한 흙과 유약 재료들이 놓여 있었다. 제자들과 함께 나눠쓰며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집 뒷편에 있는 가마에서는 11월 1일 전시회에 사용될 도자기를 굽기 위한 불이 한참 타고 있었다. / 천세익 기자 csi@joongang.ca
<전시회 정보>
기간 : 11월 1일(토) ~ 11월 22일(토) 오전 10시부터 5시
장소 : 한카문화산업교류재단(957 brunette av, coquitlam)
주최: 한카문화산업교류재단 / 중앙일보 / 한남슈퍼마켓
주관 : 조인스 미디어
협찬 : 서울 양조장
문의처 : 604-614-4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