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종차별, 여성비하, 아시아계 비하까지
- 텍사스 라틴계 이민사회 “우리가 범죄자인가?” 분노
공화당 대선 후보주자이자 연일 막말과 돌출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도날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달라스 유세연설이 오는 16일(수)로 결정되자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지난 7일(월) 달라스 시청 앞에 모인 시위대는 “이민자 혐오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트럼프의 달라스 방문을 반대한다”며 “도날드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전혀 없는 인물”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가 이민자들의 원성을 산 건 지난달 16일(일) 있었던 유세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 내에 수백만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들은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시민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트럼프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이용, 불법 월담이 불가능하도록 국경을 따라 높은 장벽을 쌓을 수 있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돌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이미 부여받은 시민권을 박탈한다는 것은 미국 헌법에 위배되는 내용이다.
설령 시민권을 박탈한다 하더라도 1868년 14차 수정헌법에 따라 전국 주의회의 4분의 3, 상하원을 합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가능하다.
달라스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군중들은 “헌법이 명시한 내용임에도 이를 무시하고 이민자 자녀들까지 범죄자 취급하는 막말”이라고 비난하며 “트럼프가 유세를 위해 달라스를 방문하는 것 자체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잦은 혐오발언도 반대시위의 불을 지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자리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라고 표현하며 “마약, 성폭력 등의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는 혐오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로 인해 Macy’s 전 매장에서는 트럼프의 회사제품을 철수,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NBC 역시 모든 비즈니스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민자를 향한 막말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막말과 연이은 돌출행동에도 대선후보 지지율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대한 자만”이라고 평가하고 “성난 이민자들 역시 유권자임을 망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달라스 시청 앞에서 벌어진 ‘트럼프 반대시위’에 참가한 카를로스 퀸타니아(Carlos Quintanilla) 씨는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다. 우리도 그들과 마찬가지의 이민자이며, 우리는 이곳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는 마치 멕시코 이민자를 포함한 이민자들이 미국내에서 범죄의 온상인 것 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국가와 주정부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고 고용을 창출하며 미국이 필요한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음에도 차별적 시선을 받는 것”이라며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멕시코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혐오발언이 알려지자 언론재벌인 ‘21세기 폭스’ 사의 루퍼트 머독 최고경영자는 “멕시코 이민자들의 범죄율이 다른 이민자들이나 미국 출생자들보다 낮으며 텍사스와 멕시코 접경지대에 있는 엘파소는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트럼프가 틀렸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16일(수)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에서 열릴 트럼프의 유세를 달가워 하지 않는 것은 여성단체들도 마찬가지다.
텍사스 내 여성단체들은 그동안 트럼프가 여성 비하 발언을 자주 해온 것을 지적하며 과연 공화당을 대표할만한 인물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의 막말은 인종차별 여성비하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도 향해 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의식한 그는 지난달 한 기자회견에서 “나는 히스패닉과 관계가 좋다”며 “중국인, 일본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히스패닉에게 나눠주면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 아시아 이민자들의 원성도 함께 사고 있다.
2016년 대선가도는 당초 클린턴 가문 대 부시 가문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으나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의원과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가 무섭게 약진하면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미 대선에 나선 후보자 수만 140여명이나 되고 정치적 기반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약한 도날드 트럼프가 노이즈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백인 개신교 신자가 58%, 보수층 유권자 58%, 티파티 지지자 57%로 전형적인 백인 보수층의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넷] 안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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