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경범' 불체자 추방 증가 예상… 사업체 불시 검색도 강화될 듯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자문) = 1월 20일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는 첫 한 주간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행정 명령을 쏟아냈다. 그 중에는 이민법 관련 행정 명령이 세 가지 있는데, 이 세 가지 행정 명령 의 내용 중 주요 항목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추방 조치의 확대
▲ 위일선 변호사 |
오바마 집권 직전에도 조지 부시 대통령 임기 8년 동안 불체자의 추방은 꾸준히 증가해 그의 임기 말기인 2006년에는 28만974명이 추방을 당했다. 오바마 재임 기간 동안에는 추방이 급증해 2014년에는 총 41만4481 명이 추방을 당했다. 그나마 오바마 행정부는 불체자 혹은 합법 체류자 중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추방하는데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었었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우선 순위 없이 모든 불체자를 법률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신속하게 추방하도록 국토안전부 장관에게 명령하고 있다. 일반 법원에서 형사상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나 이민 법정에서 추방 판결을 받은 사람은 물론, 범법 행위로 간주되는 행위를 한 사람도 재판 절차 없이 추방하도록 명령하고 있고, 단순 불법 입국자를 포함한 모든 불법 체류자를 "미국의 국가 안위와 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자"로 규정해 추방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불체자 검문 검색 및 체포와 구금의 확대
이민법 위반을 수사하고 위반자를 단속, 체포해 추방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이민관세집행국 (ICE)에는 현재 약 7000명의 직원이 있다. 트럼프의 이번 행벙 명령은 국토안전부 장관에게 1 만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해 이민법 위반자를 체포하고 추방하는 일을 확대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체자와 각종 이민법 위반자들을 구금할 시설을 확충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로부터 예산 배정을 받아야 하고 신규 직원의 채용 및 훈련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부터 효과가 나타나게 될지 불투명하다.
하지만 다른 정부 부처로부터 예산을 전용해 당장 시행에 들어가도록 명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이러한 정책이 가시화될 것은 자명하다. 이 조치가 가시화되면 불체자 고용이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한 ICE 요원들의 급습이 증가할 것이고, 따라서 취업 비자 없는 종업원의 체포와 사업주에 대한 벌금 부과가 급증할 것이 예상된다.
국경 보안 강화 및 담장 설치
조지 부시 대통령 임기 중인 2006년부터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담장 설치가 시작돼 현재650 여마일에 이르는 담장이 설치되어 있다. 그 동안 국경 담장은 밀입국자가 많은 요충지에 설치가 되었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2000 여 마일 전체를 담장으로 막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담장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지역은 주로 험악지형 지역으로 담장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설치가 되어도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이다. 때문에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바 있는 관세및국경보안대(CBP) 노조조차 국경 전체에 담장을 설치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않고 효과적이지도 않다고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식 막무가내 정책이 발표된 것이다.
트럼프의 국경 담장 설치는 150 억 달러 내지 250 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 돈을 멕시코가 지불해야 하며 반드시 멕시코에서 받아내겠다고 호언을 했는데, 트럼프의 이러한 조치는 멕시코 국민들의 격분을 샀고, 그 결과 멕시코 대통령이 예정되어 있던 미국 방문과 정상회담의 취소를 발표하는가 하면, 유럽 각국으로 부터 트럼프의 신고립주의와 외교 부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회교도 입국 금지 및 비자 발급 중단
트럼프는1월 25일에 발표한 위의 행정 명령에 이어27일에는 일부 이슬람 국가를 지정해 이들 국가의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잠정적으로 전면 중단하고 이들 국가의 국민은 이미 비자를 발급받은 사람은 물론 미국 영주권을 가진 사람도 90일간 잠정적으로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눈에 띄는 것은 알 카에다 지도부와 9/11테러사태를 저지른 테러범들의 출신지역인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이집트, 모로코 등 국가는 언급하지 않고 이라크,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및 예멘 7개국을 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이다.
