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반대’ 평화마라톤을 마치고
뉴스로=강명구 칼럼니스트
한반도는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충돌점이기 때문에 대륙이 해양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거쳐야 했다. 또한 해양이 대륙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한반도를 통해야 했다.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은 우리의 불행의 원인이기도 했지만 잘 활용하면 기회이기도 하다. 한반도는 국제적 관문이고 동북아의 십자로이기 때문에 주변 강대국들을 잘만 활용하면 잠재력이 크다.
러시아는 송학 광(光)이고 일본은 사꾸라 광(光), 중국은 팔공산 광(光), 미국은 똥 광(光)이다. 우리 손에는 4개의 광(光)이 있다. 광(光)만 잘 팔아도 화투는 난다. 그리고 잘만 하면 5광(光)으로 주변 4강에 ‘광박’을 씌울 수도 있다. 개발도상국에는 멋지게 개평을 나누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비 광(光)과 같은 것이다. 비 광(光)은 왠지 쓸모가 없어 보이지만 ‘광박’을 씌우는데 꼭 필요하다. 화투는 도박과 놀이 사이를 오고가며 우리국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손에 쥔 광(光) 다 버리고 피박을 쓰는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
사드가 들어오면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고립(孤立)이 되고 만다. 사드는 미국의 MD의 일부이며 단순하게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여 동아시아를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과 미국, 일본의 신냉전 체제로 몰고 가는 특수한 무기이다. 미국이 진정한 우리의 우방으로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원한다면 즉시 사드 배치를 철회하고 북‧미간의 평화협상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하고 긴장을 완화하여 이 땅에 평화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25일 오후 5시, 세월호가 침몰한지 1,074일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날 우리는 사드 부지로 선정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를 출발한지 8일 만에 280여km를 달려 21차 촛불집회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나와 김천시 사드반대 대책위원위 공동위원장 박희주씨 둘이 출발한 발걸음은 마지막 구간인 성남시청에서 광화문까지는 20여명이 함께 ‘No 사드, Yes 평화마라톤’에 마음을 모아 발걸음을 함께 하여 주었다. 이날 함께 하여준 사람 중에는 김천에서 올라온 장재호, 백필순 부부도 있었다. 전혀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려 31km를 달리면서 경련이 일어나면 수지침을 맞아가며 오직 ‘사드 반대’를 위하여 투혼을 불사르기도 했고, 천주교 예수회 수사도 있었고 원불교 교무와 신도들 그리고 MFRC 마라톤동호회도 있었다.
촛불집회 집행위원회에서는 우리에게 발언 기회를 주었고 나는 말했다. “저는 우리 시민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이 지난 겨울 하신 일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독재자를 몰아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전쟁무기 사드를 이 땅 위에 배치하는 한 민주주의도 없고 평화도 없습니다. 작은 촛불이 모여 횃불이 되었고 횃불은 들불처럼 타 올랐습니다. 우리는 작은 발걸음을 모아 280km를 달려왔습니다. 모든 시민들의 마음속에 있는 평화의 작은 마음을 모으면 반드시 사드를 몰아낼 수 있습니다.”
박희주씨의 말이다. “겁 없이 훈련도 안하고 280km를 달려와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김천과 성주 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달려왔습니다. 지금 너무 힘들지만 217일째 차가운 바닥에서 촛불을 들고 있는 251일 가까이 촛불을 들고 있는 성주 군민들과 24시간 사드를 막기 위해 24시간 철야기도를 하고 있는 원불교 교무님들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습니다.”
놀이와 도박 사이를 오고가는 화투처럼 광(光)을 팔며 오광을 나며 경제부흥 문화부흥을 일으키려면 이 땅이 평화로워야한다. 평화의 가치는 모든 가치에 우선하고, 평화는 언제나 옳으며 그것은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최고의 선(善)이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g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