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플로리다 한인회, 설잔치에 250여명 모여 흥겨운 한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민족 전통 설을 맞아 중앙플로리다한인회(회장 서민호)가 29일 오후 5시 이스트몬트 시빅센터에서 설잔치를 열었다.

최근 쌀쌀한 날씨로 인해 썰렁한 겨울 분위기가 깃든 시빅센터는 250여명의 화기로 단번에 온화해졌다. 특히 행사장은 고운 한복 차림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탁구대회 참여와 봉사를 위해 편하게 차려입은 장년들, 멋진 한인 2세 도우미 청년들, 세배하러 나온 귀여운 어린이 등 다양한 연령대의 한인들로 채워져 온가족이 모이는 우리 고유의 명절의 의미를 더했다.

24개 테이블에 정렬한 좌석을 찾아 앉은 참석자들은 서로 안부를 물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더욱 건강하세요" 등으로 덕담을 나눴다.

한경희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설잔치는 국민의례, 푸른동산교회 김바울 목사의 기도 순서로 이어졌다. 김 목사는 설을 맞이한 한인사회의 축복을 빌고, “애국가의 가사처럼 하나님이 한국을 보호하시고 위기가 축복의 기회로 되며 세계 열방에서 뛰어난 국가가 되게 인도하소서”라며 조국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어 이우삼 전한인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2부 순서는 어린이들에서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한 가운데, 예쁜 한복차림의 초등학생 여아들의 세배로 시작했다. 아이들은 세배후 무대뒤에서 부채를 들고 나와 전통 민요 아리랑에 맞추어 부채춤을 추었고, 이들이 부채 물결과 부채꽃을 만들어 내자 동포들은 박수를 치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아동들의 화사한 한복과 부채는 설날의 흥과 분위기를 단번에 돋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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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플로리다한인회가 29일 오후 5시 이스트몬트 시빅센터에서 가진 설잔치에서 노인복지센터 회원들이 합창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이어 무대에 오른 노인복지센터 회원들은 강찬구 기타리스트의 반주와 박경애 사모의 장구 리듬 장단에 맞춰 노래를 선사했다. 지난해 독도섬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홀로 아리랑’을 불러 청중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회원들은 올해는 '좋은 친구' '아리랑' '설날노래' 등 한국 정서가 담긴 편한 노래들을 선사했다.

한복으로 단장한 어버이들이 무대를 뜨자 이번에는 말쑥한 차림의 청춘 남녀들이 뛰어 나와 장내 분위기를 다시 환기시켰다. 푸른동산교회에서 찬양단으로 활동하는 청년들은 찬양곡 2곡을 선사했다. 마치 밴드 그룹 아이돌이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듯한 모습의 이들은 일정한 성량과 일체감 넘치는 동작 등 정기 연습으로 다져 있는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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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동산교회 청년들의 공연 모습. ⓒ 코리아위클리
 
설날 축하 순서의 후반부는 제칠일안식일교회 기악부의 차지였다. 플룻, 클라리넷, 섹소폰 등으로 구성된 15명의 관악단은 한갑수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나의 살던 고향은’ ‘고향의 노래’ 등 우리 가곡을 중심으로 4곡을 메들리로 연주했다. 수년동안 매주 한 장소에 모여 자율적으로 연습해온 관악단은 그 기량이 해가 갈수록 느는 듯 연주 자세와 소리에 자신감이 넘쳐났다.

순서를 마치고 연주자들이 악보와 보면대를 챙기며 일어서자, 박석임 복지센터 원장이 무대 앞으로 뛰어 나와 "어렵게 모실 수 있는 분들을 이대로 내려보낼 수 없다"며 계단을 가로막고 한 곡을 더 연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관악단은 청중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고향의 봄’을 연주했고, 장내는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향수로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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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갑수 지휘자에 맞춰 안식일교회 관악부가 연주하는 모습에 청중들이 집중하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설날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역시 식사 시간. 2부 순서 종료와 함께 부엌에서는 때마침 부침개 지지는 고소한 냄새와 고기국 냄새가 최고조에 달했고 안식일교회의 김순태 목사의 기도로 저녁 식사가 시작됐다.

이 날 오후 내내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한 자원봉사자들은 고기를 넣고 손수 끓인 떡국, 팥고물이 알차게 들어있는 큼지막하고 예쁜 경단 2개를 곁들인 디저트, 그리고 식혜를 상으로 일일이 날랐다. 한쪽 부페 테이블에서는 길게 줄을 선 참석자들이 잡채, 고기, 김치, 빈대전 등을 받아들고 담소를 나누며 명절의 감흥을 즐겼다.

이날 순서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지역의 창 전문가와 플루티스트가 각각 등장해 소리와 장단을 맞추고 목가적 피리가락을 날리는 등 즉흥 공연이 등장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다. 또 지역 명절 행사의 '감초'인 안진희씨는 이날도 현란한 한복에 흰색 베 조각의 고깔을 쓴채 순서 중간중간에 등장해 예의 멋들어진 춤사위를 보여주었다.

올해 설날에도 경품은 차고 넘쳤다. 다양한 사이즈의 고급 냄비, 유리 찬기 세트, 라면 박스, 참기름, 지플락 등 상품이 무대앞에 쌓였고, 경품권 외 디스카운트 가격으로 신고배 박스를 구입할 수 기회도 주어졌다. 한인회는 경품권 구입자들에게 골고루 상품이 돌아가도록 애를 쓰고, 한쪽에서는 빈손으로 시무룩하게 앉아있는 노인에게 자신의 경품권을 나누고 상품까지 건네주는 훈훈한 모습도 보였다.

서 회장 “매주 한인회 활동상황 업데이트 유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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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장로교회 교인들이 봉사 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이날 행사에서는 설 잔치 이전 3시간동안 벌어진 제2회 탁구대회 시상식도 있었다. 설날의 흥을 돋우고자 비교적 가볍게 개인전으로 치뤄진 행사에서는 칠순을 바라보는 전동순 선수가 젊은 선수들을 물리치고 1등을 차지해 '탁구 강자'임을 증명했다. 시상은 1등부터 5등까지 이뤄졌으며, 이흥규 심판이 냄비, 라면 등 상품을 전달했다.

서 회장은 월 1회 우성식품 사무실에서 열리는 무료 법률상담 행사를 소개했고, 특히 이달 22일에 있을 볼링대회를 알리며 적극 참석을 권했다. 서 회장은 (코리아위클리)광고를 통해 매주 한인회 활동상황을 알리고 있음 주지시키고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서 회장은 올랜도에 한인상공회의소(회장 황병구)가 문을 열었음을 알렸다.

또 서 회장은 설날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한인회 관계자들과 교회, 목회자, 단체, 개인 등 동포사회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것을 일일히 열거하며 감사를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날 김종규, 이흥규, 박석임, 이우삼 전 한인회장들과, 박대순, 강재구 원로목사들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또 제일장로교회 신자들이 요리 및 행사장 정리 등 수고를 맡았다.

이민사회의 교류가 상당부분 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인회의 행사 역시 교회들의 도움에 상당부분 의존해 왔다. 이번 행사 식순도 기도로 열고 기도로 마감했으며, 교회 그룹의 찬양, 혹은 교회 단체 봉사로 행사의 내용이 채워졌다.

한인회 고문을 겸하고 있는 박석임 노인복지센터 원장은 행사 전 "지역 교회들에게 월 1회 복지센터 참여를 부탁하고 있는데, 1월에는 안식일교회에서 말씀, 식사 봉사를 베풀어주셨다"며 지역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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