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 덕담, 청참 등은 민족 설날 풍속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설날은 음력 1월 1일을 말한다. 올해는 양력으로 1월 28일이 설날이다.
설날은 우리 민족에게 아주 큰 명절이다. 본래 설날은 조상 숭배와 효(孝)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먼저 간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하는 아주 신성한 시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낯설다’ ‘선날’ ‘섧다’ 등 어원
설날의 어원에 대해서는 세 가지 주장이 있다. 우선, 설날을 '낯설다'라는 말의 어근인 '설'에서 그 어원을 찾는 것이다.
다음으로 설날은 '선날' 즉 개시(開始)라는 뜻의 '선다'라는 말에서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날' 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선날"이 시간이 흐르면서 연음화(連音化)되어 '설날'로 되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설날을 '삼가다[謹愼]' 또는'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 이는 설날을 한자어로 신일(愼日)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 민족의 독자적 명절
언제부터 설날을 민족의 명절로 정했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가 없다.
설날은 역법(曆法, 달력법)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에 역법 제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국지에 보면 부여족이 역법을 사용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고, 신라 문무왕 대에는 중국에서 역술을 익혀와 역법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걸로 미루어 볼 때 우리 민족은 단순한 중국 역법의 모방이 아니라 자생적인 민속력(民俗曆)이나 자연력(自然曆)을 가졌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라의 독자적인 명절이라 할 수 있는 가위나 수릿날의 풍속이 있었다는 사실에서도 우리 민족 고유의 역법을 가졌음을 추측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설과 정월 대보름•삼짇날•팔관회•한식•단오•추석•중구•동지를 9대 명절로 삼았으며, 조선시대에는 설날과 한식•단오•추석을 4대 명절이라 하는 등 설이 오늘날과 같이 우리 민족의 중요한 명절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문안비, 복조리 걸기, 야광귀 쫓기, 청참,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특히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새옷을 갈아입는데, 이 옷을 설빔이라고 한다. 이 설빔은 보통 대보름까지 입는다.
덕담이란, 설날에 일가친척들과 친구 등을 만났을 때 "과세 안녕히 하셨습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에는 아들 낳기를 빕니다." 등과 같이 소원하는 일로 서로 축하하는 것을 말한다.
설날에 여자는 세배를 하러 돌아다니지 않으나, 중류 이상 양반 가문의 부인들은 자기 대신으로 잘 차려 입은 젊은 여종을 일가친척이나 그 밖의 관계 있는 집에 보내어 새해 인사를 전갈하는데, 이때 새해 인사를 다니는 계집종을 일컬어 문안비라 한다.
설날 이른 아침 또는 섣달 그믐날 밤 자정이 지나서,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엮어서 만든 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두는 습속이 있는데, 이것을 복조리라고 한다.
설날 밤에 야광(夜光)이라는 귀신이 인가에 들어와 사람들의 신을 신어 보아서 자기 발에 맞으면 신고 간다는 속설이 있는데, 만일 신을 잃어버리면 신 임자는 그해 운수가 나쁘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신을 방 안에 들여놓는다.
새해 첫새벽에 거리로 나가 방향도 없이 돌아다니다가 사람의 소리든 짐승의 소리든 처음 들리는 그 소리로써 그해 자기의 신수(身數)를 점치는데, 이것을 청참(聽讖)이라고 한다. 까치 소리를 들으면 그해는 풍년이 들고 행운이 오며, 참새 소리나 까마귀 소리를 들으면 흉년이 들고 불행이 올 조짐이라고 한다.
‘꿩 대신 닭’
설음식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떡국이다. 떡국은 흰쌀을 빻아서 가는 체로 치고 그 쌀가루를 물에 반죽하여 찐 후 안반에 쏟아 놓고 떡메로 수없이 쳐서 차지게 한 다음, 한 덩어리씩 떼어가지고 손으로 비벼 굵다란 양초가락만큼씩 길게 만든다.
이것을 타원형으로 얇게 썰어서 장국에 넣어 끓이고, 쇠고기•꿩고기로 꾸미를 하여 후춧가루를 뿌린다. 이것은 정월 초하루 제사 때에 제물(祭物)로도 차리고 손님에게도 낸다.
설날의 떡국은 옛날에는 꿩고기로 많이 끓였다. 그러나 꿩이 귀해 닭고기를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 지면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겼다.
설날에 흰 떡국을 끓여 먹는 것은 고대의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 설날은 새해의 첫날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색의 떡을 사용한 것이며, 떡국의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태양의 둥근 것을 상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정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