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통(Menton)은 니스에서 모나코 방향으로 25km 떨어진 곳으로 이탈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는 지중해 연안의 아담한 마을이다. 1346년부터 1848년까지 모나코 공국에 속해 있었으며, 1849년부터 1860년까지는 독립된 공화국이었다가 그 이후에 프랑스령이 되었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이루는 도시이다 보니 음식을 비롯한 생활의 면면에서 이탈리아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온난한 기후와 빼어난 풍광 덕분에 ‘프랑스의 진주’라고도 불리고 있다.


해안도로에는 고급 휴양지답게 카지노와 고급호텔들이 들어서 있지만 뒤로는 경사를 따라 아름다운 집들이 바다를 굽어보며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매우 평화롭고 고즈넉한 전원도시의 인상이다. 이 작고 조용한 마을은 겨울에는 레몬 축제로, 여름에는 폭염을 피해 온 피서객들의 발길로 분주했다가 다시 나른한 휴식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망통의 레몬축제




망통은 온화한 기후 덕분에 다양한 과일과 화초, 올리브, 특히 향수의 원료가 되는 재스민의 재배가 성하다. 과거에는 레몬의 생산이 왕성해 유럽에서 레몬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마을로 꼽혔다. 이런 연유로 매년 2월 사육제 기간 동안에는 망통레몬축제(Fête du Citron à Menton)가 열린다. 1896년 숙박업을 하는 주민들이 겨울철 도시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카니발 거리 행진을 벌인 것이 그 기원이다. 


사순절 전에 벌이는 전통적인 카니발 축제와 마찬가지로 망통 카니발 역시 거리 행진, 색종이 날리기, 꽃마차 행렬 등 다른 지역의 카니발과 별다른 점이 없었다. 그러다 1929년 망통이 유럽 제일의 레몬 산지가 되었을 때, 한 호텔 주인의 제안에 따라 오렌지와 레몬으로 전시회를 열었고, 이 전시회의 성공에 힘입어 그다음 해부터 오렌지와 레몬으로 장식한 마차와 망통의 미녀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하며 지역적 특색을 더하기 시작한 것이다. 1934년부터 망통 시 당국에 의해 공식 행사로 지정된 망통레몬축제는 세계 각국에서 40만 명의 관광객이 즐겨 찾아오는 대형축제로 자리 잡았다. 


축제는 해마다 ‘장화 신은 고양이’,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같은 동심을 자극하는 다양한 테마를 선정해 캐릭터와 주제에 따라 130만 톤의 오렌지와 레몬으로 거리를 장식한다. 또한 전통의상을 입은 주민들의 가장행렬, 불꽃놀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매년 2~3주씩 이어지는 축제 기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조형물들을 감상하고, 향긋한 레몬향이 진동하는 화려한 거리 행진을 구경하며 겨울의 마지막 시기를 마음껏 즐긴다. 축제가 끝나면 상태가 좋은 과일들은 잼이나 시럽 또는 과실주를 만들려는 일반인들에게 팔린다. 레몬축제로 인해 망통은 이제 그 이름만으로도 태양을 연상시키는 노란색과 상큼한 레몬의 맛, 지중해변 정원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망통에서 놓치지 말고 방문해야 할 곳




망통 생 미셸 대성당(Basilique Saint-MichelSaint-Michael Archange)은 17세기에 이탈리아와 남프랑스 지방에서 유행하던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역사문화재로 보존 중이다. 외관은 분홍빛과 황금빛으로 무겁지 않은 가벼움으로 지중해의 노을빛을 닮았고, 교회 입구에는 섬세한 조각상들이 새겨져 있다. 내부는 조각상과 제단 장식이 빛살로 스며드는 고요함에 감싸여, 신성함 안에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해마다 7~8월에는 성당 앞 광장에서 망통 국제 음악 축제(Festival de Musique de Menton)가 열린다. 


망통 선사시대 박물관(Musée de Preacutehistoire Reacutegionale de Menton)은 남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 지방의 선사 동굴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과 자료들을 풍부하게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1907년 고풍스러운 프로방스 풍 건축물에 내부는 동굴형태로 만든 전시관으로 독특하다. 90만 년 전 호모에렉투스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발로네 동굴(Grotte du Vallonet)과 구석기 시대의 막집이 발견된 라자레 동굴(Grotte du Lazaret) 등 인근 선사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굴된 자료와 유물들을 선사시대 주거지와 생활상을 시대별로 모형으로 재현해 놓고 있다. 그리고 지중해 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보여는 수중 고고학을 따로 분류한 전시실도 있다.  


망통 러시아 정교회 성당(Église Russe-Orthodoxe de Menton)은 19세기에 17세기 러시아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한 건축물이다. 


