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간신배

뉴스로_USA | 미국 | 2017.03.28. 12:50

태극기부대는 진정한 보수가 되라

 

뉴스로=이계선 칼럼니스트

 

 

100만개의 촛불이 광화문으로 몰려들어 청와대로 가는 밤길을 밝혔다. 수십만의 태극기 행렬도 뒤 따라와 맞대결을 펼쳤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을 일궈낸 붉은 악마들의 응원을 보는 듯 했다. 10월 20일부터 시작된 촛불시리즈. 128번째의 촛불이 타오르는 3월 7일 오전11시. 드디어 헌재(憲裁)의 이정미주심이 게임종료를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었다.

 

“8대0으로 대통령직에서 박근혜를 파면한다!”

 

촛불팀이 태극기팀을 8:0으로 이긴 탄핵시리즈. 촛불도 태극기도 멋지게 싸웠다. 세계는 한국의 촛불시위를 성숙한 한국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를 탄핵하지 못해 안달하는 미국인들은 한국의 촛불시위를 부러워했다.

 

월드컵결승전이 끝나면 양팀 선수들은 서로 포옹하고 격려해준다. 유니폼을 벗어 교환한다. 이긴팀도 진팀도 모두가 승자 같다. 한국정치도 그랬으면 좋겠다.

 

“속으로는 걱정했는데 우리가 운좋게 이겼군요. 이겨도 미안한게 민주주의이지요.”

 

“우리가 깨끗이 졌소이다. 5월 9일 대선리턴매치에서 정정당당 다시 만납시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탄핵이 끝나자 태극기파는 엉뚱하게 반공투쟁(?)을 벌리고 있다.

 

“태극기를 든 우익보수는 애국시민이요, 촛불을 든 좌익진보는 종북 빨갱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호 같지 않은가? 그렇다. 간신배들은 충신들을 역적으로 몰아죽이고 권력을 쟁탈했다. 북한독재자들은 반대파를 반동으로 몰아 공개처형한다. 이승만정권과 박정희정부는 민주인사들을 빨갱이로 몰아 제거했다.

 

태극기를 휘두르는 (요즘은 성조기까지 들고 다닌다) 자칭보수파들은 이승만과 박정희의 추종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보수파가 아니다.

 

보수(保守)란 “가치와 전통을 보존하고 지킨다”는 뜻이다. “가치와 전통”이 더러워지고 훼손당하고 잘못된 길로 가면 목숨걸고 바로잡아 보존하는 게 보수다. 황희정승처럼 사육신처럼 목숨 걸고 간언하는 충신들이 보수파다.

 

한국형보수파들은 권력에 빌붙어 이권을 챙겨온 기득권자들이었다. 나라야 어찌됐던 자신의 배만 채우기 위하여 권력에 아첨하는 간신배(奸臣輩)들이다. 이기붕 김종필 이후락 김정렴 박종규 차지철 김계원 김형욱 김기춘처럼...

 

이승만과 박정희가 건국이념인 민주주의를 어기고 잘못 갔을 때 바로잡으려고 간언(諫言)했던가? 그때마다 권력에 매달려 아첨하며 부추겼다.

 

늙은 이승만대통령이 남산계단을 걸어 올라가다가 힘이 부쳐 그만 “뽕”해버렸다. 내시처럼 따라붙던 경기도지사 이익흥이 얼른 아첨을 떨었다.

 

“각하 시원 하시겠습니다”

 

그때 “알랑방귀”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알랑방귀를 꾼 이익흥은 내무장관이 된다.

 

박정희시대는 더했다. TV를 보다가 이쁜여자가 나오면 각하는 “꼴깍” 침을 삼켰다. 백제말년에 성충은 의자왕의 황음무도(荒淫無道)를 간하다가 죽었다. 청와대에 삼정승이 있는데 2인이 크리스챤이다. 비서실장 김계원장로님 경호실장 차지철장로님. 각하의 불의를 말리기는 커녕 분위기를 돋궈주는 간신배들이었다. 김재규정보부장이 궁정동의 총을 쏘아 황음무도를 없애고 아방궁을 초토화시켰다. 그날이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등박문을 쏴 죽인 10.26일이다. 안중근은 천주교 김재규는 불교신자였다.

 

아첨꾼보다 더 무서운 간신배들이 있다. 허수아비를 왕으로 앉혀놓고 자기들끼리 국정을 농락하는 간신배들이다. 내시(內侍) 조고와 승상(丞相) 이사는 진시황의 유서를 위조하여 총명한 세자 부소를 자살하게 한다. 바보왕자 호해를 꼭두각시 황제로 앉혀놓고 전횡을 휘두르다가 진(秦)제국(帝國)이 망했다. 박근혜대통령이 그 짝이다.

 

유엔에서 20분짜리 영어연설을 중학생영어웅변 하듯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단상에서 내려오자 옆자리에 앉아있는 동구권의 대통령이 사담을 건넸는데 원고가 없으니 알아들을 수가 없다.

 

 

국제시장 국기하강식.jpg

영화 '국제시장' 한 장면

 

 

영화“국제시장”에 국기하강식 장면이 나온다. 행동을 중지하고 태극기를 향하여 주목해야한다. 부부싸움을 하던 남녀가 하강식나팔이 불자 싸움을 중지하고 벌떡 일어나 태극기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모두가 웃었다. 국기하강식으로 국민을 묶으려는 독재정책을 비꼰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감격했다.

 

“국민들의 애국심이 감동스러워요”

 

코미디를 정극으로 오해할 정도로 바보란 말인가?

 

박근혜는 기자회견을 거부한다. 국무회의에서도 토론을 못하게 하고 훈시만 한다. 검찰조사에도 국회특검에도 응하지 않는다. 도무지 입을 열지 않는다. 수첩공주답게 수첩만 갖고 다닌다.

 

기자들이 수군거렸다

 

“말을 했다간 무식이 탄로날까봐 그러는게 아닐까요?”

 

그런데 이번 탄핵에서 박근혜의 실상이 만천하에 들통 나버리고 말았다. 진나라 바보황제 호해처럼 박근혜는 7시간동안 머리미용이나 즐기고 있었다. “8명의 십상시” “3인의 문고리방” 내시(內侍) 조고역활을 한 왕수석 김기춘, 최순실 정윤회가 국정을 농락하고 있었다. 청와대에서 새어나온 말.

 

“청와대 제1실세는 정윤회 제2실세 최순실 제3실세 박근혜랍니다”

 

태극기부대들이 가치와 전통을 지켜나가는 진정한 보수가 됐으면 좋갰다. 상대를 역적이나 빨갱이로 몰아 쳐단해온 간신배 정신을 버렸으면 좋겠다.

 

“5.9대선은 정책대결 인물대결이 되도록합시다. 한손에 촛불 또 한손에 태극기를 들고 다시 광화문으로 모입시다. 북쪽을 향하여 민주통일을 외칩시다. 청와대를 넘어 판문점을 넘어 평양성에까지 들리도록...”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등촌의 사랑방이야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sarang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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