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학생들이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이를 개선할 방안을 놓고 교육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 OECD 교육국장이 호주 학교들이 교실 규모를 늘리고 교사의 수업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OECD 교육국장, “교사 수업시간 줄이면 교육 질 높아진다”
최근 호주 학생들이 PISA와 TIMSS(수학ㆍ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 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 등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 이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와 함께 교사들의 자질이 도마 위에 오른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OECD가 최근, 호주 학교의 교실 규모를 늘려 호주 교육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고 금주 월요일(2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 OECD 교육국장은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학생성취도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국가들의 경우 호주 학교들의 교실당 평균 학생 수보다 더 많다며 이 같은 제안 근거를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교실의 규모가 아니라 교사들이 제공하는 교습법의 질을 높이는 것이 이 방안의 목적”이라며 “한 교실 당 학생 수를 늘려 교사들의 수업 시간을 줄이고 질 높은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을 늘리지 않고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교실 크기와 교육의 질 관계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교사와 교육단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한 교실 당 학생 수가 적어야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슐라이허 교육국장의 주장은 한정된 교육 예산 안에서 교사들에게 주당 12-16시간의 수업을 부여하려면 한 교실 당 학생 수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 OECD 교육국장. 그는 추가의 예산 없이 호주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수업을 줄여 보다 효율적인 교습 방법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두바이에서 열린 교육 컨퍼런스 ‘Global Education and Skills Forum’(세계 교육 및 기술 포럼)에 참석한 슐라이허 교육국장은 행사 중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 가진 인터뷰에서 “좋은 교사와 작은 교실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한다면 좋은 교사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주 교사들은 다른 아시아 교사들에 비해, 가르치는 일 외에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전했다.
“홍콩, 중국, 일본의 교사들은 호주 교사들보다 가르치는 시간이 훨씬 적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한다”고 언급한 그는 “이들은 학생 개개인 관리와 학부모 상담, 수업 복습, 분석 및 검토 등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며 “전문 교습기술의 개발, 특히 고차원적인 사고에 더 중점을 둔다”고 덧붙였다.
최근 OECD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호주 초등학교와 하이스쿨 저학년(lower secondary)의 한 교실 당 학생 수는 24명이었다. 이는 OECD 평균 23명보다 1명 더 많은 인원이다.
호주는 상위권 성적의 학생을 배출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OECD 연구는 “교사들의 효율적이지 못한 시간 활용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