이를 두고 항간에는 트럼프가 자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 아랍 국가들은 제외하고 사업체가 없는 나라들만 지정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비난 이전에 종교를 이유로 특정 국가를 지정해 미국 입국을 거부한 이번 조치는 지극히 반미국적이며 법적으로도 국제법은 물론 국내법을 위반한 조치로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5년째 내전으로 신음중인 시리아를 비롯해 정정이 불안한 국가들로부터 탈출한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120일간 잠정적으로 전면 중단한 조치는 즉각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트럼프의 행정 명령이 발표된 직후 뉴욕과 일부 대도시 국제 공항에서 이들 국가 출신 여행자에 대한 구금이 시작되었고, 일부 여행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이 금지되어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진 것으로 보도 되고 있다. 현재 주요 도시들마다 공항에서 연일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28일 뉴욕 소재 연방 법원에 이 조치의 잠정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에 대해 뉴욕 소재 연방 법원은 28일자로 즉각 트럼프의 행정 명령이 시행에 들어가는 것을 잠정적으로 중단시키는 명령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매사추세츠 주에서도 트럼프의 행정 명령 시행이 시행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 법원의 판결이 29일에 내려졌다.
지방 정부에 대한 이민법 단속 협력 강요
흔히 은신처 도시 (Sanctuary City, 생츄어리 시티)라 불리는 도시들이 있다. 생츄어리(Sanctuary) 라는 것은 본디 중세시대에 일반권력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종교 시설을 의미했다. 세속 권력을 피해 종교 시설에 피난을 하면 세속 권력이 잡으러 들어 오지 못해 이를 '성역'이라고 불렀었다. 미국에는 '성역 도시' 혹은 '은신처 도시'라 불리는 도시들이 약 300여 개가 있다. 이들 도시는 이민법은 연방법이니 연방 정부에서 알아서 집행을 할 일이고, 주 정부나 각 도시는 헌법상 이민법 집행에 협력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도시들이다.
트럼프 행정 명령은 이러한 도시들에 대한 연방 예산의 지원을 중단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트럼프의 요구는 모든 도시가 각종 범법 사실로 인해 체포되거나 교통 위반으로 티켓을 발부받는 모든 사람의 이민 신분을 확인해서 국토안전부에 정보를 제공하고 국토안전부에서 요청을 하면 무기한 구금하고 있다가 요구가 있을 때 신병을 양도하라는 것이고, 이들 도시의 입장은 각 도시는 해당 주의 법률을 집행하는 것 외에 연방법인 이민법 집행에는 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행정 명령 발표 직후, 뉴욕, 시카고 로스 앤젤리스 등 대도시의 시장들은 트럼프의 조치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향후 트럼프의 초법적인 조치에 맞서 모든 거주민들을 보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마이애미의 시장은 트럼프의 조치에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를 했다. 향후 플로리다 주내 다른 도시들이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나, 일단 마이애미와 인근에 거주하는 불체자들은 사소한 경범죄로 체포되거나 교통 단속에 걸리는 일이 없도록 더욱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전망
트럼프 취임이 아직 두 주가 채 되지 않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불행한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 중범죄자의 추방에 주력하고 경범의 경우에는 이민국 재량으로 추방을 유예해 주던 조치는 이미 중단되었음이 전국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 영주권자 조차도 유죄 판결을 받은 일이 있으면 운전 면허 재발급이 거부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조만간 이민세관집행국의 인원이 확충되면 각급 사업장에 대한 불시 검색이 증가할 것이다.
청소년 추방유예 조치를 받은 후 어드밴스 퍼롤은 받았던 청소년들의 경우는 과거와 달리 입국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어드밴스 퍼롤을 가지고 있어도 출국을 하지 말 것을 권해드린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가 일찌감치 청소년 추방유예 조치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계속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다만, 현재는 이민국에서 신청을 받고 있으므로 대상자는 지금이라도 바로 신청을 할 것을 권한다.
향후 전국 각지에서 이민법 관련 행정 명령은 물론, 트럼프의 각종 대통령 행정 명령에 도전하는 소송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이르다. 따라서 사업장에서는 불체자를 고용하는 일에 대해 더욱 조심해야 하고, 운전 중 교통 위반으로 단속되는 일이 없도록 더욱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불체 상태로 있는 분들 가운데 가족 초청 이민이 가능한 사람은 가족 초청을 추진하고, 과거에 245(i) 신청을 했다가 중단되거나 거절된 일이 있는 사람은 가능한 한 속히 다시 취업 이민 3순위 신청을 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위일선 변호사: 407-629-8828, 813-361-0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