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바인, 플라워마운드, 루이즈빌 주민들 긴급 대피 소동
주변도로까지 침수, 교통 지옥 방불
지난 5월 쏟아져 내린 폭우로 수위가 급상승한 호수가 안정세를 찾기도 전에 3인치에서 6인치 가량의 비가 더 내리자 북텍사스 일부도로가 또 침수됐다.
침수된 일부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기거나 운전자가 비상 구출되는 등 도로 침수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FM 2499 침수현상 심각
가장 많은 양의 물이 덮친 도로는 FM 2499 도로. 물에 잠긴 지역은 FM 2499와 만나는 그랩바인 밀즈 블루버드, 레익 사이크 파크웨이, 121 북쪽 진입로 등이다.
플라워마운드에 거주하는 한인 A(44) 씨는 지난 18일(목) 오후 6시경 플라워마운드에서 그랩바인 몰(Grapevine Mall)쪽으로 향하는 FM 2499 도로가 침수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플라워 마운드 방면으로 가고 있었는데, 그랩바인 호수 쪽에서 넘쳐온 물들이 반대차선 일부를 침수시키고 있었다. 그 시각에도 이미 반대차선은 경찰들에 의해 도로가 차단돼 있었다.”
오후 6시경, FM 2499 남쪽 방면 도로는 이미 통제가 이뤄진 상태였지만 플라워 마운드와 덴튼 쪽으로 향하는 북쪽방면은 침수현상이 없었다. 교통의 흐름 또한 약간의 지체현상만 있었을 뿐 소통이 원활했다.
B씨가 같은 길을 지난 건 오후 9시경. B씨는 “그랩바인 호수쪽에서 넘어온 물이 중앙차선을 넘어 FM 2499의 중앙차선 인근까지 차오고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그 때까지 북쪽방면 도로는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금방 물이 넘쳐올 것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FM 2499를 삼킨 물은 24일(수) 현재까지도 이 지역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FM 2499가 침수되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극심한 도로정체 속에 갇혀 있어야만 했고 갑자기 물살이 들이친 도로를 예상치 못한 운전자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베드포드 지역에 사는 C씨는 지난 19일(금) 금요예배를 보기 위해 플라워마운드에 소재한 교회를 가려다가 결국 예배도 보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시간만 보내고 말았다.
“FM 2499 길이 폐쇄된 줄 모르고 평상시대로 운전을 하다가 엄청난 교통 정체 속에 갇히고 말았다. 모든 차량이 단 한 곳의 우회도로로 몰리다보니 평상시 같았으면 교회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를 빠져나오는 데 2시간이 걸렸다”며 손사래를 쳤다.
앤 로페즈(Ann Lopez)씨는 도로침수로 인해 2499가 폐쇄됐으나 자신의 아파트가 폐쇄된 구간안에 있어 운전을 단행했다.
하지만 로페즈 씨는 침수된 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상운전을 시도했으나 결국 차체까지 물이 차오르자 구조를 요청했다.
텍사스 공공안전국(Texas Department of Public Safety)에 따르면 콜린 카운티와 헌트 카운티를 포함해 그랩바인 지역에서도 도로 위를 덮은 물의 깊이를 알지 못한 채 무리하게 운전을 시도하다 차량이 물에 잠겨 운전자가 구출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FM 2499의 도로 침수가 주변 일대를 대혼란에 몰아넣은 것은 이 길이 지니는 지형적 특성때문이다.
플라워 마운드에서 다운타운 방향으로 가거나 공항을 통하는 관문인 FM2499는 35번 고속도로 확장 공사 이후 덴튼 지역에서도 달라스행 우회도로로 사용되는 중요한 길목이다.
또한 달라스의 주요도로인 121 하이웨이와 I-635, 114을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번에 침수된 지역인 그랩바인 밀즈 블루버드 인근 지역은 최근 확장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FM 2499 외에도 덴튼 크릭 브릿지 주변 도로도 침수로 차단됐으며 FM407 도로 동쪽에 위치한 FM 156 역시 통행이 금지됐다.
도로 침수가 시작된 건 지난 17일(수)과 18일(목) 사이로 루이즈빌 레이크와 그랩바인 레이크 범람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침수가 된 그랩바인 밀즈 블리바드와 레이크사이드 파크웨이는 인근 지역에 비해 지대가 낮은 편에 속해 침수피해가 더 컸다.
주택지역까지 침수 ‘속출’
그랩바인 레이크 범람은 2499 도로침수 뿐만 아니라 코펠과 플라워마운드, 그랩바인, 루이즈빌 주택가에도 피해를 입혔다.
특히 지대가 낮은 곳에 사는 거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집 안까지 물이 들어온 주택부터 도로가 폐쇄된 주택가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그랩바인 근처의 아파트 주민들도 침수를 피해 대피하는 등 5월의 악몽을 다시 겪어야만 했다.
코펠시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위험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상태다. 또 코펠과 그랩바인 경찰국은 혹시 모를 주택 침수에 철저한 대비를 요구했다.
이 밖에도 콜린 카운티에 있는 78 Business와 FM 1778이 만나는 지점 역시 도로가 침수됐고 락월의 66번 도로 동쪽 일부구간도 폐쇄됐다.
와이즈 카운티의 101번 도로와 FM3264 교차로 구간도 폐쇄됐다.
텍사스 교통국은 “날씨 변동이 극심한데다 이미 호수와 강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도달해 있어 낮은 지대의 침수가 예측된다”며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앞서 고속도록 상태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텍사스 교통국은 물이 빠지더라도 도로노면 상태가 좋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텍사스 일대 도로에 우후죽순 생긴 팟홀도 폭우 이후 더 심해졌고 이미 보수를 완료한 팟홀에 다시 균열이 생기는 등 폭우로 인한 도로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텍사스 교통국은 침수된 2499의 복구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물이 빠지더라도 노면상태가 안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운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뉴스넷] 최윤주·안미향 기자 info@newsnet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