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 5월 9일 대선, ‘헬조선’ 끝장낼 절호의 기회

(페어팩스=코리아위클리) 박영철(전 원광대 교수)

“박근혜 탄핵,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난 133일 동안, 서울 광화문 광장에 연인원 1천6백만이 참가한 ‘촛불집회’가 박근혜 탄핵이 선고된 날 낸 성명서의 첫 구절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작은 무엇을 뜻하는가? 물론 ‘시민운동’의 시작을 의미한다.

시민혁명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인 의미는 “특권을 가진 왕이나 귀족에 의해 모든 것이 이루어지던 정치 제도(Ancien Regime)를 없애고, 국가의 주인인 시민이 모두에게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 정치를 확립하려는 혁명”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촛불민심은 박근혜 탄핵을 계기로 지난 70여 년 이상 실현되지 못한 한국 헌법 1조에 명시된 민주국가를 구현하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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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박영철 전 원광대 교수
 
한국 헌법 1조의 2항은: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촛불민심은 1960년의 4월 혁명과 1987년의 6월항쟁이 끝내지 못한 미완성의 ‘시민혁명’을 이번에는 반드시 완수하자고 온 국민에게 호소하고 정치인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여기서 촛불민심이 현재까지 성취한 중대한 정치적 변화 세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촛불민심은 국가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주권의식(意識)과 그 주권을 실제로 확보하려는 시민의 강력한 의지(意志)를 확립했다는 사실이다. 촛불민심의 성공으로 인해 구질서와 구정권을 청산하고 국민이 주인인 새로운 질서와 정권을 이룩하려는 의식과 의지가 확연히 표출되었다.

둘째, 촛불민심은 ‘대의민주주의’의 주체가 국회의원과 정치인, 또는 고위 관료가 아니라 평범한 일반 시민임을 확인했다. 즉 촛불민심이 머뭇거리는 야당 의원과 특히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로 하여금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도록 명령했고 성공했다. 즉 시민이 직접 국회 입법 과정에 참여하고 성공했다는 엄중한 사실이다.

셋째, 촛불민심은 ‘헬조선’이란 괴물을 만들어 낸 박근혜 정권의 국정 파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안보, 외교, 경제,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파탄을 일으킨 무능하고 부패한 박근혜와 그 부역자, 특히 재벌과의 정경유착과 문화계의 블랙리스트 등의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0여 년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실패한 정권에 대한 ‘책임 규명’을 시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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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퇴진하라!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따라서 촛불민심이 정권교체를 통하여 완수하고자 하는 시민혁명의 과제는 큰 틀에서 보면 다음 3가지이다.

하나는 극심한 사회 불평등과 높은 청년실업률과 자살률, 그리고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로 얼룩진 ‘헬조선’에서의 해방, 둘은 박근혜 구속과 부역자들의 엄중한 처벌을 통한 낡은 질서의 ‘적폐청산’, 셋은 북핵 문제, 위안부 문제, 사드 배치 등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외교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정부 제도의 개혁과 입법이다.

좀 더 구체적인 과제를 살펴보자. 부패와 비리의 주역인 박근혜 정권과 그 부역자들의 처벌,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과 법원, 그리고 경찰의 대대적인 개혁, 정권유착의 온상인 재벌 개혁, 부패한 고위공무원의 정리, 바닥에 떨어진 사회 신뢰의 회복 운동, 비효율의 극치인 국회와 국회의원 선거법, 정권과 재벌에 혼을 판 언론의 대청소, 청소년의 참된 역사 인식을 방해하는 교육제도 개편, 서울대학교 폐지문제 등 수도 없이 많다.

이 중 가장 시급하고 공론의 일치가 필요한 문제는 ‘적폐청산’의 대상과 그 범위이다. 정당 지지도가 가장 높은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에서 후보 간에 가장 치열한 공방을 불러온 것이 바로 이 문제이다. 협치와 화해라는 미명아래 엊그제까지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 역할을 해온 전 새누리당과의 통합이나 연대를 주장하는 민주당 후보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33일 동안 계속된 촛불집회에 단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는 야당 후보가 “촛불집회는 김정은의 사수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막말 한 전 새누리당과 협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이런 무조건 연대나 통합으로는 진정한 적폐청산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여기서 명심할 전례가 있다. 그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광주 항쟁의 발표자로 의심받는 전두환을 자신이 믿는 천주교의 자비심으로 사면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위에 열거한 과제들을 확실히 시행할 정권을 뽑는 첫걸음은 오는 5월 9일의 대통령 선거이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느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느냐가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를 결정할 것이다.

“당신의 한 표가 한국의 ‘헬조선’을 끝장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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