유명 건축가 한스 게오르크(Hans-Georg Tersling, 1857~1920)가 설계를 한 성당의 외부는 흰색과 푸른색, 그리고 화려한 금장조각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신선하면서도 개성적이고, 하느님의 촛불을 상징하는 돔이 인상적이다. 내부는 성상화와 바로크 양식의 장식들로 더없이 화려하면서도 고혹적이다. 


카르놀레 궁전 미술관(Musée des Beaux-Arts du Palais Carnolès)은 18세기에 지어진 모나코 왕가의 별장을 미술관으로 개관한 곳이다. 13세기부터 20세기의 유럽 예술가들의 그림과 조각이 풍부하게 소장되어 서양 예술사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플랑드르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미술관 정원에는 70여 개의 조각들과 종려나무와 열대수 사이로 레몬과 오렌지 나무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향기가 감싸고 있는 곳으로 산책의 즐거움이 함께하는 곳이다. 




장 콕토가 만든 장 콕토 미술관




장 콕토 미술관(Musée de Jean Cocteau)은 시인, 소설가, 화가, 극작가, 영화감독으로 다양한 삶을 살다 떠난 장 콕토가 만든 미술관으로 그의 작품 2000여 점과 유품들이 소장되어 있는 곳이다.   


미술관은 바다에 접한 아름다운 절경을 품에 안고 있는 옛 항구에 지어진 17세기 요새 건물을 장 콕토가 직접 보수해 장식한 것으로, 1967년에 장 콕토가 세상을 떠나자 미술관으로 개관되었다. 미술관에는 장 콕토의 작품들인 수채화, 파스텔 그림, 소묘, 스케치, 모자이크, 벽화, 도예품, 태피스트리 등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 근처의 망통 시청에는 1958년 장 콕토가 프레코스화로 장식한 결혼의 방(Salle des Mariages)이 있다. 아름다운 연인들을 축복하듯 환상적인 장 콕토의 ‘연인들’의 그림 앞에서 결혼 서약을 하는 곳으로 관광객의 경우 결혼식이 없는 경우에만 방문할 수 있다. 




Musée Jean Cocteau 


장 소 : 2, quai de Monléon 06500 MENTON


개관시간 : 10h00 ~ 18h00 (화요일 휴관)


Tel : +33 (0)4 92 10 51 39


http://museecocteaumenton.fr


849-9a.jpg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 |
  1. 849-9.jpg (File Size:944.4KB/Download:5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38 독일 독일의 반 유로 정당이 유로존 통합에 위협적 유로저널 14.10.04.
137 영국 '억' 소리나게 비싼 런던, 1년에 1억 넘게 들어. 유로저널 14.10.04.
136 기타 2012년 이후 경제성장 저조한 터키, '잃어버린 4 년' 유로저널 14.09.29.
135 프랑스 ‘후원금 사냥’에 나선 루브르와 베르사이유의 실체 file 프랑스존 14.09.26.
134 프랑스 에즈(Eze), 지중해 연안 ‘니체의 산책로’를 따라서… file 프랑스존 14.09.26.
133 프랑스 숨어있는 파리의 미술관을 찾아서…(4) 프랑스존 14.09.26.
132 프랑스 프랑스 ‘에콜 페랑디’에서 한국요리 강좌 열려 file 프랑스존 14.09.26.
131 베네룩스 벨기에, IS(이슬람 테러 단체)에 가입하는 젊은이들 늘고 있어 유로저널 14.09.25.
130 베네룩스 네덜란드, 사회 정의 실현 잘 되어 있는 나라 유로저널 14.09.25.
129 베네룩스 EU, 더 많은 이주민 유입과 유동성 요구 유로저널 14.09.25.
128 영국 영국 정계, 최저임금 최고 £8 까지 제시로 논란 확산돼 유로저널 14.09.25.
127 독일 독일 정치권, 오스트리아 국경선에 검색 강화 요구 유로저널 14.09.25.
126 프랑스 1700만 관객의 ‘명량’, 마침내 프랑스 상륙 file 프랑스존 14.09.18.
125 프랑스 꽃향기 가득한 장미마을 ‘제브루아’ file 프랑스존 14.09.18.
124 프랑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file 프랑스존 14.09.18.
123 영국 영국 NHS, 자비 부담 환자에게 우선 치료로 부자들 기다림없어 유로저널 14.09.12.
122 독일 독일 노동 시장의 양면 - 고용률 증가와 장기실업 우려 유로저널 14.09.12.
121 프랑스 고독한 운둔자들… 당신은 자유로운가? file 프랑스존 14.09.11.
120 프랑스 사진작가 김진석 “걸어서 만나는 순간’ file 프랑스존 14.09.11.
» 프랑스 장 콕토와 함께 하는 지중해의 ‘레몬마을’ 망통 file 프랑스존 14.09.11.