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대북 대화정책 택한 미국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의 <중앙통신>은 미 해군 칼빈슨 항공모함이 부산에 들어오기 하루 전인 지난 3월 14일 갑자기 평양을 긴급 방문한 미 < CBS 뉴스 >의 데이비드 로즈 사장 일행이 북 외무성과 국가우주개발국 관계자 등을 면담하고 16일 귀국했다고 알맹이 없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국제정세평론가들은 로즈가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친서를 휴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고 그에 대한 화답을 받자 바로 미국으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대북 정책을 고민하던 미국이 드디어 북미 간 전쟁이 아닌 대화.평화협정에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15일 익명의 백악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지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새로운 북한정책을 놓고 가타부타 토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 북미 핵대결을 종식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특사일행이 평양으로 출발해야 할 때‘라고 보도했다.

 

한편,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은 지난 3월13일, ‘북한이 3월6일 동시에 발사한 4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스커드-ER=북한명 신형화성-6, 사거리 1300km) 관련 뉴스가, ‘EMP(전자기파= Eelectromagnetic Pulse) 공격으로 미국의 전자 전력 기반시설이 송두리째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해온 사람들의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있던 제임스 울시(현 트럼프 측근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울시는 EMP가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그로인한 전력, 전자기반 붕괴로 미국인들은 먹을거리, 물, 은행업무, 이동통신, 의약품 등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는 암흑세계로 빠져들 것"이며 북한은 이미 미 본토(95%)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과 KN-14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매 94분마다 미국 상공을 통과하는 인공위성도 2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들은 북한이 3월6일 발사한 신형 중거리미사일이 4발이었다고 보도했으나, 군사전문가들은 4발 발사 후 중 장거리 미사일 9발을 더 발사(총 13발), 미 본토 주요 거점들의 상공에서 자폭시켜 미 본토를 타격할 능력만을 입증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를 충격에 빠트렸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로즈 특사(미 CBS 사장)의 평양 급파가 뒤따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런데 주일 미군의 사드(사거리 200km, 마하 8.24) 등 7기의 최신예 레이더망은 무수단의 발사에서 낙탄까지 사전탐지 및 추적에 완전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작년 8월초의 노동미사일(중거리, 사거리 1300km) 2발, 3월 6일의 화성-6 신형(사거리 1300km) 4발 등 지금까지 백여 발의 발사에 연속해서 탐지 및 추적에 실패했음은 사드가 ‘빛 좋은 개살구’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들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지금까지 “사드가 지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날씨가 나쁘면 사드의 효능을 장담 못 한다”는 등, 사드가 요격체계로서는 실패작임을 인정한 미 국방부 마이클 길모어 작전시험평가국장의 ‘2015년 미국 의회 보고서’의 내용과 일치한다.

 

국제정세분석가들은, 만일 미국이 북한에 선제공격 방안을 택해 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미국이 중국과 북한 등 2중 전쟁을 감당할 힘이 없음을 아는 중국이 그 틈새를 이용해 대만을 공격, 중국통일을 기도한다는 중국 측 전략을 의식해서,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 방안을 포기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선제공격에 따라 북한과 전쟁을 하게 될 경우, 결과는 남한까지 적화통일 결과를 가져와 미국 입장에서는 남한도 대만도 동시에 잃느니 북한과의 전쟁을 피해 대화하면서 한국과 대만을 현상 유지시키는 게 득이 된다는 것이 미국의 계산이다. 국제정세분석가들이 최근 일본, 한국, 중국을 차례로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긴급 순방시켜 대북 선제공격은 없음을 알릴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하고 있는 이유이다.

 

틸러슨 국무장관 홀대, 졸렬한 외교적 실수

 

한편, 틸러슨 국무장관이 서울에 와서 ‘북한의 중대하고, 고조되는 세계적인 위협에 직면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미국의 우방들과 협의해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하는 것‘이라며 대북 대화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으나 한국 언론은 이에 주목하지 않았다.

 

<인디펜던트 저널 리뷰>는 지난 3월 18일, 수행기자들의 기록을 인용,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국 외교부가 나를 만찬에 초대하지 않았다. 막판에 가서야 그들은 그런 행동이 자기들에게 좋지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만찬을 거절한 듯 거짓 보도 자료를 내놓았다”고 폭로했다.

 

힐러리 클린튼 국무장관이 방한했을 때는 서울(성남) 공항에 착륙, 붉은 카펫을 깔고 한덕수 주미대사의 영접을 받는 등 국가원수 대접을 한데 비해 틸러슨 국무장관의 경우는 오산 미 공군기지에 착륙 후 카펫 없이 외교부 국장급도 아닌 일개 참사관의 영접을 받게 했다.

 

한국 외교부가 미국 국무장관을 이렇게 홀대한 예는 전무 후무한 일로, 이미 한국 정부 측이 바라는, 대북 선제공격 대신, “우방들과 협의해 평화를 보장하는 방침을 계획하는 것”이라는 틸러슨의 방한 첫 발언처럼 대북 대화를 암시하는 미국 정부의 결정을 한국 외교부가 미리 알고 취한 감정이 섞인 졸렬한 외교적 실수였다.

 

그렇더라도 국제외교계의 상식에 따르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이번 행동은 앞으로 한국 외교사에 대 실수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에 한국 외교부가 보여준 유치한 행동을 보면 한미관계가 전례 없이 엇박자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미국은 이미 북한과의 거리를 좁혀갈 자세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쿄에서 틸러슨이 ’일본은 미국의 동맹이고, 한국은 우방‘이라고 한 발언은 평화협정을 위해 만일 북한이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할 경우, 동맹이 아닌 한국은 일본과는 달리 미국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내심을 보여준 것으로 이제라도 현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사대주의의 결말이 얼마나 무시당할 수 있고 비참한 것인지를 깨달았으면 한다. 내 민족을 바탕으로 한 외교는 그들이 싫어하면서도 내심 두려워하고 존중하는 법이다.

 

어쨌든, 1993년 이후 지금까지 장장 24년 간 미국이 추진해온 여러 가지의 대 북한 강경대결정책들이 모두 실패로 끝나, 이제야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대북 정책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이 근래에 최신예 전략자산을 한국 영토 내에 대량 반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의 진짜 속내는, 전쟁이 목적이 아니라 세계패권국가 미국의 체면 유지에 따른 허세와, 한일 등 추종국 정부 및 국민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일시 ‘보여주기식 작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실의 대북 정책 담당자들이 전쟁의 도화선이 될, 대북 선제타격 방안 대신 대화 유화정책을 택한 것은 전쟁의 경우 직접 피해자가 될 한민족 및 미국 국민들에게는 크게 다행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쟁이 없는 현 시점에서 보면, 차기 한국의 대선에서 사대주의자가 아닌 ‘사드 배치 반대’ 등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참다운 지도자가 선출되어 기득권 부패세력을 척결하고 국민의 삶이 월등히 좋아지는 나라를 만드는 것 보다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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